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전쟁 10개월 크리마스마스 앞둔 우크라 아동 기록해

세이브더칠드런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영국에 거주하는 아동과 가족의 삶을 기록한 사진을 발표했다. 사진은 전쟁의 스트레스로 흰 머리가 나기 시작한 크리스티아나.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지난 2월 24일 시작돼 10개월 가까이 계속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아동 수백만 명이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떠나 낯선 곳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됐다. 현재 약 800만 명에 가까운 우크라이나 난민이 유럽 국가로 피난했으며 이 중 40%가 아동으로 추정돼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가장 큰 난민 사태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에 남기로 결정한 650만여 명 도 분쟁으로 집을 떠나 국내 실향민으로 겨울을 나게 됐다. 많은 이들이 영하의 날씨에 정전과 숙소 부족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영국에 거주하는 아동과 가족의 삶을 기록한 사진을 발표했다. 우크라이나의 유명 사진작가 아나스타냐 블라소바, 알리나 스묵코, 니나 솔로구벤코가 포착한 사진은 전쟁 이후 직면한 새로운 현실 속에서 겪은 가슴 아픈 어려움을 담는 한편 연말을 맞이한 우크라이나 아동의 일상과 꿈, 희망을 보여준다..

우크라이나 크이우에서 온 8세 소녀 크리스티아나(가명)은 지난 겨울 분쟁이 한창이던 우크라이나 부차의 지하 대피소에서 가족들과 함께 대여섯 시간 넘게 비처럼 쏟아지는 폭격을 견뎌야 했다. 아동의 엄마인 옥사나(가명)씨는 “이제 고작 8살 된 아이의 머리가 (전쟁에 대한 스트레스로) 백발이 되었다. 아이에게 말을 하진 않지만 머리를 묶어줄 때마다 눈물이 터져 나온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 그런(폭격) 장면을 봐야 했다. 혹시라도 집이 무너지기라도 한다면 산채로 묻힐지 모르는 지하실에 앉아 있자니 너무나 무서웠다. 그런 순간이 오면 나 자신은 어떻게 되든 아이들이 걱정된다”고 했다.

크리스티아나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가족의 사진은 지난 10개월간의 전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아동 750만 명의 삶을 보여준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발표에 따르면, 공습, 미사일, 폭격을 비롯한 지속적인 공격으로 지난 2월 이후 아동 402명이 사망하고 739 명이 평생 동안 짊어져야 할 부상을 입었다. 과소 보고로 인해 실제 아동 피해 수치는 훨씬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아홉 살 소녀 마샤(가명)는 지난 6월 크이우에 발생한 공습 이후 가족들과 피난을 떠나 현재 영국 해안가 마을에 정착했으나, 아동의 아빠는 여전히 크이우에 남아 있다. 마샤는 “아빠가 여기로 올 수 있으면 좋겠다. 아니면 최소한 통화라도 하고 싶다. 아빠는 항상 제가 그리는 모든 것들이 현실이 된다고 했다. 전 가족이 모두 함께할 수 있기를 바라는 그림을 그린다. 다음 여름에는 다 함께 바닷가에 가면 좋겠다”며 아빠에 대한 그리움을 전했다. 아이는 크리스마스에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평화”라고 답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우크라이나 사무소장 소니아 쿠쉬는 “10개월 가까이 아이들은 집과 학교가 공격 받는 것을 목격하고 가족과 친구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것을 경험했다. 전쟁을 경험하면서 얻게 된 심리적 피해를 절대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아동의 회복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동 스스로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스릴 수 있도록 적절한 지원이 제공되어야 한다. 전쟁으로부터 회복하기 위해선 대처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전쟁이 길어지는 만큼 전례 없는 강도의 폭력이 아동에게 가해지고 있다. 이번 크리스마스가 아이들이 전쟁 속에서 경험하는 마지막 크리스마스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이웃 국가에서 피난민 가족과 아동의 생명을 구하고 피난 중에도 존엄하게 살아갈 권리를 지키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에서 주거, 식량, 긴급 현금, 아동보호, 심리사회적 지원, 신생아 위생 키트 등 인도적지원을 진행 중이다. 또한 아동의 교육권을 지키기 위해 우크라이나 교육부와 협업해 원격 교육을 제공하며, 우크라이나 내에서는 교육 키트를 배포하고 있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앞서 2월 28일 1차 긴급구호 기금 20만 달러를 시작으로, 3월 8일과 4월 5일 세 차례에 걸쳐 총 70만 달러(한화 약 8억 5,200만 원) 기금을 우크라이나 현지 대응을 위한 기금으로 지원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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