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기도] 참된 성전을 세우게 하소서

오피니언·칼럼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내용은 없으면서 겉모습만 꾸미는 외식하는 자였습니다. 예수님도 형식만 중요하게 여기는 자들을 회칠한 무덤이라고 꾸짖으셨습니다. 무덤도 페인트를 칠해 놓으면 깨끗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용이 있어야 형식이 있습니다. 형식만 있으면 빈껍데기일 뿐입니다. 내용이 제대로 갖추지 못했으면서 형식만 거창한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내용이 빈약할수록 형식이 더 거창합니다. 진실과 거짓도 마찬가지입니다. 진실은 단순합니다. 진실 자체가 진실을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짓은 진실한 내용이 없고 거짓된 형식만 남았습니다. 그래서 진실처럼 꾸미기 위해 여러 가지 과장과 거짓이 필요합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만에 다시 세우겠다.”(요2:19) 성전을 짓는 데 마흔여섯 해나 걸렸는데 사흘 만에 세우겠다는 말씀이 무엇을 뜻합니까? 예수님이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예수님의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십자가와 부활에 대한 말씀입니다.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길은 오직 십자가뿐이라는 것을 알게 하옵소서. 성전이라도 십자가가 아니면 하나님을 만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만날 수 없는 성전이라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성전을 헐라 하시는 예수님의 말씀 앞에 조심스럽습니다. 바울도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하나님의 성전이라고 합니다. “죄악 세상 이김으로, 거룩한 길 가는, 나의 마음 성전 삼고 주께서 계시네.” 제가 하나님의 성전입니다.

하나님이 저의 완전한 주인이 되시옵소서. 예수님은 예루살렘 성전이 이미 하나님의 집이 아니기에 그 성전을 헐라 하셨습니다. 형식과 껍데기만 성전일 뿐, 인간의 이익과 인간의 영예만 판치는 곳이었기에 허물라 하셨습니다. 저를 돌아봅니다. 정말 하나님께서 주인이신 하나님의 성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저도 형식과 껍데기만 성전이지는 않은지요? 하나님의 성전이라고 하면서도 내 욕심과 이익만 주장하였습니다. 역시 저도 허물고 십자가의 은혜로 새로운 성전을 세우게 하옵소서. 마음에서부터 십자가의 은혜에 감사하는 성전을 세우게 하옵소서.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님의 뜻이 드러나는 성전, 참된 성전을 세우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266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기도시집 香>,〈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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