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믿는 자들 많으나 따르는 자들은 많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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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CK, 2일 신년예배 및 하례회 개최
NCCK 신년예배 및 하례회가 진행되고 있다. ©장지동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강연홍 목사, 총무 이홍정 목사, 이하 NCCK)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2023년 신년예배와 하례회를 개최했다.

이날 예배는 김은섭 총회장(기독교한국루터회)의 인도로, 예배부름, 경배찬송, 시편교독(시편 8편), 고백기도, 용서의 선언, 윤창섭 총회장(기독교대한복음교회)의 대표기도, 서기 이천우 목사(기독교대한복음교회)의 성경봉독, 테너 정태성의 특송, 회장 강연홍 총회장(한국기독교장로회)의 설교, 신앙고백, 특별기도 순서로 진행됐다.

강연홍 총회장이 설교를 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나에게 배우라’(마 11:28~30)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강연홍 총회장은 “우리는 복음을 강조하다가 예수님을 상실하는 경우가 있다. 분명히 예수님은 십자가에 죽으신 것은 맞지만, 그것만을 위해 이 세상에 오신 것은 아니”라며 “이 땅에 오신 목적이 십자가 뿐이라면 수많은 사람들을 왜 가르쳤겠는가. 십자가 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인격과 그의 모든 삶도 중요하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십자가만을 가르치는 것은 그분을 무시하고 단순화 시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오늘날 예수님을 믿는다는 자들은 많으나 따르는 자는 많지가 않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우리의 믿음의 대상은 복음 이전에 예수 그리스도”라며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것이다. 복음은 예수님을 통해 종속되어 드러나는 것이다. 복음이 예수님을 가려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본문에서 예수님은 ‘나를 따르라’고 말씀하신다. 왜 많은 사람들이 배우지만 그 배움이 그들의 신앙이나 혹은 삶의 현장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가”라며 “그것은 예수님의 멍에를 메지 않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그분을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은 예수님의 멍에를 메는 일 때문에 예수님의 가르침을 배우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가르침을 배우기 위해선 예수님의 멍에를 메야 한다”며 “그렇다고 무리한 멍에를 요구하지 않으신다. 예수님의 요구는 간단하다. ‘내 멍에를 메고 나를 따르라’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말은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는 것이며, 그분의 가르침을 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총회장은 “우리가 예수님을 배우기 위해서는 먼저, 예수님의 말씀이 옳다고 믿어야 하며, 둘째로 예수님의 말씀에 수긍해야 하며, 셋째로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며 “이것이 예수님의 멍에를 매고 그분을 따르는 바른 자세”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 주님은 살아계시기 때문에 주님 앞에 나와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주님이 말씀하신 대로 주님의 멍에를 매고, 주님을 배울 때에 우리 주님께서 우리에게 참된 쉼을 주신다”며 “그리고 세상은 할 수 없지만 주님께서 하실 수 있는 능력과 지혜를 주셔서 섬기는 교회로, 모든 사회의 현장으로부터 변화되어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우리 가운데 기쁨이 넘치는 그러한 섬김이 가득하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특별기도 순서에서는 △부회장 홍보연 목사(기독교대한감리회)가 ‘창조질서의 보전을 위한 기도’ △회계 이기봉 목사(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가 ‘교회일치를 위한 기도’ △총무 하성웅 목사(한국기독청년협의회)가 ‘사회정의를 위한 기도’ △부회장 이종화 청년(감리교청년연합회)가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라는 제목으로 각각 기도했다.

성만찬이 진행되고 있다. ©장지동 기자

다음으로 성만찬 순서가 이어졌다. 이경호 의장주교(대한성공회)의 집례로 진행되었으며, 부회장 이순창 총회장(예장 통합)의 축도로 예배를 마쳤다.

이홍정 목사가 신년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이어서 신년하례회 순서에서 인사말을 전한 이홍정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2023년 새해를 맞아 우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총체적인 생명 위기의 벼랑 끝에 서 있는 지구생명공동체의 일원으로 생명살림의 복음의 사명을 새롭게 자각하면서, 생명의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만물을 새롭게 해달라는 탄원의 기도를 드린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2023년이라는 새로운 연대기적 삶의 기회를 에큐메니칼 운동을 통한 복음의 진보를 이루는 기회로 삼기 위해 고린도전서 9장 19절 이하에 나타난 사도 바울의 성찰적 고백을 우리의 실천 속에 담아내야 한다”며 “우리가 어느 누구에게도 매여 있지 않은 자유인인인가. 우리는 많은 사람을 얻으려고 스스로 모든 사람의 종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어떤 사람을 대하든지 복음을 전하기 위해 무슨 일이라도 함으로 그들처럼 되어, 어떻게 해서든지 그들 중 다만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여 그들과 다 같이 복음의 축복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며 “이 같은 성찰에 대한 책임적 응답이 십자가 아래에서 부활을 살아가는 에큐메니칼 신앙공동체의 존재적 증언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 “이웃과 자연이 경험하는 가난과 질병과 억압과 절망과 죽음에 상관되지 않은, 나의 부와 건강과 자유와 소망과 생명은 없다”며 “이 같은 영적 자각은 자발적 가난과 고통과 절망과 죽음의 길을 걸어 성문 밖으로 나아가신 주님의 생명의 좁은 길, 정의롭고 참여적이며 지속 가능한 전환을 만들어 가는 생명살림의 길로 우리를 인도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빈곤이 구조화된 세상이 만들어내는 혐오와 차별, 불평등과 배제를 넘어 정의로운 탈성장·탈자본주의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며 “다름의 경계를 넘어 인간다운 풍성한 삶을 위한 참여의 권리를 보장하는 공동체적·수평적 참여사회로 전환해야 한다. 성장의 한계를 무시하고 질주하는 인간의 탐욕의 문명이 초래한 ‘자연 없는 인간사회’라는 존재의 위기와, 생존의 기본조건을 위협하는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주적 생명 생태공동체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2023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해 아래 새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종의 심정으로 이 전환의 계기를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그리스도의 사랑의 복음 앞에 철저하게 자기 의를 쳐서 복종시키는 기회, 공동체의 재창조를 위해 내가 변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성찰하고 자신을 내려 놓는 기회, 나와 다른 지체들의 소외감을 극복하고 의미 있는 공존을 할 수 있도록 그들의 자리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포용과 환대의 기회, 내가 가진 무엇을 더 나누며 더 섬길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헌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새해를 맍아 재창조를 위한 협의회적 계약을 갱신할 것을 다짐하는 우리 가운데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생명의 하나님의 은총이 충만하게 임하시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한편, 이후 내빈소개 및 광고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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