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이 끝나가는 엔데믹이 되어가면서 그동안 우리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마스크의 생활화, 모임의 어려움, 거리 두기, 배달 문화 활성화 등 사회 공동체의 변화가 눈에 띈다. 교회 공동체에 있어서도 몇 가지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 온라인 예배의 등장, 찬양대 마스크 착용, 교회 취식 금지 등 그동안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일이 실제적으로 일어났다.
예배는 모여서 현장 예배를 드려야만 한다고 주장하던 분들도 현실적인 여러 이유로 장기적인 온라인 예배에 점차 순응해가고 있다. 물론 제가 만났던 몇 분은 아직도 온라인 예배의 보수적 견해를 계속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예배 공동체의 표면적인 변화는 사실 이제부터 일어날 변화에 비하면 예고편에 그친다. 우리에게 더 많은, 더 큰, 그리고 더 놀라운 변화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의 실제적인 변화는 우선 사회적 변화와 맥을 같이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사회 공동체원으로 함께 살아가기 때문이다. 갈수록 인구는 줄어들고 있으며, 한국의 신생아 수가 OECD 최하 수치를 발표했다. 이는 교회 공동체의 근간인 성도 수의 급격한 감소를 의미한다. 지금 주일학교를 비롯한 중고등부 학생회의 숫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며 교회마다 위기의식을 가지고 탈출구를 마련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응 방법이 없다. 앞으로 10년 후엔 지금의 주일학교나 학생부 숫자마저 반으로 줄어들 것이 명약관화하다.
또 한 가지 변화는 지난 세월 동안 서서히 우리 교회의 문제로 등장해왔던 다음 세대의 교회 인식이다. 예전 설명에 의하면 자금 다니고 있는 신앙의 학생들이 10년 후 계속 신앙생활을 할 가능성이 50% 정도밖에 안 된다는 보고가 있다. 자의 반 타의 반 부모의 강요나 설득에 이끌려 신앙생활을 하는 자녀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들어 교회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좋지 않다 보니 다음 세대들이 교회에 대한 긍지를 갖는 일은 점점 약화 되어갔다.
마지막으로 교회 리더의 부재가 가속화되고 있다. 점점 교회 공동체를 이끌어갈 사명자와 지도자가 줄어들고 있다. 최근 여러 신학교의 미달 사태는 수년 전 예고된 일이지만 갈수록 신학 공부를 하고 목회자나 선교사 또는 사역자가 될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증거다. 교회 목회자가 되는 일이 더 이상 사명감만으로는 목적의식을 갖기 어려운 시대가 되어 헌신하지 않으려는 것이 대체적인 추세다. 세계적인 경향이긴 하지만 우리나라는 부흥의 시대 이후에 더 심한 것 같이 보인다.
이 모든 상황은 실제 현실로 우리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강하게 요구받고 있다. 오래전에도 교회 공동체와 관련한 여러 징조들에 대한 위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실제적인 데이터들이 우리를 낭떠러지로 강하게 밀고 있다. 이 위기의 상황을 돌파할 돌파구가 있을까? 우리에게 선물로 주어진 ‘믿음’을 바탕으로 이제 실제적인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그리고 냉철함으로 준비하고 시대를 거스르는 용기와 열정이 동반된다면 새로운 유럽의 교회와는 다른 교회사를 써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지금의 위기를 이겨낼 힘은 하나님이 주시는 영적 회복밖에 없다. 영적인 힘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나오며 하나님과 만나는 통로는 기도와 말씀과 찬양이다. 이 세 가지는 예배의 중요한 요소이므로 결국 우리의 힘은 살아 계신 하나님을 경배하는 것으로 출발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교회는 예배를 드리기 위해 모인 그리스도인 공동체다. 그리고 교회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하나님께 예배 드리는 것이다. 예배를 잘 드리는 교회가 참된 교회다.
하나님은 우리를 영광 돌리기 위한 예배자로 창조하셨다(사 43:21), 이것은 우리 삶이 전적으로 예배의 삶이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고전 10:31). 이것이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가장 큰 본질이다. 위기의 시대에는 본질을 돌아봐야 한다는 말이 있다. 건축이 잘 못되었을 때는 도면의 설계와 기초를 살펴보는 것과 같이 예배 공동체의 위기는 예배의 본질을 되돌아봐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제대로 예배 드리고 있는 것인지, 왜 젊은 다음 세대들이 예배를 드리기 싫어하고 교회를 떠나는지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우리의 교회가 어떻게 예배의 본질을 회복시켜야 하는가? 예배자들은 어떻게 예배하는 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참된 예배자인가? 올 한해는 이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시간이다. 이것은 우리 모두의 생각이며 교회를 사랑하는 그리스도인들의 공통된 고민일 것이다. 이 예배의 본질 회복과 참된 예배자로 다시 서는 일에 집중할 때 하나님의 성령님께서 우리를 도와주시고 모든 일을 합력해서 이루실 것이라 믿는다(롬 8:28).
예배의 회복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첫째는 성경적 예배의 본질이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예배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에는 예배의 본질이 잘 나와 있다. 예배가 무엇인지, 어떻게 예배해야 하는지, 그리고 왜 예배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으며, 예배의 대상이신 하나님이 어떻게 예배 받으시기 원하시는지, 어떤 것을 좋아하시고 기뻐하시는지 그리고 어떤 것을 싫어하시는 지가 매우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성경 말씀을 잘 읽고 그대로 따라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말씀을 가까이하는 것이 예배에 본질을 깨달을 수 있는 지름길인 것이다.
두 번째는 비본질의 변화다. 예배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하나님 말씀이 변하지 않기에 예배 또한 변할 수 없다. 하지만 예배의 비본질적인 부분은 계속 변해야 한다. 변한다는 것은 참된 예배가 될 수 있도록 성령님이 주시는 지혜와 성경 말씀을 기초로 예배의 역사와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다. 조선시대 입었던 옷을 지금 입고 다닐 수 없듯이 차를 이용하는 지금 시대에 마차나 수레를 타고 다닐 수 없는 것과 같다. 세월과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배의 비본질적인 요소들은 하나님이 주시는 때와 역사를 따라 변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