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우주왕복선이라 불리는 미국의 컬럼비아호가 지난 2003년 28번째의 우주비행을 마치고 지구로 돌아오던 중 폭발해 타고 있던 7명의 우주인 전원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 뒤 7개월 간의 조사 끝에 보고서가 나왔는데, 이 우주선 폭발사고는 기계 결함보다 나사(NASA)의 나사가 풀린 인재였다고 결론지어졌다. 바로 ‘안전’의 나사 하나가 풀렸기에 그 엄청난 사고를 유발했다는 것이다.
타이타닉호의 비극도 마찬가지다. 1912년 4월 10일, 절대적으로 안전하다던 영국의 타이타닉호가 첫 항해 중에 4월 15일 빙산과 충돌해서 1,514명이 사망하였다. 이 사고 역시 지금의 나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연결 못 리벳 한 개가 풀리면서 그 엄청난 사단을 불렀다. 그 수많은 리벳들은 그 어느 하나도 예견되는 충돌에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됐어야 했다. 나사 하나가 풀림으로써 어떤 끔찍한 일들이 발생하는지 보라.
2022년 11월, 420억 원짜리 KF-16 전투기가 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 달에 걸친 조사 결과 이번 추락 사고는 너트 1개를 끼워 넣지 않아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사고기를 정밀 분석한 결과, 엔진 기어 박스 내부의 연료 펌프 구동축 톱니바퀴가 비정상적으로 마모돼 연료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엔진이 멈춘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 2010년 7월 창정비 과정에서 구동축을 고정하는 지름 5.5cm, 두께 1cm 너트 1개를 빼먹은 탓이었다. 유인우주선이나 거대한 배나 전투기 한 대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나사들이 들어갔을까. 그 수가 너무 많아 이 중 한 개쯤 어떻게 돼도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 있을 수 있겠지만, 위에 소개한 사고들은 작은 것 하나에 소홀했다간 자칫 엄청난 사고를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늘 자각해야 한다.
부언하지만, 언제나 엄청난 사건을 터뜨리는 원인은 큰 것에 있지 않고, 바로 이 ‘나사 한 개’와 같은 작은 것에 있다. 사람들은 거의 완벽하다고 생각할 때 허점이 있음을 놓쳐버린다. 때문에 철저한 검토와 점검이 항상 필요하다.
신앙생활에 있어서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모세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 백성들은 지도한 이는 여호수아 장군이다. 그는 백성들로 하여금 요단강을 건너게 하고 큰 성 여리고성을 무너뜨린 대단한 지도자였다. 다음 정복 대상인 작은 성 아이성 전투를 앞두고 정탐꾼을 보낸다. 그들이 돌아와 얘기하기를 아이성은 작은 성이라서 백성이 다 싸우러 갈 필요 없이 2, 3천 명만 올라가면 능히 정복이 가능하다고 보고한다. 적들은 수가 적고 성은 작기 때문에 큰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대패였다.
보다 큰 성 보다 강한 여리고성 전투에서도 능히 이겼던 이스라엘이 숫자가 많지 않은 작은 성 여리고 공략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이유가 뭘까? 작다고 얕잡아 본 것이다. 호랑이나 사자도 토끼 한 마리 잡을 땐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고 한다. 자만은 금물이다.
정탐꾼들의 말을 너무 과신하지 말았어야 했다. 전투를 치르기 전에 철저한 검토와 점검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내부에 허점이나 작은 실수나 문제가 있는지를 완벽하게 조사했어야 한다.
이스라엘 백성 중 아간이라는 사람이 노략한 물건 중에 시날산의 아름다운 외투 한 벌과 은 이백 세겔과 그 무게가 오십 세겔 되는 금덩이 하나를 보고 탐내어 훔친 사건이 있었음을 감지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 한 사람의 범죄 때문에 이스라엘이 아이성 전투에서 패배하고 말았다는 여호수아 7장의 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풍요로운 세상에서 편안하게 신앙생활 하고 있는 우리에겐 느슨해진 나사가 없는지 점검해보라’는 교훈을 준다.
지금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사방에 조여야 할 나사들이 좍 널려 있다. 위기에 봉착한 한국교회의 모습이 눈에 보인다. 개교회주의, 맘모니즘, 번영복음, 성장중심주의, 세속화 신학, 자유주의 신학, 종교다원주의, 동성애차별금지법 찬성, 정치꾼 목사, 거짓말에 능한 삯군 목사, 목사가 아닌 거짓 선지자, 수많은 이단들, 기독교가 아닌 개독교 등등, 내부에 조여야 할 느슨해진 나사들이 너무 많이 보인다.
‘이만하면 됐지!’라는 교만한 생각이 기독교 전체를 망쳐놓고 있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안일한 생각이 전도문을 차단시키고 있다.
작은 돌 하나가 빠지면 둑이 무너진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하나님 앞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각자가 작은 것 하나까지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 영적으로 느슨해진 나사들을 조이는 작업이 우리 모두에게 절실한 때이다. 오늘 나부터 확실하게 체크업하자.
신성욱 교수(아신대 설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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