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한남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어요. 훌륭한 제자들이 또 훌륭한 제자를 길러내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던 지난 연말, 한남대에 87세의 원로 교수로부터 뜻밖의 선물이 도착했다. 그저 ‘’한남대와 학생들을 위해 요긴하게 쓰시라“는 메시지와 더불어 현금 2억 원을 선뜻 입금했다. 학교측은 정중히 모셔서 감사를 표하는 전달식을 열고자 했으나 끝끝내 고사했다.
선물을 보낸 주인공은 20여 년 전 정년퇴직한 서초순 교수다. 그는 1979년 한남대에 교수로 임용돼 영문학과와 영어교육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2000년 퇴직했다. 그 후로 2010년까지 10년간 명예교수 생활을 하며 교단에서 제자들을 길러냈다.
서 교수는 한남대 사범대학 영어교육과의 효시이기도 하다. 과거 야간대학에 있던 영어교육과를 독립학과로 세웠고, 본인이 적극 지원해 영문학과에서 영어교육학과로 소속을 옮겨 퇴직 때까지 영어교육과를 크게 성장시켰다. 서 교수에게 배운 제자들 상당수는 전국 곳곳의 중·고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영어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퇴직 후 고향인 경기도에서 생활하면서도 서 교수는 한남대에 대한 그리움을 늘 마음 한켠에 갖고 지냈다고 했다. 서 교수는 “대전은 아무런 연고가 없었지만 한남대와의 인연으로 30여 년을 대전에서 지냈다. 기독교대학이고 가족적인 분위기의 한남대에 평생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어려운 학생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에 오래전부터 장학금을 주기 위한 계획을 갖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학교가 제2의 도약을 위해 추진 중인 ‘한남도약 캠페인’에 뜻을 같이하며, 인재 양성을 위한 ‘한남사랑 기금’에 준비한 2억 원을 기탁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남대는 과거부터 중부권 최고의 대학으로 평판이 높았다. 학생들이 좋은 대학에서 좋은 교수님들께 교육을 받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해서 학교발전에 기여하고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재가 되길 기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