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주위 기독교인들의 성경 말씀에 대한 접근 방식을 보며 느껴 왔던 고민, 특정 구절의 의미를 공부하고 묵상하는 일에는 열심인 반면 신구약 전체의 맥락에서 그 말씀을 바라보는 시각은 부족한 거시적 안목 결여 현상에 대한 안타까움을 두고 김희진 선교사(저자)는 그 근간으로 이 책을 썼다.
저자는 주제와 관련된 수많은 성경 구절의 등장이 혹 지루하거나 딱딱하게 여겨지지 않도록 각 장의 첫머리와 끝부분, 그리고 단락들의 사이마다 읽는 이들의 흥미가 견인될 수필 형식의 글들과 찬양곡의 가사, 예화, 신앙 서적의 인용문 등을 다양하게 배치함으로써, 독자들이 글을 읽으며 말씀을 대하는 과정에서 평소 자주 접하지 못해 낯설게 느낄 만한 성경 구절들에도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했다.
저자는 책 속에서 “‘당신이 누구인지(who you are)보다 누구의 것인지(whose you are)가 훨씬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라던 조엘 오스틴 목사의 설교 내용은 잊혀지지 않고 기억되는 몇 가지 어구 중 하나로 저의 뇌리에 남아 있다. 연약한 자신의 모습에 집중하며 좌절하지 말고 강하고 능하신 하나님에게 초점을 두라는 메시지 중 언급된 말이었지만, 그에 더해 제 나름의 설명을 덧붙이자면 자신이 누구의 것인지 정확히 알 때 스스로의 '정체성'이 오히려 더 선명해지며, 우리가 완전히 하나님의 것이 될 때에야 비로소 가장 '자기다워'질 수 있다는 의미의 말씀으로도 해석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삶의 전권을 하나님께 내어 드리는 자세를 두고 운전대를 맡긴다는 말로 비유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런 비유에 대해 익히 잘 알고 있음에도 여전히 운전은 내가 하고 하나님은 그냥 옆자리에 앉으셔서 가끔씩 방향을 알려 주는 역할만 하시기를 바라는 듯한 제 자신의 모습에 스스로 놀랄 때가 있다. 자신의 차 조수석을 친한 사람에게 내어 주고 길을 잘 아는 그의 지시를 따라 운전하는 것이야 그리 주저되는 일이 아니지만, 본인이 조수석에 앉은 채 그 차의 운전 자체를 다른 사람이 하도록 허락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결정일 것이다. 내 차의 주인은 나라고, 이 귀한 차의 운행권을 다른 이에게 고스란히 넘기고 지켜만 보는 것은 너무나 불안한 일이라고 계속 속삭여대는 자기 안의 목소리 때문”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너 자신을 알라(Know yourself)’라는 소크라테스의 명언은 여전히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제로 철학이나 심리학 등 대다수 인문학이 인간의 자기 탐구에서 시작된 학문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데다가 최근 특히 심각성을 보이고 있는 심리적, 정신적 문제들 또한 자아 정체성의 혼란에 상당 부분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자기 스스로에게 물어 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님은, 어떤 발명품이나 신제품의 기능과 용도를 모를 때 그 물건과 메뉴얼을 제작한 발명가 혹은 제조자에게 문의하지 않고 물건 자체에게 직접 물어본다면 무척 우스꽝스런 행동이 될 것이라는 인간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논리인 사실을 통해 설명될 수 있는 일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희진 선교사는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사회학을 전공하고 캐나나 밴쿠버의 트리니티웨스턴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한인 교회의 청소년 EM 목회자로 섬기다 파라과이의 교육 선교사로 파송되었으며 수도인 아순시온 소재 소피아 신학대학원에서 현지인 신학생들을 가르쳤다. 현재 신학 서적 번역과 신앙 관련 주제의 글 기고 등 문서 사역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하나님을 향한 분노>, <하나님 없이도 인간이 선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왜 사람들은 믿음을 갖지 않는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