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기도] 그러나 겸손하게 하옵소서

오피니언·칼럼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하나님께서는 언약궤를 옮길 때 레위인 고핫 자손들로 어깨에 메고 옮기라고 명하셨습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언약궤를 메어올 계획이었습니다. 언약궤는 70년 이상 아비나답의 집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언약궤를 옮기는 아비나답의 두 아들 웃사와 아히요는 새 수레를 장만해서 언약궤를 그 수레에 싣고 옮겼습니다. 다윗은 왕이라고 해도 언약궤에 대해서는 초보자였습니다. 반면 웃사와 아히요는 언약궤에 대해서 누구보다 전문가였습니다. 그러나 주님 앞에서 겸손하게 하옵소서. “온유하고 겸손하여 화평하게 하시고 망령되고 악한 일을 물리치게 하소서.” 웃사는 수레를 끄는 소들이 뛰는 바람에 언약궤를 자기 손으로 붙잡았습니다.

언약궤를 자기 물건이냥 여기고 하나님의 궤를 마음대로 다루려 하다가 하나님의 진노를 얻어 죽고 말았습니다. 언약궤를 옮기는 웃사와 아히요는 자기를 주인공으로 여겼습니다. 소가 휘청거려도 언약궤는 수레에 실려 있어 떨어지지 않을 것인데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자기가 붙들지 않으면 큰일이 일어날 것같이 난리를 피웠습니다. 언약궤가 떨어질 것을 걱정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언약궤를 자기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언약궤를 메고 가야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었는데 수레에 싣고 가는 사람의 생각을 따랐습니다. 하나님의 말씀보다 저의 생각을 앞세우는 제가 아닙니까? 권능의 손을 펴시어 저를 강건케 하옵소서.

언약궤는 말 그대로 하나님의 궤입니다. 그런데 웃사는 언약궤를 자기 물건처럼 여겼습니다. “주님께서 그렇게 급격히 웃사를 벌하셨으므로, 다윗이 화를 내었다. 그래서 그곳 이름을 오늘날까지 베레스 웃사라고 한다.”(삼하6:8). 다윗도 웃사의 오만함에 대해서 분노하였습니다. 웃사는 하나님의 말씀보다 자기의 생각을 앞세웠습니다. 웃사는 하나님께 들려야 할 영광과 찬양을 가로챘습니다. 얼마나 오만한 모습입니까? 인간의 힘과 능력과 위엄을 하나님보다 더 귀하게 여기고 신뢰하는 사람을 하나님께서 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내치시기 전에 먼저 저 자신의 힘과 능력을 내치게 하옵소서. 늘 자신을 부인하고 먼저 하나님의 뜻만 따르게 하여 주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424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기도시집 香>,〈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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