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기도] 스스로 원해서 버리셨습니다

오피니언·칼럼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습니다. 다른 피조물을 보살필 책임이 있습니다. 저 자신을 다스릴 책임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대해서 자유롭게 생각하고 자유롭게 선택하고 자유롭게 행동하고 그 결과의 책임도 직접 지게 하옵소서.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큰 선물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되 무조건 순종할 것이 아니라 자유의지로 순종하게 하옵소서. 인간의 판단과 결정, 양심과 행동 모두를 자유롭게 하옵소서. 자원하는 마음으로 주게 하시고 주면서도 얽매이지 않게 하옵소서. 희생이 있다 해도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하는 희생은 우리를 얽어매는 것이 되고 맙니다. 자원해서 하게 하시어 참자유를 누리는 사랑이 되게 하옵소서.

주어지는 기쁨과 행복도 있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의지를 가지고 기쁨과 행복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받는 것만 기뻐할 것이 아니라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주는 것을 기뻐하게 하옵소서. 하나님의 형상과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가리켜 양을 위해서 목숨을 버리는 선한 목자라고 하셨습니다. 목숨을 버리는 것이,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버린다고 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다. 그것은 내가 목숨을 다시 얻으려고 내 목숨을 기꺼이 버리기 때문이다.”(요10:17) 먼저 주는 것을 생각하되 어떤 대가나 보상을 바라지 않고 주게 하옵소서.

오병이어의 기적 이야기를 생각할 때 이 기적이 이루어지는 데에는 한 어린아이가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를 내놓은 것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자유의지에 따라서 내 것을 아낌없이 주는 순간 다른 사람도 살리고 나도 살리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예수 영광 버리사 사람 되신 것 보고 너도 고난당하나 길이 참으라.” 스스로 버리신 결과 예수님도 부활의 영광을 누리셨습니다. 아무도 주님에게서 목숨을 빼앗아 가지 못합니다. 그러나 스스로 원해서 목숨을 버리셨습니다. 풍성한 열매를 거두는 삶, 기적이 함께 하는 삶을 주옵소서. 예수님은 얻기 위하여 생명까지도 먼저 버리셨습니다. 우리도 먼저 버려서 열매가 가득한 삶, 기적이 끊이지 않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451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기도시집 香>,〈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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