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김혜령 교수(기독교윤리학)가 유튜브 채널 ‘오늘의 신학공부’에 출연해 인터뷰한 영상이 최근 게재됐다.
김 교수는 그녀가 저술한 책 ‘기독시민교양을 위한 나눔 윤리학’의 내용을 통해 통계적으로 타종교와 단체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봉사를 하는 기독교인들의 명예가 ‘왜 실추되고 있는가?’라고 질문하며, 현재 기독교인들의 ‘봉사와 헌신의 본질은 무엇인지’ 또 ‘무엇이 문제인가’에 대해 나눴다.
# 책의 저술 계기에 대해
그녀는 “지난 10년 동안 기독교에 대해 저항적인 시기에 기독교의 이웃사랑과 나눔을 가르치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너무나 당연한 기독교의 이웃사랑을 이들에게 날 것으로 전하는 것이 두려웠다. ‘너희들이나 잘해!’ 이렇게 반응이 올까봐 이것을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가 나에게는 중요한 문제였다”고 했다.
김 교수는 사람들이 나눔을 가르친다고 하면, 보통 봉사와 헌신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사회정의가 세워지지 않은 나라에서 혹은 그런 상태에서 나눔을 강조한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매우 위험하고, 위선적이며 심지어 폭력이 되거나 불의를 감추는 행위가 될 수도 있기에 이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수업의 상당 부분을 사회정의 부분들을 (나눔과) 균형있게 가르치려고 노력했었고, 10여년 후에 언어화를 모색하면서 ‘나누기와 나눔’, ‘사랑과 정의’라는 카테고리를 대중화시키는 언어로 나왔다”고 했다.
# 한국교회 봉사의 현주소와 문제 분석
김 교수는 “기독교인들이 이웃사랑을 가장 많이 말하고 전문적으로 잘 한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통계적으로 자선단체들, 복지단체들 대부분이 개신교다. 타종교, 카톨릭이나 불교보다 비교 불가능할 정도로 양적으로 많다”며 “현대사에 큰 영향을 주고 기여를 한 것은 맞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 한국교회의 명예는 참 많이 실추됐다”고 했다.
이어 “세상 사람들의 하나님에 대한 불신 그 자체, 악 그 자체로 돌릴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이러한 생각이 작동하는 것 자체가 본질을 파악하지 못 한다고 생각했다”며 “‘우리가 하고 있는 이 사랑이 정말로 사랑받는 자에게도 좋은 사랑인가’, ‘결국 사랑하는 나와 우리 공동체도 유익한가’를 생각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녀는 한국사회가 후퇴도 있지만 민주주의의 발전과 함께 전반적으로 진보한다고 평가하면서 더불어 ‘시민의식’도 함께 성장한다고 본다. 그녀는 “그것에 대해 한국교회가 쫓아가지 못하는 무지, 그리고 일부이기는 하지만 ‘반민주적 세력’으로의 등장들, ‘반사회적 현상’들에 대한 기독교적인 발원지, 이런 것들이 이웃사랑에 대한 문제로 봤다”며 “나눔에 대한 우리의 문제점들을 되돌아 보면 또 다른 시각으로 이 문제들을 이해하고 대안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사회의 진보나 발전이나 경제의 성장 그리고 시민의식이 성장했고, 더 성장이 필요하다. 거기에 발맞춰 우리(한국교회)의 이웃사랑에 대한 ‘열정’은 넘치는데, ‘사회적 소통이나 이해 그런 코드가 접합점이 있는가?’ 나는 이것이 굉장히 낙후됐다고 진단했다”고 했다.
# ‘상호호혜성’과 그리스도의 나눔
김 교수는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등을 예로 들어, 진화론자들은 동물들이 왜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가에 초첨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이기적인 동물들이 어떻게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아이러니가 있는가’를 경험과학적으로 연구한다고 언급했다.
그녀는 “인간뿐 아니라 생명체가 ‘상호호혜적’인 수준에서는 다른 집단과 다른 종을 돕는다. 내가 잘 살기 위해 내 DNA를 퍼트리기 위해 다른 집단이나 동물 혹은 개체를 도울 수 있다는 것까지는 명백하게 경험과학의 데이터가 나온다”며 “실제로 안타깝게도 나눔 교육에 있어서 그것을 교육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나는 윤리교육은 신앙교육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신앙교육이 아니고 과학교육이다. 조금 나쁘게 말하면, 처세술만 잘하면 그건 다 할 수 있다”며 “세상도 그 정도는 안다는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그런데 지금 기독교가 보이는 선교나 봉사의 수준이 그런 ‘상호호혜적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타교회와 경쟁관계 안에서 우리교회의 교세확장을 위해 많은 선교비와 구제비가 사용되고 있다는 것과 많은 경우 나의 의로움을 드러내기 위한, 아주 겸손하더라도 결국 돕는 자로서 나의 자존감, 만족감, 하나님 앞에서의 당당함, 이런 것들에 매몰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것은 과학자들도 말한다. 진화론자들도 이야기한다”고 했다.
그녀는 “나는 그것 이상이 기독교의 나눔의 정신이라고 봤다. 늘 그럴수는 없지만, 예수 그리스도가 자신의 생명을 내려놓으면서까지 궁극적으로 어느 순간 보여 줄수 있는 가능성,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따라가는 ‘제자공동체’라는 지점들이 중요했다”고 했다
이어 “나는 이것을 ‘불가능성과 가능성’이라고 했다”며, “진화론은 가능성 속에서 가능성을 이야기하지만, 기독교에서는 불가능성 속에서 가능성을 불가능성에 가깝게 이뤄가기 위해 내면과 공동체의 힘을 키우는 것”이라고 했다.
# 사랑과 정의 그리고 제도와 이데올로기…
김 교수는 “시작은 사랑이다”며, 예를 들어 연인들이 그들의 관계를 시작할 때,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그들이 결혼을 하게 되면 가족이라는 제도 안에서 활동하게 되는 것처럼, 혹은 타인에 대한 호의로 시작해서 관심이나 베풂이 지속되면 결국 ‘제도화’된다고 했다. 반복되는 나눔은 제도로 정착하고, 이 제도는 사회의 정의가 되고, 그것은 받는 이의 권리가 된다는 것이다.
그녀는 “나는 이것(받는 이가 권리라고 받아들이는 것)을 후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풍요롭게 나아지는 상태’라고 생각한다”며 “상대방의 호의가 언제쯤 끝나게 될지 의심하지 않아도 되지 않은가?”라고 했다.
이어 “물론 제도의 부패와 한계가 있기에 늘 사랑이 크면서 제도도 나아지고, 정의도 나아지고 권리도 나아진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녀는 “한국교회는 이 제도의 대부분을 이데올로기적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특별히 그 제도가 타인을 도와주는 제도일 때 그 제도의 기원을 공산주의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사랑을 잘하면 그 사랑은 정의로운 제도로 발전하게 한다. 이 두 가지가 잘 균형있게 가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며 “정의는 사랑을 실현시키고, 사랑은 정의를 확장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