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나니아 연대기’로 친숙한 영국의 인문학자이자 기독교 변증가인 C. S 루이스의 또 다른 대표작인 소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가 연극으로 펼쳐진다.
기독교 문화 컨텐츠 제작사인 ‘야긴과 보아스 미니스트리’는 6일부터 2월 4일까지 대학로 TOM 2관에서 이번 연극을 상영한다.
연극 <스크루테이프>는 3명의 스크루테이프들이 그들의 조카이자 풋내기 악마인 웜우드에게 메시지를 전달해 인간을 타락시켜 신에게서 구원받을 수 없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구사하는 내용으로, 일상 속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악마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90분 내내 재미와 철학을 선사한다.
‘스크루테이프’ 출연진에는 뮤지컬 ‘모래시계’와 드라마 ‘돼지의 왕’의 황만익, 뮤지컬 ‘태양의 노래’, 영화 ‘늑대들’의 정의욱, 연극 ‘에쿠우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이은주, 연극 ‘엄마를 찾습니다’, 영화 ‘경관의 피’의 노은하, 연극 ‘월드다방’, ‘섬마을 우리들’의 김동민이 함께한다. 이들은 3명의 선배 악마 ‘스크루테이프’ 역에 더블 캐스팅되며 다양한 감정을 표출하는 ‘악마’로 변신을 꾀한다.
배우 황만익은 “극에 나오는 세 명의 스크루테이프는 내 주변 이웃, 사물, 가족이나 친한 친구의 모습으로 다가오기도 한다”며 “일상에서 마주하는 악마의 속삭임을 조심하라”고 위트 있게 표현하며 공연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배우이자 감독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추상미와 대학로 명품 배우이자 연출가로 활약하고 있는 이석준 부부가 공동제작으로 함께하는 작품이기도 해 짜임새 있는 명작이 탄생할 것으로 개막 전부터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배우 추상미는 최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팬데믹을 지나면서 세상의 콘텐츠들이 기독교를 조롱하는 모습이 트렌드로 나타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크리스천들은 앞으로 나아가 새로운 출구를 찾을지, 그냥 도태될지에 대한 골짜기 앞 기로에 서 있다. 기독교 역사에서 큰 위기가 닥칠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영성가와 예술가들을 쓰셨다. 최근 문화예술가 그룹에서 성경공부 모임들이 활발해지고 있다. 시대를 깊이 성찰하고 일깨우는 선지자적인 아티스트들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 믿는다”라고 했다.
이어 “기획 단계에서부터 ‘청년과 다음세대를 아우르는 공연’을 중요한 목표로 삼았다. 다음세대에겐 ‘편지’란 매개체가 거리감을 줄 수 있겠다 싶어 원작 제목에서 뺐다. 무대 위 연출을 보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그녀는 “이번 공연을 한 문장으로 압축한 문장이 ‘영적으로 깨어 있기 위해 악마의 마음을 엿보다’이다. 관객들이 ‘무의식적으로 내 감정이라 느끼고 있었던 게 외부의 어떤 존재들에 의한 것이구나’라는 걸 성찰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번 공연을 연출한 이석준은 “경계했던 게 있다. 세상이 악하고 힘들어졌을 때 크리스천들끼리 뭉쳐서 견고한 성을 쌓고 그 안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되는 것이다. 하나님의 방식은 그와 반대다”라며 “사랑하는 아들을 보내셔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보여주셨고 어떻게 사는지를 손수 가르쳐주셨다”라고 했다.
이어 “이 작품을 통해 크리스천들이 웃으며 동시에 아팠으면 좋겠다. 거기서 오는 각성이 예술의 고귀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스크루테이프’가 아주 작은 겨자씨처럼 심어져 선한 콘텐츠가 어떤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확장할 수 있는지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했다.
아울러 카메라와 영상을 활용한 라이브 스트리밍(Live Streaming),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과감하게 허무는 이머시브 시어터(Immersive Theater) 등 기존 공연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방식을 통해, 관객들에게 실시간 라이브를 보는 듯한 높은 몰입도와 생동감 넘치는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야긴과 보아스 미니스트리는 뮤지컬과 공연을 만든 ‘야긴 컴퍼니’와 영화 등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보아스 필름’을 합친 법인으로 배우 추상미, 이석준 부부가 대표를 맡고 있다.
이 부부는 한 인터뷰에서 “야긴과 보아스 미니스트리의 목표는 크리스천들과 비신자들, 특히 크리스천 청년들이 즐길 수 있는 기독교 콘텐츠를 만들어서 보급하는 것이다. C. S.루이스라는 작가가 우리의 비전과 비슷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작가로서, 변증가로서 판타지 작품들을 썼는데, 작품들이 모두 복음을 재미있고 친숙하게 전하고 있고, 영화나 연극으로 극화할 수 있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는 기독교적 내용이지만 극으로 변환했을 때 재미와 흥미 요소가 충분하다고 생각해서 이 책을 연극화하기로 결정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