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대를 살아가는 가정을 이룬 그리스도인이라면 자녀가 우상이 되기에 딱 좋은 시대에 살고 있다. 아이에게 해줘야 할 것이 많고, 부모가 조금만 방심해도 아이가 둬쳐질 수 있는 불안 시대를 살다 보니 아이가 모든 면에서 우선이 된다. 좋은 부모가 되고자 최선을 다해 아이를 사랑하지만, 부모 노릇이 처음인지라 아이를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막막할 때가 있다.
오종은 교수(한양대학교 상담심리대학원 겸임교수, 저자)는 부모와 아이의 깨어진 관계를 미술상담을 통해 각자의 심리를 들여다보고 부모의 막연한 심리 불안 상태를 진단하여 부모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부여하고 부모 자녀와의 관계를 회복시킬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본 도서를 집필했다.
저자는 책 속에서 “그림은 자신의 마음을 잘 알지 못하고, 표현하는 것도 어려운 사람에게 아주 요긴한 거울이다. 꼭꼭 숨어 있는 우리의 속마음을 알려 줄 테니까. 언어로는 그냥 '엄마' 하나이지만, 아이들의 엄마 그림에는 아이가 가진 엄마에 관한 각기 다른 이미지가 표현된다. 어떤 아이는 엄마 그림에 하트를 화면 가득 덧붙이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어딘가 슬퍼 보이는 얼굴을 그려 넣기도 한다. 웃는 엄마를 그리는 듯하다가 화가 나 있는 모습으로 그림을 끝내는 아이도 있다. 이렇게 그림에는 아이조차도 전혀 의도하지 않은 아이의 마음,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담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모인 우리가 분주히 일하는 자세로 아이를 사랑하는 이유는 마르다처럼 열심히 무언가를 해야만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다고 잘못 배워 왔기 때문이다. 분주한 사랑을 해야 부모로서 내가 일하고 있다고 안심하게 되는 불안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단한 것을 하지 않아도 오직 내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 주시는 주님의 은혜를 떠올려 보라. 분주히 애쓰지 않아도 정말 괜찮다. 부모로서 족하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우리는 모두 완벽한 부모가 아닌 탓에 자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상처받은 자이기도 하다. 상처가 있어도 아픈 줄 모르거나 아프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너무 많다. 그러나 부모도 상처가 있으면, 적절한 치료와 돌봄을 받아야 한다. 어떻게 피를 뚝뚝 흘리는 채로 이 긴 여정을 걸어가겠는가? 아무렇지도 않은 체하며 아이 뒤에 숨지 말고, 부모도 자신의 지친 마음과 상처받은 마음을 돌보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오종은 교수는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아동심리치료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숭실대학교 기독교대학원 초빙교수와 명지대학교 대학원 아동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한양대학교 상담심리대학원 겸임교수, 가천대학교 특수치료대학원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내 마음의 동그라미>, <전생애 놀이치료>, <미술치료윤리 이론과 실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