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언을 언어로 볼 것인지, 예언을 직통계시로 이해해야 할지, 은사에 대한 이해는 다양하다. 이런 다양성의 근처에는 항상 성경이 말하는 은사가 아닌 자신의 경험과 체험이 선행했던 인간의 교만이 숨겨져 있다. 개혁주의 신론, 개혁주의 인간론, 개혁주의 종말론과 같이 개혁주의를 대표하는 조직신학 분야가 많은데 유독 개혁주의 은사론에서는 합의를 볼 수 없는 희한한 현상이 한국교회에 나타나는 것도 경험과 체험이 성경의 권위를 뛰어 넘어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민규 목사(부산 깊고넒은교회 담임, 저자)는 16세기 종교개혁자인 장 칼뱅의 글을 빌어 ‘성경이 말하는 은사’를 주석적 관점(로마서, 고린도전서, 에배소서, 사도행전)과 교의학적 관점(기독교강요)에서 두루 기술한 내용을 본 도서에 담아냈다. 저자는 이 책이 한번 읽혀지고 잊혀지는 책이 아니라, 평생 그리스도인의 책장에 꽃혀 언제라도 은사에 대한 질문과 의문이 생길때마다 꺼내보며 탐독도길 기대한다.
저자는 책 속에서 “은사란 무엇일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은사를 광의의 은사와 협의의 은사로 구분하고, 광의 은사를 하나님께서 주신 은사임에는 분명하지만 초자연적 능력이 나타나지 않는 은사들로, 협의의 은사는 ‘정말 중요한, 현상학적인 능력이 나타다는 진짜 은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은사의 어원적 기원만 살펴보더라도 이런 관점은 얼마나 제한적이며 편협한 것인지 쉽게 깨달을 수 있습니다”고 했다.
이어 “은혜로 표현된 은사는 하나님 편에서 자유롭게 주시는 선물입니다. 은사에 해당하는 헬라어 ‘카리스마’는 동사 ‘카리조마이’에서 파생된 명사이며 ‘카리스’의 결과인 호의의 증거, 은혜, 은사, 선물을 가리킵니다. 동사 ‘카리조마이’는 ‘거져 주다. 값없이 주다, 은혜를 베풀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즉 은사는 값없이 은혜로 베풀어진 선물을 의미합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대 신학자들은 은사의 개념을 어떻게 정의할까요? 오순절주의 입장을 지지하는 아놀드 비틀링거(Arnold Bittlinger)는 고린도전서 12장 4-6절을 주석하면서 은사를 성령의 선물이라는 관점에서 설명합니다. 그는 성령의 선물을 은사(카리스마타), 직업(디아코니아이), 역사(에니르게마타)의 세 가지로 묘사하는데, 근본적으로 은사를 하나님의 은혜에서 비롯된 선물이라고 이해하지만 동시에 인간의 측면에서 사모함으로 체험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특히 은사로 제한하여 하나님의 능력을 피조 세계에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함으로써, 인간은 ‘은사를 행함’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특별 은사란 이스라엘이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특별하고 부가적인 은사로써,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자녀임을 깨닫게 해주는 정체성을 부여해 주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특별 은사야말로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약속하신 언약이며, 이 은사는 이스라엘 역사를 통해 갱신되고 지속되었습니다. 또한 이 특별 은사는 모세, 여호수아, 기드온, 삼손, 사울, 다윗과 같이 하나님께서 그의 특별한 임무를 감당할 수 있도록 사람들에게 주어진 은사이기도 합니다”고 했다.
한편, 성민규 목사는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10년간 해군 장교로 복무한 후, 미국 남침례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미국에서 접한 칼빈주의에 대한 갈증으로 고신대학교에서 교의학을 전공했고 지금도 박사과정을 이어가는 중이다. 부산에 깊고넓은교회를 개척해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저서로는 <목사님 구원받았는데 왜 행복하지 않을까요?>, <은사, 하나님의 선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