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이자 수석자인 권하은 양(18, 울산 현대청운고)은 오는 3월 서울대학교 의예과 입학을 앞두고 “고등학교 시절 그저 꿈이라고만 생각했던 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에 아주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 크다”며 “긴장을 놓지 않고 학업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전국 수험생 약 50만 명이 응시한 2023학년도 수능의 전 영역 만점자는 단 3명이었다. 그중 한 명인 권 양은 선택 과목에 따라 달라지는 표준점수 총합(425점)을 기준으로 유일한 전국 수석을 차지했다.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코로나로 주말 외출이 금지돼 학원도, 교회도 다니지 못했지만, 평소 성실성과 집중력, 근면성, 긍정적 마음으로 철저한 자기관리 등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히 하은 양은 기독교 신앙 유산을 이어받은 크리스천이기도 하다. ‘하은’이라는 이름도 ‘하나님의 은혜’라는 의미다. 하은 양 아버지인 권홍석 씨의 할머니 허재순 권사는 기도와 사랑으로 손자를 길러낸 뜨거운 신앙의 소유자였고, 권홍석 씨의 고모부 중 3명이 목회자이고 1명은 교회 장로로 섬기고 있다. 곧 서울 한국상담개발원 원장이자 코헨대학교 국제총장인 손매남 목사, 광주 예수사랑교회 송명암 목사, 부산 라온교회 김종천 목사와 대전 용전장로교회 김후근 장로 등이다.
하은 양의 부모인 권홍석 씨, 이민영 씨 또한 모두 모태신앙으로, 현재 부산 명지 호산나교회를 섬기고 있다. 로봇 엔지니어인 권홍석 씨는 각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생산라인을 산업용 로봇을 이용해 시스템을 구축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본사 출장이 잦아진 후에는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지 못했다”는 권 씨는 “정말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 하은이에게 내렸으니, 그 은혜가 오래도록 지속되어 대학 생활까지 연속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손매남 목사는 “허재순 권사님께 복음을 처음 전해드렸는데, 이후 집안 제사를 없애고 믿음의 가문이 되었다”라며 “하은이의 수능 만점은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의 절대적인 섭리의 결과”라고 말했다. 손 목사는 “기독교 신앙의 유산으로 태어난 하은이가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감사하며 소외되고 아픈 영혼을 치유하는 열정과 사명을 가지고 살아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다음은 권하은 양과의 인터뷰 내용.
ㅡ서울대 의예과 입학을 앞두고 현재 마음과 앞으로 각오는 어떤가요.
“고등학교 시절 그저 꿈이라고만 생각했던 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에 아주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하지만 학과 특성상 졸업하기까지 아주 많은 양의 공부를 소화해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입학해서는 긴장을 놓지 않고 학업에 성실히 임할 것이고, 무사히 졸업까지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ㅡ수험생들에게 과목별 공부 비결이나 시간 관리, 수면, 운동, 취미 생활 등 조언해주고 싶은 것이 있나요.
“개인적으로는 제 공부 방법이 주변 친구들과 다르고 특별해서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같은 선생님의 수업을 듣고, 같은 종류의 문제집을 풀었지만 제가 조금 달랐던 것은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능 공부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저도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이 문제는 어려우니까 틀리는 게 당연하지’라고 합리화하며 어려운 문제를 맞추려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회피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이렇게 계속 생각하다가는 수능 때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똑같이 틀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는 ‘아무리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다 맞을 수 있을 만큼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라고 마음먹은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잠’(!)입니다. 수험생 시기에는 체력 보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잠을 줄이면 아무리 운동이나 영양제 등 체력을 올리려는 다른 노력을 해도 결국 피곤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본인이 경험해 보았을 때 하루를 멀쩡히 보낼 수 있는 최소 수면시간을 정하고, 그 시간만큼은 꼭 잠을 자려고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ㅡ원래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나요. 인생의 롤모델로 생각한 사람이 있나요.
“저는 어릴 때부터 자주 아파서 병원 신세를 몇 번 졌었는데, 그 때 환자들을 돌보시는 의사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 그때부터 막연히 의사가 되고 싶다고 쭉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롤모델은 김연아 선수입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지겹고 싫을 수 있는데도 목표를 위해 그냥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멋있어서 저도 닮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ㅡ신앙생활은 어떻게 해왔나요.
“저는 부모님 두 분 다 기독교인이신 모태신앙이시고, 초등학생 때까지는 부모님과 함께 주일마다 교회를 다녔었는데, 중학생이 되고 주말에 학원을 가야 하는 날이 많아지면서 주일예배를 자주 못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성탄예배만큼은 가족들과 다 같이 참석하려고 했어요. 이제 대학생이 되었으니 주일 성수를 꼭 지키도록 노력하고, 재능 기부를 통해 헌신하도록 하겠습니다.”
ㅡ좋아하는 성경 구절과 평소 드리는 기도가 있나요.
“성경 구절은 아니지만, 저는 매 예배 시간에 신앙을 고백할 때 읊는 사도신경을 좋아합니다.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하나님께서 항상 함께한다는 사실을 잠시 잊게 될 때도 있었는데, 사도신경을 읊으며 하나님께서는 저와 제 가족 곁에서 저희를 늘 지켜주고 계신다는 사실을 상기할 수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ㅡ국내 봉사나 해외 단기선교여행도 다녀온 적 있나요.
“아직 없지만 이제 코로나가 잠잠해지는 만큼 대학생이 되면 국내 봉사활동만큼은 꼭 가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