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통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전파가 사명이자 비전”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쥬디모례리센터 제8회 의료선교 학술심포지움 열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쥬디모례리센터(JMC, 소장 이종혁 교수)가 원주 지역 선교역사에 발자취를 남긴 신앙 선배들의 거룩한 유산을 재조명하고, 그 뜻과 정신을 우리 시대에 계승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18일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외래센터 7층 예배실(대회의실)에서는 2022 제8회 의료선교 학술심포지움이 ‘원주지방 선교의 씨앗을 뿌린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쥬디모례리센터 이종혁 소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쥬디모례리센터

이종혁 쥬디모례리센터 소장은 “옛 선배들의 귀중한 추억 이야기를 듣고자 모인 여러분을 환영한다”고 말하고 “의료선교를 하는 것도 궁극적으로 복음을 전파하는 것임을 잊지 않고 ‘의료를 통한 그리스도의 복음전파’를 위해 우리들의 사명과 비전을 품은 호흡이 끊임없이 계속되길 소망한다”고 환영사를 전했다.

 

 

원주연세의료원 김영혜 원목실장이 개회 기도를 하고 있다. ©쥬디모례리센터

김영혜 원주연세의료원 원목실장의 기도로 시작된 심포지움은 이종혁 소장의 인사말에 이어 정순희 연대 원주의과대학 학장의 축사, 쥬디 장학금과 문창모 장학금 수여의 순서로 진행됐다.

첫 번째 세션인 ‘씨앗을 뿌린 사람들’에서는 안성구 연대 원주의과대학 명예교수가 ‘원주 의료·복음 선교’, 리진만 우간다·인도네시아 선교사가 ‘교회설립과 성장, 매서인과 전도부인’에 관한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안성구 연대 원주의과대학 명예교수가 ‘원주 의료·복음 선교’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쥬디모례리센터

안 명예교수는 관련 역사 사진 자료를 소개하고, 서미감병원·원주읍교회를 고찰한 후 제언과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 안 명예교수는 “대한민국 역사를 남한 지역에 국한한다면 편협한 사고방식이다. 한반도, 만주 지역을 포함한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역사 추적 작업은 무용지물(無用之物)이 아니라 무용지용(無用之用, 장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따라서 우리 세대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사역한 의료·복음 선교사들의 기독교 정신과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리진만 우간다·인도네시아 선교사가 ‘교회설립과 성장, 매서인과 전도부인’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쥬디모례리센터

이어 리진만 선교사는 우리나라에 어떻게 성경이 배포되었고, 성경 배포의 주역들인 매서인과 전도부인들이 교회 설립과 성장에 어떠한 역할을 하였는가를 개괄적으로 설명했다. 리 선교사는 특히 매서인, 권서의 사용 용례를 소개하며 “‘콜퍼처’(Colporteur)라는 단어에 내포된 ‘성경을 판매하고 성경 읽기를 권유하는 사람’이라는 적당한 단어가 ‘기독교 용어 사전’에서도 찾을 수 없는 현실에 아쉬움을 느낀다”며 “‘매서전도인’이 ‘콜퍼처’의 의미를 내포한 가장 적합한 단어가 아닐까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리 선교사는 초기 선교 사역과 매서인의 사역, 매서인의 채용 조건 등에 관해 상세하게 설명한 후 원주지방 선교 발전에 공헌한 매서인들과 전도부인들을 소개했다. 리 선교사는 “교회역사 연구자들에게 제안하고 싶은 것은 선교역사의 기술에서도 선교사 중심의 기술에서 탈피하여, 그들을 도와 함께 사역했던 조사(助師/助事), 매서인, 전도부인들의 묻혀있는 이야기들을 발굴하여 알림으로써 교회 성장에 자극이 되고 건강한 미래의 교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 창립멤버인 박봉림 실장(왼쪽)과 쥬디모례리센터 운영위원 윤종원 팀장 ©쥬디모례리센터

두 번째 세션인 ‘선교사와 함께한 삶’에서 병원 창립멤버인 박봉림 실장은 50년대에 기독병원이 설립될 때 초기 물자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던 사연부터 선진 의료기기가 도착했지만 설치하고 운용할 인력이 없어 고난을 헤쳐 나가던 일들을 담담히 전했다. 현재 85세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박 실장은 병원에서 일하는 후배들에게 초기 선교사들의 삶을 힘있게 전하면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의 설립 정신과 의료를 통한 그리스도의 복음전파에 대해 잊지 말 것”을 당부했다.

마지막 발표자인 윤종원 원주연세의료원 팀장(쥬디모례리센터 운영위원)은 ‘선교사가 남긴 원주사람들’에서 1889년 8월 원주 땅을 최초로 밟은 선교사인 아펜젤러, 존스 이후, 이 지방 감리회 본부에서 기념선교 병원 설립을 결정한 때부터 최초의 서양식 병원이 세워지기까지의 역사를 사진을 곁들여 소개했다. 또 1933년 재정난으로 서미감병원이 폐쇄된 이후, 1954년 미감리교 선교부에서 쥬디 선교사를 파송하여 미감리교 선교부 부지를 환수하는 작업을 시작으로 1959년 개원 예배를 드릴 때까지의 숨겨진 병원 역사를 정리해 발표했다.

윤종원 팀장은 현재 병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역사 찾기, 역사 이어가기 프로그램’을 설명하며 “정체성 확립은 선교 정신의 기본이다. 남겨진 2,425명의 병원 직원은 이 ‘역사 이어가기’의 주인공들이 되고자 부단한 노력을 하길 바란다”며 발표를 마쳤다.

쥬디 장학금과 문창모 장학금 수여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맨 왼쪽이 쥬디모례리센터 이종혁 소장, 맨 오른쪽이 연대 원주의과대학 정순희 학장 ©쥬디모례리센터

선교 보고 발표 순서에서는 2022 문창모 장학생으로 선발된 최성민 학생(의예과 2년)이 부친을 따라 케냐의 열악한 땅 코어 지역에서 초등학교 4학년 때 경험한 한국 단기선교팀 외과 의사의 이야기를 전했다.

최 군은 “수차례 단기 의료 캠프가 감사했지만, 항상 현지인들은 아쉬움으로 보낸다는 것을 느꼈다”며 “현지인들과 함께 살면서 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치료하고 돌봐주는 의사가 필요하다고 느껴, 그때부터 선교사의 꿈을 품었다. 케냐 현지인들과 살아가는 의사가 되기로 다짐하고 연세대 원주의과대학에 진학했다”고 담담히 고백해 참석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학술심포지움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쥬디모례리센터

한편,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쥬디모례리센터는 1959년 연세대 원주연세의료원(당시 원주기독병원)의 설립 공동 대표인 쥬디(Rev. Carl Wesley Judy) 선교사와 모례리(Dr. Florence Jessie Murray) 선교사의 선교 정신과 설립 정신, 봉사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2014년에 설립됐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앞서 1992년부터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베트남 등 해외 의료취약지역에 의료선교단을 파송해 의료봉사를 실천해 왔으나, 쥬디모례리센터 설립 이후 이곳에서 해외 의료선교단을 파송하고 있다. 작년에는 코로나 사태로 해외에 나가지 못하자 의료 지원 혜택이 없는 국내 외국인 노동자들과 이주민들을 도왔다.

이 밖에 선교사 지원, 의료원 선교역사 정리 및 편찬 사업, 여성의료선교사를 위한 ‘모례리의료선교상’, 연대 원주의과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쥬디선교사기념 장학상’, ‘문창모장학생’을 수여하고 있다. 의료선교 학술심포지움은 2014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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