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 김학유)와 샘병원이 21일 저녁 경기도 수원시 소재 합동신학대학원 4층 대강당에서 ‘인공지능, 로보 사피엔스의 서막인가’라는 주제로 2023학년도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생명윤리 석사과정 개설기념 강좌를 개최했다. 이날 생명윤리 특강엔 박상은 교수(샘병원 미션원장, 합동신대 생명윤리 석좌)가 강연자로 나섰다.
박 교수는 “인공지능에 대한 문제에서 생명윤리와 과학적으로 어떤 접근방법을 가질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과학주의적 접근은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해도 되며, 하고 있는 것은 계속 시행되어야 한다’라고 한다면 생명윤리적 접근은 ‘할 수 있다고 다 해도 되는 것은 아니며, 하고 있다고 다 옳은 일은 아님’을 말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생명의 기간동안 마음껏 누리지만, 생명을 만들거나 제거하는 것은 나에게 속한 영역이 아니라 하나님께 속한 영역”이라며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기간 안에 잘 만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두 종류의 세계관이 있다. 그것은 절대주의와 상대주의로, 먼저 절대주의는 절대적 가치를 인정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의 신성을 강조하며,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하지 못하고, 한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라며 “반면에 상대주의는 절대적 진리를 부정하고 인간이 생명을 지배하며, 생명의 질을 강조하고, 목적의 수단을 정당화하고,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추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우리 인간들이 만들어야 할 인공지능의 능력은 끝이 없을 정도다. 그래서 만들어진 5가지 개항이 있다”며 “첫째로 능력의 상한선에 대해 주의해야 하며, 둘째로 지구 생명의 역사에 중대한 변화를 줄 수 있음을 자각하고 관리해야 한다. 셋째로 위험에 대비하고 완화하도록 노력하고, 넷째로 반복적 자기개선과 복제가 가능한 인공지능 시스템은 엄격히 통제하며, 마지막 다섯째로 인공지능은 하나의 국가나 조직이 아닌 인류 공동의 이익을 위해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로보 사피엔스는 디지털 로봇이 피지컬 로봇의 형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인간의 유전자가 삽입되고, 인간의 피부와 눈과 입술을 가지며, 인간의 지능과 감정을 가진 로봇, 심지어 로봇이 가족구성원이 되고, 로봇이 또 다른 로봇을 재생산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과 자율성을 지닌 도덕적 존재라고 한다면, 로봇은 인간의 형상을 하고, 내재화(프로그램화)된 자율성을 가진 준도덕적인 존재”라며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인간은 지혜와 감정과 의지를 지닌 인격과 관계성 그리고 자율성을 지닌 존재라면, 인공지능을 지닌 로봇이 이 세 가지를 지녔다고 했을 때, 우리는 이것을 인간으로 볼 수 있는가”라고 했다.
아울러 “향후 과제는 인공지능에 대한 사회적·철학적·신학적인 물음을 가져야 하며, 인공지능에 대한 개발·사용·윤리에 따른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한다”며 “수레바퀴처럼 과학이 우리에게 유익한 것들을 많이 주지만, 올바르게 갈 수 있도록 윤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이날 강연에 앞서 개강예배에서는 이승구 교수(합동신대 조직신학)의 설교, 김학유 총장의 인사말이 있었다.
‘생수의 근원이 되는 여호와’(렘 2:11~13)라는 주제로 설교한 이승구 교수는 “일차적으로 생명은 하나님 안에 있으며, 하나님으로부터 생명이 전달되고, 그 진정한 생명이 우리에게 주어졌음을 선포하는 것이 기독교의 복음”이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의 모든 것, 생명의 원천이 하나님께 있음을 잊어버리지 말고, 그것으로부터 다른 모든 것을 찾아나가는 작업을 해야한다”며 “이것을 잊지 않고 우리의 삶 가운데 구현해 나갈 때, 하나님이 원하시는 진정한 생명운동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인사말을 전한 김학유 총장은 “박상은 샘병원 원장님이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가 되셨다”며 “먼저 감사한 것은 생명윤리가 태동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손길에 감사하고, 자랑스러운 것은 기독교생명윤리를 개신교 신학교 안에 처음 시작한 학교가 되었다는 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