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이사를 하면 그 지역교회(자신에게 맞는 설교와 모임을 가진)에 등록해 섬겨야 하는 것이 옳다고 믿습니다. 문득 꼭 그래야 하는 성경의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옛날에 제가 포항에서 기독교대학을 다닐 때 서울 특정 교회에서의 제자훈련이 제가 속했었던 선교공동체 멤버들에게 유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떤 선배는 "포항에서 서울까지, 그것도 매주 주말 이틀을 할애하니 무슨 미친 짓이냐. 너 학생 아니냐?"라며 만류했습니다. 반면에 해당 훈련을 받던 선배들은 한결같이 "그만한 가치가 있으니까 내 시간, 물질, 에너지를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라면서 매주 서울로 갔습니다. 둘 중 어느 쪽이 옳은지 조금 혼동됩니다.
[답변]
교회를 선정하는 첫째 이유부터 분명히 정리되어야 합니다. 제기한 질문의 내용이 조금 잘못되었다는 뜻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를 먼저 선정한 후에 이왕이면 집 근처의 가까운 교회에 가야 한다"가 옳은 진술입니다. 교회 선택의 첫째 기준은 반드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여야 하지 집과 교회와의 거리가 될 수는 결코 없습니다. 성경의 정통 진리를 가르치며 그리스도 십자가 구원 사역에만 전념하면서 성도 간의 사랑의 공동체를 세워서 이웃에게 주님의 사랑을 베풀고 순전한 복음을 전하는 교회부터 먼저 골라야 합니다. 그런 교회가 집 근처에 없다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올바른 교회를 찾아가야 합니다.
그런 중에 이왕이면 집 근처 교회를 선택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아무래도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주일 하루를 더 알차게 보낼 수 있기 때문이며, 교회의 여러 주 중의 사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일도 용이해지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예배, 성경 공부, 기도, 찬양, 교제, 전도, 선교, 이웃 봉사 등 하나님께 받은 특정한 소명이 있습니다. 지역사회를 섬겨야 하고 근처 이웃부터 전도해야 하려면 자기 동네 교회에 출석하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평소에 친밀한 교제가 있어서 서로의 사정을 잘 아는 성도들끼리 모여야 함께 권면, 도전, 기도, 위로, 동역이 잘 이뤄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통교회 중에 가까운 교회를 택해서 섬기는 것이 정답이 됩니다.
성경 말씀에서 근거를 찾을 필요가 없는데, 초대교회들이 당시 상황에선 전부 지역교회로 세워질 수밖에 없었고 신자들도 집 근처의 교회에 출석해야 했습니다. 아직은 이단이 교회 안에 침투는 했어도 따로 자기들 교회를 세우기 전이라 굳이 옳은 교회를 분별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이 문제는 너무나 당연한 사안인지라 따로 말씀으로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굳이 관련 성경 말씀을 찾자면 우선 가장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이었던 행2:43-47이 간접적으로 자기 동네 교회를 뜻합니다. 또 에베소서 4:11-16에서 말하듯이 각 직분자들을 세우고 그들의 섬김을 통해서 모든 성도가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자라가려면 지역교회의 형태를 갖출 수밖에 없고 성도도 자기 지역의 교회를 섬겨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디모데전서나 디도서 같은 목회서신의 교회가 행할 일들과 직분자들을 세우는 규정을 보면 간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딤전3, 5장, 딛1:5-9)
반면에 선교훈련, 제자훈련, 기도훈련, 성경연구 같이 특정한 사역을 집중적으로 단기간에 교육 훈련 양성하는 전문 기관은 지역사회 교회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멀리 떨어져도 주일 외에 따로 시간을 내어서 출석교회와 무관하게 참여하면 됩니다. 그래서 그런 기관(para churches)들은 아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에는 주일에 모이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첨언 하자면 학생의 본업은 공부와 취직 준비입니다. 하나님이 학생에게 바라는 일이기도 합니다. 신자라면 당연히 또 우선적으로 그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래서 지역교회를 주일에 섬기고 나머지 시간은 학생의 본분에 충실해야 합니다. 대학 때부터 전임 사역자로 부름을 받아서 평생을 헌신하려고 결단한 자가 아니라면 말입니다. 또 그런 자는 당연히 신학대학(원)에 진학해야 하고 또 꼭 필요하다면 주일에도 지역교회 출석 대신에 그런 훈련을 받아도 됩니다.
신자가 집 근처 교회를 섬겨야 할 이유를 예수님 말씀 한마디로 결론짓겠습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마22:37-40)
2022/11/28
* 이 글은 미국 남침례교단 소속 박진호 목사(멤피스커비우즈한인교회 담임)가 그의 웹페이지(www.whyjesusonly.com)에 올린 것을 필자의 허락을 받아 게재한 것입니다. 맨 아래 숫자는 글이 박 목사의 웹페이지에 공개된 날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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