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가 이끄는 삶(야고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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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예배자는 삶에서 그리스도가 드러나는 사람입니다.(36)
가진수 교수

그리스도인들이 가장 많이 받는 비판 중 하나는 위선적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의 믿음과 행위가 다를 때 그렇습니다. 예배 시간에 아름다운 언어로 하나님을 찬양하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 차 앞을 갑자기 가로막는 차 운전자에게 고함을 질러대기도 합니다. 위선이라는 문제는 기독교 그 자체의 역사만큼 깁니다. 교회가 태동되고 몇 년 지나지 않아 야고보는 자신의 믿음대로 살지 못하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편지를 썼습니다. 야고보는 이 편지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믿음이 실제 하나님이 드러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조언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친동생으로 알려져 있는 야고보는 초대교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처음 주님이 그리스도이심을 거부했습니다. “이는 그 형제들까지도 예수를 믿지 아니함이러라”(요 7:5) 하지만 나중에 예루살렘 교회의 중요한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야고보의 지도력에 대한 중요한 일화는 사도행전 15장에서 찾을 수 있으며, 당시 그는 이방인에 대한 선교를 변호하고 있었습니다. 야고보는 열두 사도 중 한 사람은 아니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초대교회의 토대를 놓은 그의 역할로 인해 사도로 불릴 수 있습니다.

야고보서는 시험과 도덕, 선한 일, 공평함, 기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많은 그리스도인들을 실제적인 삶의 예배로 인도하고 있습니다. 예배는 그리스도인의 삶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므로 야고보는 진실한 믿음이 예배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예배는 영적 훈련이며 개인과 회중 기도, 설교, 가르침, 치유, 고백, 그리고 다양한 교회 모임에서의 예식을 통해 하나님과 그의 백성은 예배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교제합니다. 예배는 의로우며 진실한 것으로, 의로운 믿음과 예배는 하나님의 의로우신 성품에서 나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시험을 허락하십니다. “내 형제들아 너희가 여러 가지 시험을 당하거든 온전히 기쁘게 여기라”(약 1:2) “시험을 참는 자는 복이 있나니 이는 시련을 견디어 낸 자가 주께서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에게 약속하신 생명의 면류관을 얻을 것이기 때문이라”(약 1:12) 하지만 하나님은 시험하지는 않으십니다. “사람이 시험을 받을 때에 내가 하나님께 시험을 받는다 하지 말지니 하나님은 악에게 시험을 받지도 아니하시고 친히 아무도 시험하지 아니하시느니라”(약 1:13) 하나님은 너그러우신 분이시며(약 1:5), 선하시고 변치 않으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약 1:17). 그분은 우리 마음에 굳게 새겨진 구원의 원천이십니다(약 1:21). 그러므로 우리의 고난과 시험은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증표이며 축복의 열쇠입니다.

야고보서에서 가장 잘 알려진 부분은 믿음과 사역에 대한 논쟁인 야고보서 2장입니다. 겉으로 보면 야고보서의 “사람이 행함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고 믿음으로만은 아니니라”(약 2:24)는 부분이 갈라디아서 2:16의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고 한 바울의 가르침과 상충 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야고보서와 바울의 서신서들을 좀 더 자세히 읽어보면 이런 오해가 풀립니다. 바울에게 있어 그리스도 안에서 참된 믿음은 언제나 선한 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이는 누구든지 자랑하지 못하게 함이라 우리는 그가 만드신 바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니 이 일은 하나님이 전에 예비하사 우리로 그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하심이니라”(엡 2:8-10) 이와 마찬가지로 야고보는 행함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고 말합니다. “이와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약 2:17)

야고보는 왜 이 논쟁에서 부정적인 면들만 강조했을까요? 그는 바울의 가르침을 왜곡하는 그리스도인들 때문입니다. 이들은 단순히 복음의 진리를 믿기만 해도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에게 믿음은 살아있는 반응이나 삶의 변화가 필요한 믿음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이 같은 신학의 논리는 기독교인들이 위선적인 삶을 살 수 있는 핑계가 되었습니다. 야고보와 바울 모두 믿음이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고 선한 일로 드러나야 한다는 점에 똑같이 동의했습니다. 당연히 야고보는 예배가 살아있는 일상의 삶에서 드러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스스로 경건하다 생각하며 자기 혀를 재갈 물리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을 속이면 이 사람의 경건은 헛것이라”(약 1:26)

하나의 입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면서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사람들을 저주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비극인지 모릅니다. “이것으로 우리가 주 아버지를 찬송하고 또 이것으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사람을 저주하나니 한 입에서 찬송과 저주가 나오는도다 내 형제들아 이것이 마땅하지 아니하니라”(약 3:9-10) 우리의 예배가 참되다면 하나님께 찬양을 드리는 것과 동일하게 다른 사람들에게도 아름다운 말을 하고 그러한 관계를 맺는 삶으로 변하게 됩니다. 더불어, 우리의 예배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보이는 주위 사람들을 돌보는 것, 즉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곧 고아와 과부를 그 환난 중에 돌보는 것으로 이어져야 합니다(약 1:27). 우리를 긍휼히 여기시는 자비로우신 하나님은 항상 우리에게 아낌없이 주시므로 우리도 다른 사람들에게 그렇게 해야 합니다.

이 말씀은 마태복음 25:31-46에서 예수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지극히 작은 자 한 사람을 돌보면 우리가 예수님을 돌본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에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니라 하시리니 그들은 영벌에, 의인들은 영생에 들어가리라 하시니라”(마 25:45-46) 그러므로 우리가 고아와 과부,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 때, 그 행위를 통해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을 받으시는 것입니다.

야고보가 간절하게 말하고 있는 의의 예배에 대한 말씀은 야고보서에 가득합니다. 야고보는 계속해서 하나님 말씀에 대해 의로운 응답을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사람이 성내는 것이 하나님의 의를 이루지 못함이라 그러므로 모든 더러운 것과 넘치는 악을 내버리고 너희 영혼을 능히 구원할 바 마음에 심어진 말씀을 온유함으로 받으라 너희는 말씀을 행하는 자가 되고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자가 되지 말라”(약 1:20-22) 가난한 사람보다 부자에게 치우친 예배는 하나님의 율법을 거스르는 것입니다. “내 형제들아 영광의 주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너희가 가졌으니 사람을 차별하여 대하지 말라”(약 2:1) 또한 자비와 순종의 선한 열매를 맺지 않는 예배도 죽은 것입니다.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니라”(약 2:26)

우리는 사람들을 저주하는 혀로 하나님을 찬양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라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능히 온 몸도 굴레 씌우리라 우리가 말들의 입에 재갈 물리는 것은 우리에게 순종하게 하려고 그 온 몸을 제어하는 것이라”(약 3:2-3)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우리는 시기와 분노를 내버리고 자신의 죄에 대해 애통함을 보여야 합니다(약 4:1-10). 삶의 모든 걸음은 기도의 삶으로 충만해야 하며, 정욕이 아니라 선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구해야 합니다. “너희는 욕심을 내어도 얻지 못하여 살인하며 시기하여도 능히 취하지 못하므로 다투고 싸우는도다 너희가 얻지 못함은 구하지 아니하기 때문이요 구하여도 받지 못함은 정욕으로 쓰려고 잘못 구하기 때문이라”(약 4:2-3) 의의 예배는 결코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정의와 긍휼을 분리하지 않습니다. “들으라 부한 자들아 너희에게 임할 고생으로 말미암아 울고 통곡하라 너희 재물은 썩었고 너희 옷은 좀먹었으며 너희 금과 은은 녹이 슬었으니 이 녹이 너희에게 증거가 되며 불 같이 너희 살을 먹으리라 너희가 말세에 재물을 쌓았도다”(약 5:1-3)

한편 우리는 하나님의 때에 목적이 이루어지기를 참을성 있게 기다리고, 하나님을 조종하려 들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주께서 강림하시기까지 길이 참으라 보라 농부가 땅에서 나는 귀한 열매를 바라고 길이 참아 이른 비와 늦은 비를 기다리나니 너희도 길이 참고 마음을 굳건하게 하라 주의 강림이 가까우니라 형제들아 서로 원망하지 말라 그리하여야 심판을 면하리라 보라 심판주가 문 밖에 서 계시니라”(약 5:7-9) 그는 야고보서를 마무리하면서 의로운 사람의 절실한 기도에는 큰 능력과 놀라운 결과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너희 죄를 서로 고백하며 병이 낫기를 위하여 서로 기도하라 의인의 간구는 역사하는 힘이 큼이니라”(약 5:16) 야고보는 하나님 백성들의 믿음과 예배는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 자비로우신 성품과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을 강하게 역설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야고보서를 통해 예배에 대한 귀중한 통찰을 얻습니다. 첫째, 참되고 의로운 믿음은 ‘인내’(약 1:3, 12), ‘지혜’(약 1:5), ‘겸손함’(약 1:9-10)으로 나타납니다.

둘째, 참되고 의로운 믿음은 선한 행실과 착한 일(2:1-26)로 증거됩니다(약 2:1-26).

셋째, 절제하는 혀는 저주보다는 축복을 말합니다(약 3:1-3).

넷째,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참된 지혜는 우리를 화평케 합니다. “오직 위로부터 난 지혜는 첫째 성결하고 다음에 화평하고 관용하고 양순하며 긍휼과 선한 열매가 가득하고 편견과 거짓이 없나니 화평하게 하는 자들은 화평으로 심어 의의 열매를 거두느니라”(약 3:17-18)

다섯째, 참되고 의로운 믿음은 하나님의 뜻에 대한 신뢰와 고난 가운데 인내를 보여줍니다(약 4:15-17).

여섯째, 참되고 의로운 믿음은 잃어버린 영혼에 대한 구원과 병든 자들의 치유에 대한 기도에 관심을 보입니다(약 5:13-16).

야고보에게 있어 의로운 삶은 신실한 그리스도인의 징표였습니다. 따라서 야고보가 고백과 기도를 그리스도인의 예배에 있어 중요한 것으로 강조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죄의 고백은 우리의 불완전함을 일깨우며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은혜에 의지해야 함을 알려줍니다. 이는 영적 갱신으로 나아가는 예배의 기본입니다. 기도는 우리가 예배하는 분과 지속적으로 연결되게 합니다. 하나님은 영이시기 때문에 예배하는 우리는 영으로 기도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요 4:24)

특히 함께 모여 하는 공동의 기도는 우리가 속한 몸의 필요성을 더욱 일깨워줍니다. 야고보가 말했듯이 기도의 역사와 힘은 큽니다. “그러므로 너희 죄를 서로 고백하며 병이 낫기를 위하여 서로 기도하라 의인의 간구는 역사하는 힘이 큼이니라”(약 5:16)

야고보는 그리스도의 몸을 세울 수 있는 성도들의 교제에 관한 중요한 원칙을 가르쳐줍니다. 그는 우선 서로에게 공평할 것을 말합니다. 돈이 많고 유명한 사람들을 위해 특별 대우하면서 가난하고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사람들을 무시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예배는 하나님 앞에서 공평해야 합니다. 배타가 아닌 포용이 우리 예배를 움직이는 불변의 원칙이 되어야 합니다.

야고보는 또한 우리가 성급히 판단하거나 비판하지 말 것을 강조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의 교제나 예배는 그리스도의 지체들을 향해 판단하는 사람들 때문에 자주 방해를 받습니다.

야고보는 우리는 단지 율법에 순종해야 하는 것으로, 그것을 큰 소리로 말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약 4:11-12). 그리고 함께 드리는 공예배는 세상의 시련으로부터 힘이 되고 용기를 북돋워 준다고 강조합니다.

우리는 야고보의 실제적인 가르침들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드리는 예배가 주위를 돌아보는 포용성이 있는지, 혹은 교회 내에서 파벌을 형성하거나 배타적이지 않은지 말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좋은 예배를 드리기 위해 예배팀이나 찬양대의 팀원들이 하나가 되고 있는지, 또는 어떤 사람들이 교회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고 주변인이 되고 있지 않은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야고보는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예배가 하나 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자주 드러내고 있습니다.

상대방을 판단하는 태도는 종종 우리 예배의 본질과 섬김을 훼손시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특히 우리와 맞지 않는 사람들을 향해 은혜와 용서를 보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기도가 우리의 예배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또한 우리의 기도가 교회 공동체의 예배자뿐 아니라 교회의 필요를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를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예배는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야고보는 주위를 늘 살피는 사랑의 공동체가 참된 예배 공동체이며, 기도를 통해 늘 하나님과 영적으로 교제하면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참된 삶의 예배를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가진수(월드미션대학교 찬양과 예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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