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우영 연세대 이사장 사퇴…교계 의견 반영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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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오상아 기자
신임 이사장에 김석수 전 국무총리

16년간 연세대 재단 이사장을 맡아 온 방우영(85) 조선일보 명예회장이 사퇴했다. 새 이사장에는 김석수 전 국무총리(81ㆍ사진)가 선임됐다.

연세대는 재단 정기이사회를 열어 김 전 총리를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방 이사장은 이사회가 열리기 직전 자진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5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송자(전 연세대 총장ㆍ명지학원 이사장), 이승영(대한예수교 장로회 목사) 이사의 후임으로 연세대 설립자 언더우드 선교사의 4대손인 피터 언더우드(한국명 원한석) 와 이성희 연동교회 담임목사를 각각 선임했다. 설립자의 건학정신을 지켜달라는 교계 요구를 반영한 인사로 풀이된다. 방 이사장 사퇴로 공석이 된 이사 자리는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 이어받았다.

자신 사퇴한 방 이사장은 "그간 추진해 온 송도 국제캠퍼스 건립사업이 2단계까지 완료되는 등 큰 사업들이 마무리 돼 홀가분하게 떠난다"고 밝혔다.

방 이사장의 사퇴 배경을 두고 기독교계 내 갈등과 건강 문제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방 이사장은 지난 2011년 10월 열린 이사회에서 기독교 4개 교단 파송이사 4명을 기독교계 이사 2명으로 축소하는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켜 학교 사유화 논란에 시달렸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등 교계와 연세대 신학대 동문회는 "기독교 건학이념을 훼손하고 방 고문이 이사장으로 장기집권하며 학교를 사유화 하려 한다"며 반발해 왔다. NCCK가 주축이 된 '연세대 사유화 저지를 위한 기독교 대책위원회'가 정관 개정 무효 확인 소송을 냈지만 올해 2월 기각 당했다.

일각에서는 방 이사장이 법정 공방이 일단락 된 시점에서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임 김석수 이사장은 연세대 법대 졸업 후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해 부산지법원장, 대법관,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을 거쳐 2002~2003년 총리를 지냈다.

그는 "생의 마지막 봉사 기회를 명 받은 것 같다"며 "학교와 총장의 뒷바라지를 제대로 해 국제캠퍼스 조성과 세브란스병원 육성 등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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