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에 있어서 소수계에 우대 혜택을 주는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의 위헌 여부를 연방대법원이 심리 중이다. 이 혜택에 따르면, 동일한 성적을 받았더라도 흑인이거나 동양인 등 소수인종이면 해당 대학 입학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법안은 소수계 우대와 대학 내 인종 다양성을 위해 1960년대에 도입됐지만 소수인종의 수학 능력과 학력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백인들로부터는 역차별적 정책이라는 공격을 받아 왔다. 동일한 성적을 받았어도 백인일 경우 소수인종에게 입학 자리를 빼앗기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1978년 어퍼머티브 액션이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합헌 판정을 했고 이어 2003년에도 이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2008년 텍사스의 명문대인 텍사스주립대에 입학하려던 아비게일 피셔 양은 자신이 백인이라는 이유로 소수 인종에게 입학 자격을 빼앗겼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텍사스 지방법원과 항소법원은 어퍼머티브 액션이 합헌이라 판정했지만 피셔는 이 문제를 연방대법에 제소했고 대법은 이를 심리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경우에는 사실상 어퍼머티브 액션이 폐기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현재 9명의 대법관의 진보 대 보수 성향은 4대 5라 볼 수 있다. 이것만 해도 폐지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전 법무부 차관 출신으로 이 법안과 직접 관련된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을 제외한 8명이 이를 심리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진보 대 보수의 비율은 3대 5가 된다. 보수에 포함되지만 중도적 성향이 강한 앤소니 케네디 대법관은 2003년 이미 어퍼머티브 액션에 반대한 인물이라 이번에도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당초, 어퍼머티브 액션과 관련해서는 29일 경 대법원이 판결을 내어놓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연방대법원은 이날 아무런 판결도 발표하지 않았다. 소수계 우대 뿐 아니라 인종 차별, 역차별 문제까지 거론된 사안인 만큼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