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지도자센터(박종순 대표, 이하 한지터)가 17일 오후 ‘목회전환기의 목회 재설정과 재가동’이라는 주제로 제16회 바른신학 균형목회 세미나를 서울 충신교회에서 개최했다.
먼저 개회 예배서 예레미야서 5장 21절 말씀을 주제로 설교한 류영모 목사(한소망 교회)는 “오래 전 우리보다 더 많은 눈물을 흘리며, 더 많은 시간 밤잠을 설친 사람들이 있었다. 오늘 본문의 예레미야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이스라엘 왕국의 그토록 당당했던 성전과 성벽의 위용은 온데간데 없고 불에 타고 무너져 처참한 지경이 되었다”며 “이 모습을 보며 예레미야서 저자는 극단적 위기 앞에서 낙담 뒤에 믿음을, 절망 뒤에 희망을 노래했다. 참된 기회는 위기라는 탈을 쓰고 온다. 희망은 절망이라는 검은 보자기에 쌓여서 찾아온다. 지금 한국교회는 그 본래의 자리, 본질로 돌아가야 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세미나를 통해 준비된 교회들은 더 굳건히 서서 한국교회를 벌떡 세울 수 있길 기대한다. 작은 교회들도 새 힘을 얻어 오히려 그들만의 장점을 발견하고 새 길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 모두가 문명사적 대전환기를 기회의 시대, 희망의 시대, 회복의 시대로 바꿔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며 나아가길 소망한다”라고 했다.
개회예배에 이은 발표회에서 지용근 대표(목회데이터연구소)가 ‘목회 환경과 목회 현장 실태 조사’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이 조사는 전국의 교회 담임목사 434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17일부터 23일까지 실시한 것이다.
지 대표는 “본 조사는 목회 현장에서 목회자들이 목회 환경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어떻게 대응하는지 실태를 파악할 목적으로 시행했다. 목회자들은 하루 평군 9시간 45분 사역하고 있다. ‘설교 준비’에 2시간 22분을 사용하고 ‘기도’와 ‘성경읽기/연구’가 각각 1시간 28분, ‘독서’와 ‘심방’에 각각 1시간 17분과 1시간 18분을 사용했다. ‘운동 및 건강 관리’에 사용하는 시간은 1시간으로 조사되었다. 현재의 영적 상태를 질문했을 때 63.1%가 지쳐 있었으며 36.%는 지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고 했다.
그는 “목회자가 영적으로 침체해 있을 때 이를 벗어나는 방법으로 가장 많이 채택한 방법은 ‘평소처럼 목회하면서 기도와 묵상 시간을 늘리는 것이었다. 이는 충분한 휴식과 쉼을 갖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 준다고도 할 수 있다. 다른 방법으로는 ’배우자/가족과 고민을 나눈다‘, ’휴가를 내서 휴식을 취한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어 “목회자에게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4개 유형의 그룹이 응답자에게 있는지 질문했다. 대부분 ‘고민을 함께 나눌 친밀한 동료 선후배 목사’(88.9%)가 있다고 응답했다. ‘멘토’(69.4%) 혹은 ‘가치 공유 모임/그룹’(64.5%)이 있는 경우도 각각 60%대였다. 한편 ‘특정 영역에서 자문을 해주거나 필요한 도움을 주는 평신도 전문가’가 있다는 응답은 32.9%로 낮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목회자들은 자기 계발을 위해 ‘온라인 강의 수강’, ‘세미나 참석’, ‘간헐적, 1회적 공부 모임’ 등을 많이 하고 있었다. 또한 그들 대부분은 ‘신학’을 공부했다. 그 다음으로는 절반 남짓 목회자들은 ‘인문학’공부를 한다고 응답했다”며 “건강 관리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78.1% 였으며 ‘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21.9%로 대다수는 어떤 식으로든 건강 관리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또 “목회자들이 은퇴 후에 가장 걱정되는 점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압도적으로 응답했다. 두 번째는 ‘건강’으로 나타났다. 은퇴 후를 대비한 경제적 준비 방법으로는 국민연금과 교단 연금재단 혹은 은급재단으로 나타났다. 당회가 있는 교회 목회자의 57.1%는 장로와 갈등이 있었으며 장로와의 관계가 목회에 ‘도움이 된다’(91.4%)는 응답이 ‘목회에 어려움을 준다’(8.6%)라는 응답보다 압도적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지 대표는 이어 “목회 소명의식에 대해서 ‘소명의식이 뚜렷하다’는 응답이 82.7%였으며 ‘소명의식이 약해졌다’는 17.3%로 소명의식은 분명하게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자들의 절반 남짓인 53.7%는 ‘뚜렷한 목회 목표와 비전을 매우 갖고 있다’라고 응답했다. 그런데 그 ‘목표와 비전을 체계적으로 매우 정리’한 경우는 29.7%, ‘목표와 비전을 성도들과 매우 공유’한 경우는 32.3%로 낮은 편이었다”며 “현재 목회하면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새신자 유입 감소’(52.1%)와 ‘헌신된 평신도 일꾼 부족’(50.0%)을 두 명 가운데 한 명이 꼽았다. ‘현장예배 출석률 저조’(34.3%)와 ‘헌금 감소/재정 부족’(27.0%)도 3명 가운데 1명 정도가 응답했다”고 했다.
그는 “2023년도 목회 환경은 ‘올해와 비슷할 것이다’ 35.5%, ‘좋아질 것이다’ 35.0%, ‘나빠질 것이다’ 28.3%로 응답해서 목회자들은 내년도 목회 환경이 올해보다 조금 더 나아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예배 제약이 올해부터 풀렸는데 내년에 다시 제약이 있을 거 같지 않으므로 올해보다 조금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2023년 목회는 ‘꼭 필요한 부분에서 소폭 변화를 주려고 한다’는 입장이 76.3%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기존 목회 프로그램을 유지하려고 한다’(16.1%), ‘대폭적인 변화를 주려고 한다’(7.6%)는 응답은 낮은 편이었다. 목회자들이 2023년 목회 계획에서 중점을 두는 것은 ‘현장예배 강화’(40.3%)와 ‘소그룹 강화’(36.4%)라고 응답했다”고 했다.
그는 “사회가 디지털 사회로 이동하는 가운데 교회는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56.5%로 ‘대응하고 있다’(43.5%)는 응답보다 10%p 이상 높아서 사회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교회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교회를 교회로 인정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68.4%가 ‘현장에 참석할 수 없는 특수한 경우에만 온라인 교회를 인정한다’고 응답했고, ‘온라인 교회는 모두 교회로 인정할 수 있다’는 응답은 13.8%밖에 되지 않았다. 다수가 온라인 교회를 일반적 상황이 아닌 특수한 상황을 위한 교회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주일 예배 형태를 질문했을 때, 반수 이상인 62.7%가 ‘현장예배와 온라인 실시간 예배를 동시에 드린다’고 응답해서 가장 일반적인 예배 형태로 나타났다. ‘현장 예배만 드린다’고 응답한 목회자는 4명 가운데 1명꼴인 27.4%였고 ‘현장예배를 드리고 나중에 온라인에 예배/설교 영상을 올린다’는 응답은 9.2%였다”며 “내년도에 온라인 사역을 강화할 의향이 있는지 질문했을 때 41.6%가 ‘있다’고 응답하고 58.4%가 ‘없다’고 응답해서 ‘없다’가 16.8%p 더 많았다. 온라인 사역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은 ‘온라인 성경공부’(42.0%)가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온라인 신앙 콘텐츠’(38.2%), ‘온라인 소그룹’(36.6%) 순으로 응답했다. ‘온라인 사역을 위한 장비 업그레이드’를 계획하는 비율은 30.5%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회가 교회에 지원해 주기를 원하는 것으로는 ‘소형교회 지원’(38.6%)과 ‘한국교회 이미지 개선 활동’(37.4%)을 가장 많이 응답했다. ‘목회자 재교육’(25.4%), ‘새로운 목회 트렌드 및 정보 지원’(24.9%), ‘목회 컨설팅’(24.9%) 등의 응답도 2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신학교가 교회를 위해 지원해 주기 원하는 것으로는 ‘목회 현장에서 필요한 실천적 지식 교육’을 응답한 비율이 62.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목사 후보생의 소명의식 강화’(46.3%)와 ‘정기적인 목회 역량 강화 교육’(39.4%) 등도 비교적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고 했다.
끝으로 지 대표는 “대형교회가 소형교회에 지원하기를 원하는 것으로는 ‘경제적 지원’을 4명 가운데 3명꼴(73.0%)로 응답했다. 재정 부족으로 힘겨운 소형 교회에 도움을 주기 바라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쉼과 회복 지원’을 2명 가운데 1명 이상(56.5%)이 응답했는데, 탈진한 소형 교회 목사들의 재충전 기회를 제공해주기 원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세미나는 지 대표의 발표에 이어 임성빈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와 문화)가 ‘목회신학적 의미 해석’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