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원 교수(총신대 신대원 역사신학)가 최근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홈페이지에 ‘도둑정치와 도둑목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서 교수는 “도둑질은 목적이 바르더라도 그 자체는 약탈 죄에 해당한다. 십계명만 금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 통념상에서도 범죄로 취급한다”며 “그에 상응하는 형벌은 무게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민사소송이든 형사소송이든 남의 것을 강탈하는 짓은 사악한 짓”이라고 했다.
특히 “권력을 쥐고 있는 자들이 권력을 이용하여 국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것을 자신의 사금고를 채우는 자들이다. 여기엔 합법을 가장하여 국민의 세금을 자신의 욕망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도 포함된다”며 “도둑정치인(kleptocrat)은 정치권력을 악용해 공공 자산과 국민 세금을 약탈하는 자”라고 했다.
그는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말도 있는데 요즘 뻔뻔한 도둑정치인들에겐 아무 의미가 없다. 도리어 순전하고 정의로운 자들이 국가 권력에 의해 핍박을 받고 있다고 항변한다”며 “명백한 증거가 있어 최종판결을 받았어도 양심의 법정에서는 무죄라고 대범하게 말한다. 후진국 시절에는 증거 조작까지 있어서 정적을 제거하는 수단이 되거나 눈감아주는 사례가 없지 않았지만 지금과 같은 세상에서 증거조작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도 은폐와 삭제와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자신들의 악행을 덮어버리려는 일들은 버젖이 발생하고 있다. 법을 공의롭게 사용하고 진리는 가릴 수 없다는 최소한의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누가 건설할 것인가”라며 “법을 다루는 자들이어야 한다.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래야 사회적 질서가 회복되고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슬프게도 도둑목회자도 있다. 교회 헌금을 빼돌리는 일만이 아니다. 타 교인을 뺏는 일도 이에 해당된다. 왜 그런 일이 벌어지나? 물리적 이익 때문”이라며 “교인수가 많아야 그만큼 사람들에게서 받는 명성과 금전적 이익이 확대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목사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교회의 공공자산과 헌금을 사적 유익을 위해 이용하는 일도 있다. 때로 치리회가 이러한 일에 공범이 되기도 한다”며 “사람들의 것을 약탈하는 것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한 자들도 무지기수이다. 그런 일을 방지하고 권면하고 공정과 정직한 목회를 해야 할 자들이 도리어 그런 일에 간여하고 있다면 경건을 이익의 재료로 삼는 나쁜 목회자”라고 했다.
그는 “목회자는 행복한 사람이다. 예수 그리스도 구원의 복음을 전하여 죄인들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만드는 일에 쓰임 받는 자이기 때문”이라며 “도둑이 변하여 자선사업가로, 강도가 변하여 사람 살리는 자로, 살인자가 변하여 영혼 구령자로, 부정한 일에 간여하는 자를 성결과 화평을 추구하는 자로 바꿀 수 있는 것은 복음만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자기도 들어가지 않으면서 천국에 들어가고자 하는 자를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는 불한당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진리를 헐값에 파는 자들도 도둑목회자”라며 “피 흘리는 아픔을 감수하고 손가락으로 친히 쓰셔서 두 돌 판을 주시기까지 하신 주님의 희생을 헛된 것으로 만들어서야 그 죄 값을 어떻게 감당하겠는가”라고 했다.
아울러 “하나님은 반드시 선악 간에 심판을 하시는 분이시다. 육체를 위하여 심어 육체로부터 썩을 것을 가두는 자가 아니라 성령을 위하여 심음으로 성령으로부터 영생을 거두는 복된 자가 되어야 한다”며 “그러므로 하나님 보시기에 정직하고 거룩하고 의로운 모습으로 정도를 걷는 참 목회자, 참 성도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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