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협력의 유일한 통로 역할을 하던 개성공단이 사실상 기약 없는 가동 중단 상태에 들어가게 된 데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 개성공단은 그동안 남북 간 교류와 협력의 상징으로 일컬어져 왔다.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숱한 남북 간 갈등과 위기 속에서도 가동을 멈추지 않았던 것은 개성공단이 경제협력과 한반도 평화라는 커다란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북한은 3차 핵실험에 이어 유엔(UN)의 대북 제재 조치가 나오자 한미 군사훈련을 빌미로 공단 근로자의 통행을 제한하고 북한 근로자까지 철수시켰다. 북측이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 되고, 군사적 대치와도 전혀 무관한 경제협력사업까지 우리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함으로써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 그러므로 이는 전적으로 북측의 책임이다.
그러나 만일 개성공단이 이대로 폐쇄된다면 남북 모두가 불행한 결과를 떠앉게 될 것이다. 우리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를 통한 해결을 위해 끝까지 노력함으로써 남북 교류와 협력의 상징이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만은 피해야 한다. 우리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귀환 결정을 내린 것은 불가피했지만 북한이 먼저 폐쇄를 선언하지 않는 한 정상 가동을 위한 마지막 불씨만큼은 꺼뜨리지 말아야 한다.
북한은 이제라도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에 응하기를 바란다. 그것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첫 걸음이다. 빠른 시일 내에 우리 측의 통행 제한조치를 풀고 북한 근로자들을 복귀시키는 등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야 한다. 만일 북한이 금강산 사태처럼 개성공단의 재산 및 공장 시설을 동결, 몰수하는 불법적 조치를 취한다면 국제사회로부터 영원히 고립되는 더 큰 불행을 초래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개성공단이 하루속히 정상화됨으로써 입주기업들이 더 큰 피해를 입지 않기를 희망하며, 남북이 군사적 대결과 긴장관계에서 벗어나 대화와 타협을 통해 평화 통일의 길로 나아가기를 힘써 기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