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기도] 예수님은 갈릴리로 가셨습니다

오피니언·칼럼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먼저 갈릴리로 가실 것이니, 그가 그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들은 거기에서 그를 볼 것이라고 하시오.”(막6:7) 부활하신 예수님은 갈릴리로 가셨습니다. 거기서 제자들을 만나자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부활하신 뒤에도 여전히 눈물과 한숨과 걱정이 끊이지 않는 갈릴리를 찾으셨습니다. 못된 감염병과 경제적 불황으로 힘들어하는 오늘 현실이 부활하신 예수님이 찾으시는 곳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내 것으로 받습니다. 한숨과 걱정이 끊이지 않는 세상이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이 같이하신다는 믿음으로 어둠과 죽음을 물리치고 승리하게 하옵소서. 구원의 꽃을 피우신 주님을 기립니다. 갈릴리에서 사랑하는 주님을 뵙게 하옵소서.

갈릴리는 처음으로 복음이 전파된 곳입니다. 갈릴리에서 병자를 고치는 기적들이 일어났습니다. 오병이어의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런다고 해서 갈릴리가 예루살렘이 될 수는 없습니다. 갈릴리는 제자들에게 고달픈 삶의 현장이고 부활하신 예수님이 다시 찾으실 때도 갈릴리는 여전히 한숨과 걱정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셔서 빛과 생명의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우리의 삶에도 눈물과 걱정이 사라지고 기쁘고 좋은 일만 있어야 마땅합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셔서 빛과 생명의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의 현실은 기쁘고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십자가의 죽음이 나를 위한 것으로 믿는 것처럼 예수님의 부활도 나를 위한 것이라 믿게 하옵소서.

여인들이 무덤을 찾았을 때 이미 예수님은 무덤에 계시지 않았습니다. 여인들이 예수께 향유를 발라 드리기 위해서 무덤을 찾은 안식 후 첫날 새벽에, 무덤의 돌이 이미 열렸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 가져간 향유를 바를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예수의 부활에 대해 의심할 것이 아니라 부활하신 예수를 찬양하고 감사드려야 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왕이 되셔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면 좋겠지만, 대제사장이 되셔서 예루살렘에 오시면 좋겠지만 예수님은 갈릴리로 가셨습니다. “나 주께서 명하신 복음을 힘써 전하며 살 동안 그 갈릴리 오신 이, 내 맘에 항상 계시기 원하네.” 기쁨의 발걸음으로 주님 가신 갈릴리로 향하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134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기도시집 香>,〈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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