낙원제일교회(담임 장세호 목사)가 지난 1일 예배 회복과 교회음악 활성화를 위한 ‘교회음악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서 김명엽 교수(연세대 음악대학 교회음악과 교수 역임)가 성가대의 기능과 교회음악에 숨겨진 비밀을 주제로 강의했다.
김명엽 교수는 “출애굽기 15장에 모세가 홍해를 건너고 나서 찬양한 것이 성경에 나오는 최초의 찬양이다. 찬양단은 노래하려면 역사를 잘 알아야 한다. 창세기 족장 시대부터 하나님께서 우리를 끌어내신 그 경로를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광야시대 마지막 신명기에서 모세가 가나안 땅을 바라보면서 노래한다. 그리고 그것을 자손들에게 그대로 가르치라고 유언했다. 그다음 정복 시대, 사사시대, 왕국 시대다. 왕국 시대에 다윗이 왕이 되어 제일 먼저 한 일이 빼앗긴 법궤를 찾아오는 일이었다. 다윗이 법궤를 옮길 때 하나님을 찬양할 사람을 모아서 만든 게 성가대다. 찬양대가 있으면 악보와 악기가 필요한데, 그 악보가 다윗이 만든 시편이다. 시편은 교인들이 부르는 게 아니라 찬양대가 부르는 것이다. 그리고 모세의 유언을 기억하고 찬양대를 만들어서 모든 사람에게 가르치도록 한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솔로몬 왕까지 나라가 번성했는데, 솔로몬 왕이 지은 성전이 제1성전이다. 그런데 그 아들 르호보암이 왕이 되자 북이스라엘과 남유다로 나뉜다. 북이스라엘은 성전을 따로 짓고 우상숭배하다가 앗수르에 망하고, 남유다는 히스기야 왕 때 번성했다가 나중에 망해서 바벨론에 70년 동안 끌려간다. 망하기 전에 여호사밧 왕 때는 찬양대를 앞세워서 전쟁에서 승리했었다. 그런데 70년이 지나자 하나님의 말씀대로 바벨론이 멸망한다. 바사왕 고레스가 종교의 자유를 주면서 그러면서 예루살렘 성전을 다시 세운다. 이 성전이 제2성전이다. 이 성전에서 또다시 노래한다”고 했다.
이어 “그렇게 중간사를 거쳐 예수님 시대가 온 것이다. 예수님 오시기 전에 헤롯이 로마와 결탁해서 성전을 지었는데, 예수님은 그 성전이 또 무너지리라고 예언하셨다. 이후에 그 성전마저도 AD70년에 없어지고 서쪽 벽만 남은 것이 지금의 통곡의 벽이다. 성전의 역사와 성가대의 역사, 성전의 역사와 찬양의 역사가 같은 것이다. 찬양할 때는 나라가 부흥했고 찬양을 멀리했을 때는 그 나라가 멸망했다. 그것이 아브라함부터 시작한 역사다”라고 했다.
그는 “그다음 예수님이 오셨고, 박해가 시작됐다가 AD313년에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종교의 자유를 주었다. 이제 사람들이 모여서 예배드려야 하는데 전 재산을 다 들여서 지은 교회가 지금의 바티칸 성당이다. 그때 생겨난 것이 성가대다. 그게 최초의 기독교 찬양대였다. 그리고 성가대 교육을 잘 하기 위해 만든 것이 스콜라 칸토룸, 교회 음악 아카데미“라고 했다.
이어 “그다음 1517년 종교개혁을 했다. 루터의 중요한 사상이 만인제사장이다. 루터는 하나님을 성경에서 직접 만난다고 했다. 당시에 성경은 아무나 읽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독일어로 번역한 성경을 인쇄소에서 찍어낸 것이다. 또 하나님은 노래할 때 만난다. 다윗으로부터 시작해서 내려온 찬송이라는 것은 일반신자들이 부른 게 아니다. 찬양대원만 찬양했고 일반 신자는 화답송밖에 안 했다. 그런데 루터가 모든 회중은 하나님은 성경으로 말씀하시고 사람은 찬송으로 노래한다고 해서 회중 찬송을 만들었다. 그렇게 만든 독일어 찬송, 영국 찬송, 한국 찬송에 이르기까지 찬송가가 나와서 일반 회중들이 부르는 노래가 되었다. 이런 역사를 우리가 잘 알고 찬송이란 무엇인가를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찬송이란 무엇인가. 보통 곡조 있는 기도라고 말한다. 그럼 기도는 무엇인가. 나에게 찬송이란 무엇인지 그 대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저에게 찬송이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저라고 답한다. 나에게 찬송은 이 옷이다. 음악은 옷이고 가사는 몸이다. 그것이 내가 돼야 한다. 내가 입는 것이 음악이다”라고 했다.
김명엽 교수는 에스겔서 37장 7~10장을 본문으로 찬송의 신비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에스겔이 마른 뼈가 가득한 골짜기에 가서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대언한다. 대언할 때 소리가 나고 움직인다. 리듬이 있다. 이게 음악의 기본이다. 또 이 뼈, 저 뼈가 들어맞는다. 찬양대는 파트별로 모인다. 옆 사람의 소리를 듣고 똑같이 소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뼈가 연결된다. 이게 밸런스다. 노래할 때 다른 파트의 소리를 들으면서 균형을 맞춘다. 이게 앙상블의 기본, 합창의 기본”이라고 했다.
이어 “그다음 뼈에 힘줄이 생긴다. 이게 강약이다. 살이 오르는 것은 속도, 템포다. 속도가 맞아야 음악이 된다. 이게 연주의 기본이다. 마지막 그 위에 가죽이 덮인다. 우리가 노래하려면 발성을 잘해야 하고, 가사 발음을 잘 해야 한다. 분절이라고 하는 아티큘레이션이 성악의 기본이다. 에스겔서 37장 안에 음악의 기본, 앙상블의 기본, 연주의 기본, 성악의 기본이 다 나와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멋있게 연주했는데 그 속에 생기가 없다. 찬양대원들은 이 생기가 히브리어로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이것은 ‘루아흐’라고 한다. 창세기 2장 7절에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었다고 한다. 이 생기라는 말이 루아흐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숨, 루아흐를 불어넣었더니 생령이 된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시편 100편의 키워드는 세 가지 기쁨, 찬송의 궁정이다. 하나님의 궁정이 찬송의 궁정이다. 또 그 문은 감사의 문이다. 하나님의 루아흐가 나에게 들어오면 감사함이 생겨서 저 문이 감사의 문이 된다. 궁정을 가는 길은 기쁨의 길이다. 하나님의 숨결인 루아흐가 머물면 기쁨과 감사가 저절로 생긴다. 찬송은 그걸로 노래하는 것이다. 요리문답 1문에서 사람의 첫째 목적은 하나님의 영화롭게 하고 영원토록 그를 즐기는 일이라고 나온다. 이것을 알아야 찬양할 수 있다. 영어로 하면 Enjoy God이다. 하나님을 엔조이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에스겔서 37장에 마른 뼈가 사람이 되었는데, 생기가 없다고 하신다. 생기가 없는 음악이 어떤 음악인가를 설명하고 있다. 9절에 생기야 사방에서부터 와서 이 사망을 당한 자에게 불어서 살게 하라고 하신다. 음악이 죽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노래 할 때 기뻐하고 감사했는가. 그건 루아흐가 들어있는 살아있는 노래다. 그런데 노래만 열심히 했다면 그건 죽어있는 노래”라고 했다.
또 “명대로 대언했더니 루아흐가 그들에게 들어가 그들이 곧 살아 일어나서 큰 군대가 되었다. 하나님의 영이 부딪치니까 군대다. 사람들이 찬양대의 음악을 듣고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다. 찬양은 음악이 아니다. 기쁨, 감사다. 그래서 우리는 찬양할 때마다 내가 지금 기뻐하고 있는지 감사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요한복음 4장 24절에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라는 말씀에서 신령은 루아흐, 진정은 음악이다. 시편 22편 3절에는 ‘이스라엘의 찬송 중에 거하시는 주요’라고 했다. 찬송은 하나님의 집이시니까 거하시는 것이다. 칼 바르트는 음악은 하나님의 숨결이 머무시는 곳이라고 했다. 즉, 하나님의 궁정은 찬송의 궁정이고 궁정의 문은 감사, 궁정에 가는 길은 기쁨의 길이다. 그것이 찬송의 신비”라고 했다.
이어 2부에서는 찬송에 숨겨진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찬송하는 법에 관해 강의했다. 김 교수는 “에베소서 5장 19절과 골로새서 3장 16절에 똑같은 말씀이 있다.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들로 서로 화답하며 너희의 마음으로 주께 노래하며 찬송하며’ 교회 음악은 시와 찬송, 신령한 노래 이 세 가지다. 이 세 가지를 사도 바울이 분류하고 연주법까지 이야기했다.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들로 서로 화답하며 너희의 마음으로 주께 노래하며 찬송하며’ 연주법은 마음이다.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는 음악이다. 한자로 ‘음’(音)이다. 여기에 ‘마음’(心)을 합치면 뜻 ‘의’(意)가 된다. 하나님의 뜻을 알고 나의 뜻이 담긴 것이 찬송”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이라는 찬송가를 우리 말로 부르는데도 뜻이 바로 와 닿지 않는다. ‘바치어라 네 마음을’이라는 가사는 영어 찬송으로 보면 ‘Give Me Thy heart’다. 이 가사가 한 절에 다섯 개가 붙어 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건 노래가 아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을 달라고 하신다. 이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김 교수는 연주법에 관한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성경을 읽을 때 문자 그대로 읽지 말고 행간을 읽어야 한다. 윗줄과 아랫줄 그 가운데 배경이 나온다. 그러니까 상상하고, 궁금증이 있어야 한다. 영어 찬송가는 라임이 있다. 그래서 시만 읽어도 아름답다. 또 가사 중에 하늘, 땅, 천국, 지옥이 나오는데 하늘이라는 가사에는 음을 높이고, 땅에서는 낮춘다. 지옥은 그 아래 음을 쓴다. 이것은 톤 페인팅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볼 줄 알아야 한다. ‘기쁘다 구주 오셨네’ 찬양에서 음이 내려갈 때 예수님이 내려오는 게 보여야 한다. 이것을 찬양대원들이 가진 특권“이라고 했다.
또 “‘만유의 주 앞에(Rejoice, The LORD is King)’를 찬양할 때는 음이 리조이스 하면서 주님 앞에 껑충껑충 올라간다. 제일 높은 음이 ‘에’인데 영어 찬송으로는 ‘King’이다. 그곳을 향해서 리조이스 하면서 껑충껑충 올라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청각적인 것도 있다. ‘허락하신 새 땅에 들어가려면’이라는 곡을 부를 때 생각나는 게 있다. 여호수아 군대가 여리고성을 공략해야 하는데 매일 침묵하면서 한 바퀴를 돌다가 어느 날 갑자기 진격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그때 나팔수가 나팔을 부는 것이다. 그래서 ‘허락하신 새 땅에’를 부를 때는 이 음이 진격 나팔 소리라는 것을 상상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마지막으로 좋은 찬송이란 성경이 생각나야 한다. 멜로디, 리듬이 아니라 찬송하면서 성경이 생각나는 게 제일 좋은 찬송이다. 또 성경은 항상 신학에 뿌리를 받아야 한다. 잘못하면 이단으로 들어간다. 신학적인 해석이 노래하면서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예를 들면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를 찬송할 때 ‘것’에서 옥타브가 올라가는데, 왜 올라가는지 질문해봐야 한다. 저는 요한복음 3장 16절 말씀이 생각났다. 그 말씀은 14에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라는 말씀으로 시작한다. 광야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을 거역하니까 하나님이 불뱀을 보내어 다 죽이려고 하셨다. 그때 모세가 하나님께 살려달라고 간절히 기도하니까 하나님께서 불뱀을 장대 위에 달게 하여 그것을 본 사람은 살려주겠다고 하셨다. 이 광야에서 보여준 구원의 상징인 높이 달린 놋뱀의 자리에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셨다. 이걸 알면 왜 옥타브가 뛰는지 보인다. 그걸 봐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께서 창세기 2장 7절에 사람을 흙으로 지으시고 코에 루아흐를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었다고 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플러스 원으로 넣어 준 악기가 있다. 심금이다. 마음의 악기다. 우리가 다 마음의 악기를 갖고 있다. 하나님께서 심금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셨다. 찬양대 연습 시간은 하나님을 만나는 것을 연습하는 시간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