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나영 박사(서울기독교세계관연구원 연구위원)가 최근 복음과도시 홈페이지에 ‘그리스도인의 슬기로운 K-드라마 문화생활’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서 박사는 “한국 드라마는 이제 더 이상 우리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전 세계인의 주요 문화 코드로 자리를 잡았다”며 “‘오징어게임’을 시작으로 최근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까지 다양한 장르의 한국 드라마가 흥행에 성공했다. 작품성이 높다고 평가받은 K-드라마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몰입감’”이라고 했다.
이어 “이 말은 곧 그리스도인이든 아니든, 신앙과는 관계없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면 누구나 몰입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 순간에도 한국의 수많은 그리스도인이 드라마에 몰입하고 있다”며 “그렇다면 성경은 K-드라마를 보는 주님의 백성에게 어떤 말씀을 하고 계실까? 교회는 그들에게 어떤 가이드를 주어야 할까”라고 물었다.
그녀는 “대중예술은 신앙인이 일상에서 영향을 받는 가장 큰 문화의 또 다른 이름이다. 그런데 교회에서는 드라마와 관계된 신앙의 삶에 대해 거의 들을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은 현대의 기독교가 그토록 피하고 싶어 하는 ‘이원론’에 빠진 사고가 더욱더 팽배하도록 방치한다”며 “그 무서운 결과는 신앙인의 삶을 교묘하게 ‘세속화’하는 것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아직도 한국의 교계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둔감증을 앓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문화예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활발하게 참여하는 (적어도 내가 만난) 다음세대들은 이 영역에서도 성경적 진리를 갈구한다”며 “교회에는 더 지혜롭고 구체적인 복음의 언어로 ‘그리스도인의 문화생활’에 대해 가르쳐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 박사는 “한국 기독교 역사를 볼 때, 대중문화예술의 분석에는 일관된 접근 방식이 있다”며 “첫 번째 접근은 드라마의 스토리나 대사에서 ‘기독교 교리와 사상을 침해하는 부분이 있는가’라는 검열에서 시작한다. 두 번째 접근은 비교적 최근 시도되고 있는 접근 방식인데, 스토리에 녹아 있는 기독교적 메시지를 찾는 것”이라고 했다.
또 “보통 드라마나 영화에는 다중세계관이 섞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작품 안에서 반기독교적 세계관도, 기독교적 메시지도 찾을 수 있다”며 “예술을 기독교 세계관으로 읽어내는 작업은 복잡하고 생각할 것이 많아서 많은 인내가 필요한 작업이다. 개개인의 주관성과 작품의 개별적 특성이 만나 보편적 결론에 이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한 접근 방식의 예로, 리얼리즘을 생각해 보자. 그리스도인의 드라마 시청에서 주목하여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다. 그것은 스토리보다는 내용을 표현하는 사실주의적 방식”이라며 “분명히 ‘인간의 전적 타락’은 성경적 사실이다. 그런데 일부 드라마에서는 모든 추한 형태의 인간 타락과 악을 명시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악의 전체 범위를 돋보기로 확대하여 스펙터클하게 묘사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녀는 “우리는 성경에 나타난 묘사의 방식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리얼리즘은 성경도 사용하고 있는 중요한 예술적 방법”이라며 “성경은 인간 타락의 전체적인 범위를 다양하게 묘사하고 있으며 리얼리즘이라는 방법론을 지지하고 있다고 결론지을 수 있겠다”고 했다.
이어 “예를 들면, 성경은 성적 부도덕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소돔의 동성애 이야기(창세기 19장); 디나 강간 사건(창세기 34장); 다말과 오난의 부적절한 성교(창세기 38:1-10); 삼손의 행위(사사기 16장); 기브아의 첩 집단강간 사건(사사기 19장); 다윗과 밧세바의 간음(사무엘하 11장); 암논과 다말의 근친상간(사무엘하 13장) 등등이 묘사된다”며 “또한 성경은 폭력의 장면도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사사기 3장의 에훗의 에글론 암살사건을 비롯해 구약 신약에 다수의 스토리가 있다. 성경은 사실주의 기법을 사용하여 우리가 알아야 할 것, 곧 인간 상태의 죄성과 타락한 세상의 비참함을 말해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리얼리즘을 지지하는 성경과 드라마라는 예술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그 목적이다. 성경은 악에 대한 고발을 보여주기 위해 묘사하는데, 반면 일부 드라마는 악을 묘사하여 몰입감을 높이는 데 더 큰 목적을 둘 때가 많다”며 “성경은 인간의 삶과 경험에 대한 설명에서 타락의 모습을 우세하게 표현하지 않는다. 즉, 성경은 인간의 타락이 삶의 전부이거나 추함과 악에 대한 대안이 없다는 인상을 청중에게 남기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성경은 성적 부도덕에 대해 따라오는 추악한 세부 묘사를 하지 않는다. 성적 부도덕을 표현할 때, 그 내용을 예술적으로 축약하여 악함이 돋보이거나 선정적으로 비치게 하지 않는다”며 “성적인 부분을 묘사하는 수많은 K-드라마와는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는 의미다. 제일 중요한 것은, 성경은 묘사하고 있는 악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반면 대부분의 현대 K-드라마는 부도덕이나 부분적 악을 인간 행동의 정상적이고 불가피한 부분으로 묘사한다”고 했다.
서 박사는 “성경은 하나님께서 직접 보여주신 예술 작품의 가장 좋은 예다. 인간의 모든 삶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며 아름답고 의미와 장르와 기법이 충만하다”며 “우리 그리스도인이 성경의 예술적 방식을 인식하고 K-드라마를 볼 때,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정욕적인 생각과 행동을 불러일으키는 외설적 표현이 보이고, 욕설과 주님의 이름을 모독하는 언어들이 들리길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노골적이고 절제되지 않은 폭력과 모든 악의 묘사방식이, 성경의 방식과 비교되어 감상 되길 바란다”며 “이러한 작은 사고의 전환이 시작되기를 교회가 적극적으로 돕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