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튀르키예·시리아 인도주의적 재난 경고

튀르키예 비상대응팀 “마을 전체 파괴돼 아무 것도 남지 않아”
시리아 북서부 지진이 발생한 후 임시 대피소에 머물고 있는 누르(가명, 10세, 맨 오른쪽)와 가족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사망자 수가 2만 명을 넘어서면서 더 많은 생존자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며 수많은 생존자는 피난처, 음식, 물, 위생 시설 등 생존에 기본적인 것들이 부족하고 추운 환경에서 제2의 인도적 재난을 맞고 있다고 13일(월) 밝혔다.

튀르키예 하타이주에서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세이브더칠드런 튀르키예 비상대응팀 베르나 쾨롤루는 "생존자들의 임시 피난처에서 머리를 다친 소년을 만났다. 잔해 속에서 그의 어머니와 여동생을 구조했지만, 아버지는 사망했다. 이 가족과 같이, 너무도 많은 고통을 겪은 사람들이 피난처와 음식, 물이 부족한 두 번째 인도주의적 재난에 직면해 있다"며 "오늘 방문한 하타이 지방의 안타키아는 마을 전체가 파괴돼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사람들은 차나 임시 대피소에서 잠을 자고 있었고, 화장실이나 수돗물도 없다. 이것은 아동들에게 치명적인 콜레라나 장티푸스 같은 수인성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피해 지역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시급하다. 국제사회는 제2의 인도주의적 재난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시리아의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캐스린 아킬레스는 "시리아 북서부의 상황은 현재 세계의 다른 위기와는 다르다. 아동과 가족은 집으로 잃은 것부터 음식이나 깨끗한 물이 없는 것까지, 이 재난의 파급 효과는 모든 아동에게 영향을 끼쳤다"며 "지난 9일 북서부 지역의 아동을 지원하기 위해 도착한 유엔(UN) 트럭은 절망에 빠진 아동과 가족에게 필수적인 물품들을 제공했지만, 이러한 보급품들은 필요한 부분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모든 아동이 절실히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더 많이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레포에서 분쟁을 피해 이들리브에 거주하던 누르(가명, 10세)는 지진이 발생한 후 현재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 중이다. "가족들이 모두 잠든 사이에 지진이 났다. 땅이 흔들리고 주방 천장에는 금이 갔다. 너무 무서워서 집을 나와 모스크로 갔다가 이 곳 텐트에서 지낼 수 있다고 안내 받았다. 날씨가 정말 추워 옷과 난방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시리아 북서부 현지 파트너 기관의 구호 활동가인 안와르(가명)은 "우리는 현재 이들리브에 있으며, 이곳 상황은 비극적이다. 필요한 것들이 너무 많아 현지 시리아 인도주의 단체의 역량을 넘어섰다. 이 위기와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선 국제기구와 국제사회가 잔해 속에 갇힌 사람들을 구하고, 생존한 사람들을 도우며 그들에게 의료 지원을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발생한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1억 달러, 한화로 약 1,250억 원 규모를 목표로 인도적 지원에 나섰으며,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도 10억 원을 지원한다. 현재 튀르키예 하타이, 말라티아, 가지안테프 등 각지에 설치된 임시 대피소에 살고 있는 아동과 가족을 위해 음식과 담요, 매트리스, 침낭, 신생아를 위한 이유식과 우유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시리아에서는 현지 파트너들과 협력해 지진으로 피해를 당한 아동과 가족들을 위해 매트리스와 단열 바닥, 담요, 아동용 의류, 양모 모자 등이 구비된 난방용품과 임시 대피소를 지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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