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TA World in 대전' 둘째 날인 지난 12일 오후 김해영 선교사(아프리카 케냐)가 ‘다행이다, 아침이 온다’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전했다. 134cm의 작은 거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김해영 선교사는 1990년부터 지금까지 아프리카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자신을 움직이는 초인적인 힘에 대해 김 선교사는 “상처와 아픔 그 모든 일들이 다이아몬드가 되었다”며 “이 다이아몬드는 예수 그리스도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저에게 다이아몬드와 같은 삶을 허락하셨지만, 그분은 제가 가장 빛나는 보석이 되게도 해주셨다. 그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예수그리스도께서 그 빛을 저에게 주셨을 때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김해영 선교사는 국제사회복지사, 국제장애인 기능대회 금메달, 아프리카 선교사, 컬럼비아 대학원 석사, 국민 훈장 목련장, 선교학 박사 등 자신의 이력을 나열하며 “이렇게 경력과 이력을 나열하니까 작은 거인이라고 불릴만하다고 한다. 그러나 그 이면을 살펴보면 저는 장애인이다. 어머니는 정신질환을 오래 앓았고, 아버지는 제가 14살 때 자살하셨다. 저는 5남매의 맏이로 초등학교만 졸업한 뒤 가출했다. 장애가 있는 초등학교만 졸업한 14살 여자아이에게는 아무 희망이 없다. 누가 봐도 기대할 게 없는 끝난 인생이었다. 그런데 앞서 말한 많은 것들을 제 인생을 통해서 이룰 수 있었다”고 했다.
딸이라는 이유로 태어난 지 3일 만에 아버지가 집어 던져서 척추 장애를 입게 된 김선교사는 “15살까지 ‘너는 잘못 태어났어’, ‘네 잘못이야’, ‘나가서 죽어버려’라는 말을 어머니에게 매일 들었다”며 “이 험악한 저주의 말을 세상 사람들도 저에게 했다. 어린 마음에 나는 정말 나가서 죽어버려야 하는 아무 가치 없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잘못 태어난 사람이 아니라 쓸모 있고 재능 있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세상에 인정받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지만 결국 쓰러지게 된 김 선교사는 인생의 막막한 상황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만나 아프리카라는 새로운 길로 향하게 됐다.
김 선교사는 “기능경기대회에서 금메달도 따고 잘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20대 초반 대입을 두 번 실패 한 뒤 쓰러졌다. 이 세상과 계속 싸워서 경쟁해야 하는지 고민하다가 성경통독을 하고 기도하는 중에 시편 119편 8~10절 말씀에서 무너졌다. 금메달을 따고 무언가를 하면 하나님이 나를 인정해주시는 걸로 착각하고 있었다. 세상이 인정해주면 쓸모 있는 사람이 된다고 오해하고 있었다. 말씀을 다시 보니 주의 말씀을 따라서 산 삶이 아니었다. 하나님을 믿겠다고 교회를 10년 다녔는데 세상 성공을 향해서 살고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세상이 아니라 주의 말씀을 따라 살기로 결심했다. 저는 그때 이 말씀을 만난 것을 하나님의 은혜로 여기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말씀을 읽고 기도한 다음 날, 아프리카 단기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던 선교단체의 광고가 생각났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기로 작정했을 때 하나님이 보여주신 곳이 아프리카였다. 24년을 살아보니까 이 세상이 너무 험악했다. 제가 자원봉사자로 아프리카 보츠와나로 갈 때 커다란 소명감이나 비전은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도망간 것이다. 제 손에 전문 기술이 있었기에 기술은 잘 가르칠 수 있을 것 같았고, 내가 만난 예수님은 어떻게든지 조금이나마 전해줄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으로 간 길이었다. 1990년이니까 벌써 32년째다. 그렇게 우연히 갑자기 보츠와나로 갔다가 하나님께 발목이 잡혔다”고 했다.
이어 “가난과 전쟁, 위험과 죽음, 실패와 절망이 있다고 알고 간 땅, 아프리카에서 제 인생에서 정말 다행이다 아침을 맞이했다. 우리는 어떤 곳을 실제로 가보기 전까지는 오해한다. 실제 아프리카에 갔더니 가난이 아니라 풍부함이 있었다. 전쟁이 아니라 평화가 있었고, 위험이 아니라 삶, 생명이 있었고, 희망이 있었다. 가장 중요한 건 하나님이 거기에도 계셨다. 그 하나님, 그 예수님을 아프리카 사람들을 만나면서 만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김 선교사는 “세상에서 어떻게든지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려 하고 그 험악한 저주의 말을 없애보려고 노력했는데 안 됐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전혀 다른 말을 듣게 되었다. 아이들이 저에게 예쁘다, 귀엽다, You're so beautiful이라고 말해주었다. 한국에서 금메달을 따고 뭘 해도 들어본 적 없는 말이었다. ‘You're so beautiful’은 ‘괜찮아 해영 씨, 그 작은 키로 여기까지 와줘서 고마워’라는 뜻이었다. 그 아이들의 눈에도 제 장애가 다 보였을 텐데 저한테 예쁘다고 했다. 그 아이들의 마음이 하나님의 마음이었다. 저는 오랫동안 한국에서 없애지 못했던 열등감, 자격지심, 장애인 이런 것들을 하나씩 떼어 내게 됐다”고 했다.
이어 “아프리카에 간 지 4년째 되던 날 학교가 문을 닫고 저 혼자 남았다. 한국으로 돌아갈 티켓비도 없어서 할 수 없이 남아있는데 학생들이 기술을 가르쳐 달라고 찾아왔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저에게 학생 중 한 명이 ‘괜찮아 당신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 그 말이 제 속에 들어와 그날 밤 제 기도가 바뀌었다”고 했다.
이어 “아이들이 찾아왔는데 어떡하면 좋냐는 저의 물음에 하나님은 여기서 나와 같이 살자고 응답해 주셨다. 그 사막 땅 아프리카 오지에서 하나님께 다른 건 못하겠는데, 주님께서 살자 하시니 그것은 할 수 있겠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그다음 날 다행이다, 아침이 왔다. 지난 몇 개월간 매일 울며 지냈는데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마음이 달라지고 기도가 달라졌다. 교장으로 부임해서 14년간 450명의 청년을 직업 교육해서 내보낼 수 있었고, 그 일로 훈장을 받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14년의 세월은 빌립보서 2장 5~8절 말씀으로 정리되었다. 저는 아프리카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만났다. 저는 빌립보서 2장 5절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이 말씀을 제 묘비명으로 정해 놓았다. 단기 자원봉사로 갔다가 14년을 살았는데, 14년을 관통하는 한마디 말씀을 건졌다. ‘해영아, 네가 이 세상 살아가는 동안 이 한 가지만 하거라. 예수 그리스도를 마음에 품으려고 노력하거라.' 우리가 성공하고 인정받으려고 애쓰지만 예수 그리스도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김 선교사는 “교회를 다니고 말씀을 보고 뭔가를 하지만 그 마음에 예수 그리스도가 있는가. 저는 14살에 가출해 가사도우미로 일했다. 어떻게 별 볼 일 없는 애가 이 엄청난 드라마를 만들어낼 수 있었는가를 생각해봤다. 기술자, 여기에서 제 인생의 전환이 일어났다. 15살 때 직업학교 선생님은 네가 예수 그리스도를 친구 삼아 살아가야 할 거라고 저를 전도해주셨다. 저는 그 말에 감동해서 그때부터 교회를 다니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로 작정하고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그때부터 나의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 “세상은 저를 함부로 대했다. 세상이 저를 공장에 갖다 놓았더니 금메달을 땄고, 아프리카로 쫓아냈더니 교장을 해버렸다. 하나님은 제가 어느 환경, 어느 처지에 있어도 하나님의 사람으로 만들어주셨다. 제 마음에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 계셨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마음에 충만하면 어느 나라에 있든 무엇을 하든 나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김 선교사는 “저는 미국 유학을 하고 컬럼비아 대학에서 사회복지학 석사를 마쳤다. 이제 저는 제가 성취한 특권을 누려도 된다. 그런데 저는 그걸 하지 않기로 했다. 내 마음에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 계시기 때문이다. 그분이 저에게 케냐로 가라고 말씀하셔서 저는 케냐로 돌아갔다. 예수 그리스도를 마음에 품은 사람은 자기가 누릴 수 있는 특권을 그리스도에게 양도한 사람”이라고 했다.
또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은 사람은 이 세상의 낮은 자리에서 온 힘과 온몸을 다해서 섬기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만약 내가 아프리카로 도망가지 않았다면 아마 20대 전에 죽었을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몸과 마음을 던진 사람은 하나님이 살려내신다. 그것을 저는 강력하게 증거한다”고 했다.
김해영 선교사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위해서 목숨을 내놓는 복종의 마음이 있는 데까지 우리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어야 한다. 아프리카에 있을 때 정말 많은 일들을 당했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아서 하나님이 나에게 계속 기회를 주시는 것은 내가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내놓았기 때문인 것을 고백한다. 하나님을 믿을 때 적당히 대충 믿는 게 아니라 목숨을 내어놓는 것이다.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그 사람들을 위해서 양도하고 섬기고 복종해서 나아갈 때 비로소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이 품어지는 것을 도전드린다”고 했다.
또 “하나님의 사람은 말씀을 만나서 확실하게 변화된 삶을 살아야 한다. 저는 예수님을 믿기로 시작한 그때부터 저를 굉장히 사랑한다. 저를 미워하지 않는다. 그게 저의 가장 강력한 변화다. 예수님을 믿기 전에 제가 미워서 거울을 안 봤다. 예수 믿는 사람은 세상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빛이 나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하나님의 사람은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을 자원해서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좁은 문이다. 죽음, 실패가 기다리고 있고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는 과정을 통과했을 때 비로소 하나님의 사람으로 인정받게 된다는 것을 고백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빌립보서 2장 5절 말씀은 제가 선교사로 살아오면서 앞으로 살아가면서 내 인생의 앵커가 되는 말씀이다. 여러분도 말씀을 만나시길 바란다. 이 말씀, 선교 사역의 목적은 일, 건물, 프로젝트가 아니다. 내가 예수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어가는 전 과정이다. 내가 누구였고, 누구이고, 누구이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담은 말씀이다. 그리스도를 마음에 품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이 세상은 우리를 소비재, 대체재로 사용한다. 그러나 우리를 만드신 창조주, 생명의 주는 우리를 끝까지 책임지신다. 대체할 수 없는 유일한 존재로 우리를 대접해주시는 인격의 하나님을 만나시길 바란다”며 청년들에게 도전의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