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제 멜빈대학교가 서서히 자리 잡히고 4년제 B.A과정도 시작되고 하니, 이러 저러한 큰 사람들이 들어오려고 한다. 이름을 올려달라든지, 봉급을 얼마 주는가! 라든지 하는 것들이다. 성장하고 발전하는 데에 생겨지는 현상 같은 것들로 생각된다. 당연한 과정이라고 받아들이려고 한다.
그런데 큰 사람들이 들어오려는 것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들이 바라는 것을 충족시켜주지 못 하는 우리의 입장이다. 어떻게 보면 연못은 커졌는데(Hardware), 아직 그런 큰 사람들을 받아들일 내부적인 것이(Software) 준비 안 되어 있는 것이다.
우선 들어오려고 하는 사람들은 세 가지를 우리에게 제시한다: 비행기표, 월급, 그리고 숙소이다. 대개 미국이나 영국, 그리고 한국에서 오려고 하는데, 왕복 비행기표 요청은 이해가 된다. 대학이니 그 정도는 못 해줄까 생각들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월급이 상당히 문제가 되고 있다. 영국에서 오려는 교수들은 대개 옥스퍼드 출신들인데(우리 명예총장을 통해 소개받는 사람들), 마치 영국의 파운드로 계산하여 요구하는 듯하다. 영국 파운드는 미국 달러보다도 훨씬 비싸서 상당한 부담이 된다.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여기 현지인들 봉급의 10배를 생각하는 것 같다. 세 번째는 숙소인데, 그나마 남자 교수 같은 경우는 쉬운데, 여자 교수가 올 경우는 숙소 준비가 또 엄청나게 부담이 되고 있다.
또 하나 고려사항은 신입생에 대한 것인데, 어쩌면 위의 문제와 직결된다고도 볼 수 있겠다. 여기는 아프리카라는 기본적인 특수성에, 가난한 아프리카에 있는 대학, 그리고 더 나아가 그것도 아주 시골에 있는 학교이다. 여기 학생들도 외부에서 자기들을 black continent(검은 대륙)라고 명명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만큼 살기 어려운 곳이 아프리카라는 뜻이겠다.
그래서 나는 외부 사람들에게 우리 학교를 소개할 때, 항상 ‘아프리카에 있는’ 대학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대개 사람들은 멜빈대학교라고 하면 미국이나 한국이나, 또 다른 나라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미국 대학들처럼 부자인 것으로 상상하는 것 같아서이다.
학교를 발전시키는 것과, 또 그 반면에 재정적 부담이 있는 것이 우리의 주요 걱정거리이다. 그래서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여기 현지의 교수들과 학교 직원들은 아프리카 외에 다른 나라에 가본 적이 없는 터라, 적은 봉급으로도 만족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근무한다. 왠고 하니 교수나 직원 한 명 뽑는데도 20대 1의 경쟁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만큼 직장구하기가 힘듣 것이 여기의 현실이다.
큰 물고기 들어왔으면 하고 기대할 땐 언제고, 이제 그렇게 되니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되는 듯하다. 하지만 이렇게 된 것은 학교가 그만큼 발전했다는 것도 돼는 것이니 감사한 고민이기하다.
#서병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