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이 본 성혁명사(84)] 알파세대를 위한 기도

오피니언·칼럼
민성길(연세의대 명예교수)
민성길 명예교수

2023년의 새해를 맞이하면서, 우리가 성혁명의 역사를 알아보고자 하는 이유를 새삼 생각해 본다. 왜 역사를 공부하는가, 그것은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미래를 위해서이다. 미래의 무엇을 위한 것인가? 그것은 우리의 다음 세대이다. 지금 자라고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함이다. 그들을 우리는 알파세대라 부른다.

알파세대(Generation Alpha)는 Z세대의 다음 세대로서 대충 2010년대 초반부터 2020년대 중반까지 태어난 세대-유치원생에서 청소년까지-이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이후에 태어난 세대이다. 우리는 지금 그들에게 하나님께서 축복하신대로 생육하고 번성하는 세상을 물려주어야 할 사명이 있다.

지금 서구사회는 전통 기독교 문명과 가족을 근간으로 하는 문화를 파괴하고자 하는 열정에 온통 사로잡혀 있다. 그들은 동성애와 트랜스젠더를 옹호하고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억압하고, 아이들에게 성혁명의 이데올로기를 가르치려고 한다. 그러나 성혁명 이데올로기는 우리나라는 물론 현재 세계적으로도 그 부작용에 대해 각성하고 있는 사람들이 증가함에 따라 반대에 부딪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성혁명의 이데올로기를 반영하고 있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해, 뜻있는 학부모들, 기독교계, 시민단체들이 강력히 저항하였다. 우여곡절 끝에 충분하는 않지만 상당한 의미 있는 반전이 있었는데, 그 내용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①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교육에 대해서는, 강압에 대처하고 자신 보호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것 이외 다른 의미로 해석되지 않도록 한다, ② 청소년이 직면하게 될 위험이나 보호되지 않는 성적 행동의 부정적인 결과와 그 취약성, 책임을 함께 고려하여 학생들이 이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전체적으로 성혁명적 성교육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보고 환영한다.

문제는 향후 과제이다. 우리 크리스천은 성혁명적 성교육에 대해 감시할 뿐 아니라 대안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필자는 이에 대해 거시적으로, 첫째 교육과정안 및 현행 교과서 안의 혼란스러운 성혁명 용어들에 대한 개념을 정의(definition)하는 일, 둘째, 성혁명 교육이 실제로 여전히 교과서에 반영되고 있는지 여부를 감시하는 일, 셋째. 새로운 성교육 교과과정을 제시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크리스천 윤리에 입각한 성교육 가이드라인을 정립하고 나아가 새로운 교과서를 출판하는 것, 그리고 새로이 정립된 성교육에 대한 교사 교육 등이 포함된다.

그러면 크리스천 윤리에 근거한 성교육이란 어떤 것인가? 그것은 한마디로 순결교육이다.

이를 위해 반면교사로 미국의 성교육사를 참조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19세기 후반 서구사회의 성병, 매춘, 약물남용, 음주, 도시화에 따른 사회악과 병폐로부터 젊은이들과 가족과 사회를 보호하기 사회위생운동(the social hygiene movement)이 나타났다. 그에 따라 젊은이들에게 혼전에는 순결을, 결혼 후에는 정조를 지킬 것을 가르쳤다. 1913년 미국사회위생협회가 결성되어, 정치권에 영향을 미쳐, 순결교육을 공립학교 교과과정에 포함되게 하였다. 1990년대에 그런 순결교육을 “결혼까지 오로지 금욕 교육”(abstinence-only-until-marriage (AOUM) education)이라 불렀다. 이 금욕(순결) 교육에 대해 미국정부가 지원하였다. 그 지원은 부시행정부 때 최고조에 달했다가 오바마 정부 때 줄어들었으나, 트럼프 정부때 다시 증가하였다.

한편 1960년대 본격적인 성혁명에 의해 현대 서구사회의 성문화는 빠르게, 그야말로 ”혁명적으로” 변화하였다. 결혼연령이 늦어지기 시작하였고, 결혼하기까지의 긴 시간동안의 프리섹스(캐주얼 섹스) 풍조에 따라, 성병, 원치 않은 임신, 포르노, 매춘 성범죄, 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사회일각으로부터 프리섹스를 인정해야 할 수 밖에 없다면서 금욕교육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나아가 “성병과 임신으로부터 안전한 성”을 위해 “포괄적 성교육”(comprehensive sex education)을 주장하기 시작하였다. 이는 이왕 섹스를 하려면 “안전한 성”을 하도록 필요한 지식을 가르쳐주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 결과였다. 성혁명이 한창이던 1964년 미국에서 창립된 The Sexuality Information and Education Council of the United States(SIECUS)가 포괄적인 진보적 성교육으로의 변화를 주도하였다. 이는 보수적 성교육을 주장하는 ASHA에 도전하는 것이었다. 결국 이 방침은 가능한 한 어려서 그리고 가능한 많이 그리고 자세히 성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으로 진화하였다. 당시 이들은 강한 비판도 받았는데, "학교가 설익은 섹스를 가르치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의미에서 였다. 여기에 어느 틈에 LGBT에 대한 교육이 끼어들었다.

미국사회위생협회는 2012년 미국성건강협회(The American Sexual Health Association. ASHA)로 개명하였지만, 지금도 여전히 순결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 순결(금욕) 이외에 추가적으로 적절한 기초 건강 지식(생식의학, 성위생, 성병예방 등)을 가르치는 교과과정으로 “금욕-플러스 교육”이라는 개념이 등장하였다. 포괄적 성교육은 안전한 성과 피임을 위한 교육이라면, “금욕-플러스 교육”은 전통적 성윤리에 근거한 교육이라는 점에서 확연히 구별된다.

현재 미국에서 이 두 성교육 프로그램은 경쟁적이다. 그러나 현재 학부모들의 요구에 따라 “결혼 전까지 오직 금욕(AOUM) 교육”이 전적으로 우세하다. 즉 부모들이 결국 자녀 성교육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우리 한국의 크리스천 내지 한국의 학부모들은 이 두 상반되는 교육 방침에 대해 어느 편을 주장하여야 할까? 결론은 당연히 금욕-플러스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이는 우리 전통적 성윤리와도 합치한다.

이를 위해 우리 크리스천은 많은 투자를 하여야 한다. 성혁명적 교육은 이미 오랫동안 상업적으로 정치적으로 지원을 받아 왔다. 한국교회는 이에 대항하여, 지금부터라도 올바른 성교육을 위한 투자를 하여야 한다. 해외선교도 중요하지만, 이제 우리의 알파세대를 위한 국내선교에 힘을 쏟아야 한다. 새해에는 성교육에 의미 있는 발전이 있기를 기도한다.

#민성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