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는 최더함 박사(Th.D. 바로선개혁교회 담임목사, 개혁신학포럼 책임전문위원)의 논문 ‘구원론’을 연재합니다.
“이르시되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막 1:15)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노라 듣는 대로 심판하노니 나는 나의 뜻대로 하려 하지 않고 나를 보내신 이의 뜻대로 하려 하므로 내 심판은 의로우니라”(요 5:30)
“이런 일을 행하는 자를 판단하고도 같은 일을 하는 사람아 네가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줄로 생각하느냐, 혹 네가 하나님의 인자하심이 너를 인도하여 회개하게 하심을 알지 못하여 그의 인자하심과 용납하심과 길이 참으심이 풍성함을 멸시하느냐, 다만 네 고집과 회개하지 아니한 마음을 따라 진노의 날 곧 하나님의 의로우신 심판이 나타나는 그 날에 임할 진노를 네게 쌓는도다.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그 행한 대로 보응하시되, 참고 선을 행하여 영광과 존귀와 썩지 아니함을 요구하는 자에게는 영생으로 하시고, 오직 당을 지어 진리를 따르지 아니하고 불의를 따르는 자에게는 진노와 분노로 하시리라”(롬 2:3~8)
1. 하나님의 요청에 순종한 사람들
이번에도 회개에 대해 논합니다. 알다시피 구원을 위한 모든 일들은 위로부터 주어지는 하나님 은혜의 선물들입니다. 하나님이 일방적으로 정하시고 계획하신 일들을 자녀들의 구원을 위해 실행하시는 일들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세상 만민에게 회심을 위해 분투노력하라고 명하십니다. 자신의 추악하고 부패한 상태를 직시하고 그러한 모든 원인이 자신의 죄에 있음을 깨달아 죄에 대해 애통하며 모든 악을 버리라, 회개하라고 요구하십니다.
회개하라는 히브리어 ‘슈브’라는 단어만 해도 구약 성경에 무려 1,050회나 등장합니다. 이러한 요청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부했지만 하나님의 사람들은 진심으로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회개하였습니다.
아브라함은 기근의 때에 하나님과 어떤 변론도 없이 스스로 결정하여 애굽에 내려갔다가 아내를 잃어버릴 뻔한 위기를 맞고서야 다시 벧엘로 돌아와 제단 앞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회개하였습니다(창 13:4).
욥은 네 명의 친구들과 변론을 벌이다가 하나님의 질책을 받고 “내가 스스로 한하고 티끌과 재 가운데서 회개하나이다”(욥 42:6)고 고백했습니다.
무엇보다 회개의 강력한 모범은 다윗에게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의 시편 51편은 대표적인 참회의 시로 유명합니다. 그는 이 시에서 회개에 대한 전 과정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① 먼저 1~3절에서 다윗은 죄에 대한 자각을 표현합니다. 다윗은 자신의 간음을 질책하는 선지자 나단 앞에서 자기 죄를 직시하고 깨닫습니다. 회개는 죄를 깨닫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② 4~5절에서 다윗은 죄의 고백을 올립니다. 여기서 그는 자신이 지은 특정한 죄뿐 아니라 “내가 죄악 중에 태어났다”며 자신의 타고난 죄 성까지 인정하고 있습니다.
③ 6~9절에서는 죄 사함을 위한 기도를 올립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정결케 하시고 씻겨 주시어 자신의 모든 죄악을 도말시켜 달라고 간청합니다.
④ 그리고 10~12절에서 다윗은 자신의 깊은 내적 소생의 체험을 구합니다. 자신의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해 달라고 구합니다. 구원의 즐거움을 회복시키시어 자원하는 마음을 갖게 해 달라고 간청합니다.
⑤ 13~15절에서는 소망을 노래합니다. 주의 은혜로 말미암아 죄인들이 돌아오고 하나님을 찬송하고 주의 말씀을 전파하는 소망을 고백합니다.
⑥ 마지막으로 16~19절을 통해 다윗은 진정한 참회자의 태도가 무엇인가를 정의합니다. 그것은 ‘상한 심령’이며, ‘통회하는 마음’입니다. 그러한 참된 회개만이 주께서 인정하시는 의로운 제사이자 온전한 번제라고 규정하며 참회의 시를 마감하고 있습니다.
다윗의 참회 시는 회개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우리에게 잘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에스겔 선지자와 예례미야 선지자의 외침에서 우리는 참된 회개가 무엇인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18장 30절의 말씀입니다.
“내가 너희 각 사람의 행한 대로 국문할지라 너희는 돌이켜 회개하고 모든 죄에서 떠날지어다 그리한즉 죄악이 너희를 패망케 아니하리라”(겔 18:30)
“내가 돌이킨 후에 뉘우쳤고 내가 교훈을 받은 후에 내 볼기를 쳤사오니 이는 어렸을 때의 치욕을 지므로 부끄럽고 욕됨이니이다 하도다”(렘 31:19)
이러한 것들을 종합하면 참된 회개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① 먼저, 자신의 죄과를 인정해야 합니다. 예레미야 선지자는 “너는 오직 네 죄를 자복하라”(렘 3:13)고 요청합니다.
② 자신의 죄를 뉘우쳐야 합니다. 고래 뱃속에서 요나는 “구원은 여호와께 속한 것”(욘 2:10)이라고 고백하고 회심을 체험합니다. 그러나 그는 니느웨의 백성들에게 복음을 전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기를 싫어하고 3차례나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낫다”(4:3, 8, 9)며 고집을 부렸습니다. 그만큼 죄인은 자신의 죄과를 인정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③ 악한 생각과 행동을 버려야 합니다. 행동은 생각에 의해 좌우됩니다. 어떤 생각을 하느냐는 어떤 것을 바라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 생각에 사로잡히고 십자가를 바라보면 주님 생각에 사로잡힐 것입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악인은 그의 길을, 불의한 자는 그의 생각을 버리고 여호와께 돌아오라”(사 55:7 상)고 소리쳤습니다.
④ 다음으로 참된 회개는 전 존재가 하나님에게로 돌아와야 하는 것입니다. 요엘 선지자는 이 방향전환을 두고 “마음을 찢고 하나님에게로 돌아오는 것”(욜 2:13)이라고 하였습니다. 결국 회개는 하나님에게로 돌아섬이요, 이 돌아섬은 마음을 완전하게 개조하는 것을 말합니다. 지금 당장, 스스로 이제부터라도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겠다고 다짐하고 결단해 보세요. 세상의 것에 미련을 버리고 ‘사나 죽으나 오직 주를 위해’라고 속으로 외쳐 보세요. 여러분과 함께 동거하는 성령 하나님의 기뻐하심이 분명하게 들리실 것입니다.
⑤ 마지막으로 참된 회개는 고쳐먹은 마음이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이 마음이야말로 새롭게 창조된 마음입니다.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 하나님은 다윗의 입술을 통해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른다”(시 23:6)고 약속하셨습니다. 또 하나님은 다윗을 통해 이런 마음으로 자신에게 예배하기를 원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여호와께 그의 이름에 합당한 영광을 돌리며 거룩한 옷을 입고 여호와께 예배할지어다”(시 29:2). 하나님에게 예배하기를 즐겨하는 마음보다 더 아름다운 마음이 없습니다. 이 마음이 바로 참된 회개의 결정적인 증거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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