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의료봉사단, 전날 강진에 대규모 사상자 발생 소식에 일정 변경
외상환자 백여 명 진료
그린닥터스·온병원그룹 긴급의료봉사단이 나흘째 긴급 진료활동을 펼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여진까지 겹쳐 폐허처럼 변해버린 안타키아에서 백여 명을 진료했다고 밝혔다.
긴급의료봉사단의 튀르키예 안타키아행에는 여러 난관이 있었다. 본래 일정은 대규모로 이재민들이 피신해 있는 메르신 난민캠프로 가는 것이었으나, 본 지진에 여진까지 겹친 안타키아로 급히 일정을 바꾼 것이다.
이에 일부대원들 중에서는 전날 강력한 여진으로 인해 신변 보호가 되지 않고, 상황에 따른 봉사단 역할의 미묘한 점 등으로 반대가 있었지만, 정근 단장과 그린닥터스 이사 임영문 목사(부산평화교회 담임)의 설득으로, 튀르키예 봉사단 16명 가운데 당초 일정 지역인 메르신 캠프에 구호물품을 전달하기로 한 2명을 제외한 14명이 안타키아행에 합류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린닥터스 긴급의료봉사단은 또 다른 난관에 부딛쳤다.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로 30대 중반 튀르키예인 버스기사가 안타키아 행을 거부한 것이다. 이로 인해 한나절 정도로 진료활동을 늦출 수밖에 없었고, 가는 길에 도로가 막히면 곧바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받고서야 버스기사는 안타키아행에 동의했다.
규모 6.4의 여진이 발생한 안타키아(안디옥)의 상황은 더 참혹했다. 진료를 더 지체할 수 없었던 그린닥터스 긴급의료봉사단은 이재민들의 도움으로 지난주일 이틀째 봉사활동을 펼쳤던 그 장소에 임시진료소를 설치했다.
긴급의료봉사단의 도착 소식을 접한 이재민들은 이내 임시진료소로 몰려왔고, 소아청소년과 오무영 과장, 성형외과 김석권 과장, 외과 박무열 과장, 안과 정근 단장 등 의사 4명이 진료에 참여했다. 주로 타박상과 피부질환, 감기 등 외상환자들이 많았고, 소방공무원 출신 최찬일 그린닥터스 이사가 응급구조 치료를, 그린닥터스 박명순 사무부총장과 온종합병원 총무팀 정명규 주임, 취재기자로 합류한 최혁규 국제신문 기자까지 나서서 환자 접수 등 임시진료소 활동에 힘을 보탰다.
특별히, 임시진료소에서의 진료활동이 원활할 수 있었던 것은 튀르키예 앙카라의 김모 목사, 이모 선교사의 원활한 통역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정근 단장은 “우리 모두 한 명도 빠짐없이 다윗과 같은 용기로 재난지역 지원에 나섰고, 지진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재민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었다”며 모든 대원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또한 “처음에 여진현장으로 운행하지 않으려고 했던 튀르키예 버스기사도 안타키아에서 자기나라 사람들이 치료받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린닥터스 대원들에게 오기를 잘했다며 감사해했다”면서 “점심식사도 거른 채 뛰어다녔지만 모두가 가슴 뿌듯이 행복해하는 의료봉사 단원의 마음이 진정한 봉사이자,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님 말씀의 실천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