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는 로마서의 중요성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로마서는 정말 신약성경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참으로 가장 순수한 복음이다. 로마서는 모든 크리스천이 마땅히 마음으로 모두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매일 매일 영혼의 양식으로 묵상하여야 할 만큼 가치를 지니고 있다”
로마서는 바울이 3차 전도 여행 기간인 기원후 56-57년경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기 전 약 3개월 동안 고린도에 머물면서 썼습니다. 바울이 로마서를 쓴 이유는 몇 가지 목적이 있었습니다. 첫째, 에베소에서 2년 동안 사역한 이후 선교지를 옮겨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는 오래전부터 로마 전도를 생각하고 있었고(롬 15:23), 그 이유는 이방인의 사도로서 로마인들에 대한 책임을 강하게 느꼈기 때문입니다(롬 1:5, 6, 13-15).
둘째, 바울은 로마에 가는 것이 최종 목적이 아니라 로마를 지나 스페인 지역까지 가기를 원했기 때문에 로마 교회를 안디옥 교회처럼 전도 활동의 기지로 삼으려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먼저 로마 교인들에게 지난 20여 년간 전파해 온 복음을 자세히 설명하고 이해시키며 한 걸음 더 나가아 그들을 자신의 사역에 동참시키고자 했습니다.
셋째, 바울은 혹 자신이 죽게 될지라도 로마 교회에 자신의 사역을 바르게 계승하고 그 복음을 끝까지 전파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로마서는 바울의 마지막 유언장이며 로마 교회에 물려주는 값진 유산이자 동시에 로마 교회를 통해 주님을 믿는 전 세계의 성도들에게 물려주는 영적 재산입니다(롬 15:30-32).
넷째, 바울은 로마 제국의 수도이자 당시 모든 그리스도교회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로마 교인들에게 복음을 올바르게 전해주기 위해서입니다(롬 1:1-7, 3:8).
다섯째, 바울은 기독교 진리의 체계적인 말씀으로 로마 교인들을 구원하고, 믿음을 강화하며 복음에 대해 깊은 교훈을 주고자 했습니다.
로마서는 영원히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를 구원해주시기 위해 십자가에서 달려 죽으실 만큼, 우리를 많이 사랑하시는 하나님께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를 잘 알려줍니다. 이 놀라운 편지는 복음에 초점을 맞춥니다. 복음은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행하신 일에 관한 기쁜 소식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종 바울은 사도로 부르심을 받아 하나님의 복음을 위하여 택정함을 입었으니 이 복음은 하나님이 선지자들을 통하여 그의 아들에 관하여 성경에 미리 약속하신 것이라”(롬 1:1-2)
이 복음은 처음 유대인에게만 해당되었으나 이제는 이방인에게도 전파되어 모든 믿는 사람들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우리는 먼저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신 하나님의 역사를 믿음을 통해 받아들이며,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죄를 대신 지셨음을 믿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분을 믿어 구원을 받습니다. 이로써 우리는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회복하게 되는데 하나님과 화목케 되기 오래전부터 이미 우리를 사랑하신 분이십니다. “곧 우리가 원수 되었을 때에 그의 아들의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었은즉 화목하게 된 자로서는 더욱 그의 살아나심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을 것이니라”(롬 5:10)
우리를 화목하게 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안에서 즐거워할 때, 우리가 가진 자연스러운 믿음은 저절로 감사와 기쁨이 되어 흘러나오게 됩니다. 하지만 로마의 그리스도인들은 장밋빛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이 편지는 영원한 죽음으로 이어질 우리의 죄악된 모습에 대한 솔직한 고백과 함께 시작됩니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롬 3:23) “죄의 삯은 사망이요 하나님의 은사는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 있는 영생이니라”(롬 6:23) 우리는 우상을 숭배하고 온갖 악한 것을 탐닉하기 위해 하나님을 부인했습니다. “곧 모든 불의, 추악, 탐욕, 악의가 가득한 자요 시기, 살인, 분쟁, 사기, 악독이 가득한 자요 수군수군하는 자요”(롬 1:29)
진리의 하나님은 우리의 죄악을 심판하시고 거룩한 진노를 나타내십니다. “하나님의 진노가 불의로 진리를 막는 사람들의 모든 경건하지 않음과 불의에 대하여 하늘로부터 나타나나니”(롬 1:18)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은혜는 넓고 자비하심은 넘쳐흐릅니다. “한 사람의 범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그 한 사람을 통하여 왕 노릇 하였은즉 더욱 은혜와 의의 선물을 넘치게 받는 자들은 한 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생명 안에서 왕 노릇 하리로다”(롬 5:17) 하나님은 의로우시고 의인들을 의롭다 인정하시는 분이시며 우리를 인도하셔서 그리스도를 통해 올바른 관계 가운데로 이끌어주십니다. “곧 이 때에 자기의 의로우심을 나타내사 자기도 의로우시며 또한 예수 믿는 자를 의롭다 하려 하심이라”(롬 3:26)
바울이 복음에 대한 설명을 마칠 때, 그는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풍성함이여, 그의 판단은 헤아리지 못할 것이며 그의 길은 찾지 못할 것이로다 … 이는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그에게 영광이 세세에 있을지어다 아멘”(롬 11:33, 36). 이러한 찬양은 하나님의 위엄과 놀라운 자비로우심을 생각할 때 감격하여 하염없이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이 위대한 자비하심을 생각할 때, 그리고 우리에게 베풀어주심을 생각할 때 우리 또한 바울의 찬양과 같이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이와 같은 찬양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난 후, 하나님의 자비에 대한 응답으로 우리의 몸을 그분께 드리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롬 12:1). 이 기쁜 소식은 우리의 몸을 성령님께서 주시는 매일의 삶 가운데 하나님께 드리도록 해줍니다.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는 마땅히 기도할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롬 8:26) 그러므로 우리는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비록 어렵고 힘든 시기에서도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바울은 로마서 12장에서 16장까지 우리가 이를 어떻게 행할 수 있는지 자세히 알려줍니다. 그것은 영적 회복과 영적 은사의 사용을 통해 그리고 적극적인 사랑의 삶을 통해서입니다(롬 12:2-8). 하나님은 우리의 입술과 마음뿐 아니라 교회 공동체와 세상에서 예배의 삶을 살며 우리를 전적으로 드리기를 원하십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 이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참된 예배자의 삶입니다.
하나님의 주권에 순종하는 것은 사람에게 어려운 일입니다. 사람은 항상 하나님의 뜻보다 자신의 뜻을 더 높이 들어 올리려고 합니다. 이게 바로 죄입니다. 우리 자신을 하나님의 자리에 두는 것 말입니다. 바울은 로마로 보낸 편지에서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 죄의 시작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진노를 경험할 이들에 대해 권고합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알면서도 그분을 하나님으로서 영광스럽게 하지 않고 감사하지도 않는다”(롬 1:21, 현대인의 성경). 바울은 계속해서 말합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진리를 거짓된 것으로 바꾸었고 창조주 하나님보다는 그분이 만드신 것들을 더 경배하며 섬겼습니다. 그러나 길이길이 찬양을 받으실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아멘”(롬 1:25, 현대인의 성경). 바울이 묘사하고 있는 대상은 그리스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을 섬기는 이교도들과 하나님과의 언약에서 멀어진 유대인들입니다. 로마 교회의 유대인과 이방인 모두를 염두에 두고 말했을 수 있습니다. 이 두 집단이 뒤섞인 공동체에서 모세의 율법에 순종하는 것에 대한 가치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으며 바울은 로마서의 처음부터 이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그는 의가 없이는 우리가 하나님과의 관계를 가질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어떤 공로를 통해서도 하나님의 눈에서 우리 스스로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오직 의로움은 우리와 하나님 사이에 다리를 놓으시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에 전적으로 순종할 때 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아들을 보내시고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하시고 우리 죄의 대가를 대신 치르게 하심으로 이를 행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예배는 구원으로 가는 열쇠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입으로 예수님을 구세주라고 고백하고 또 하나님께서 그분을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리셨다는 것을 마음으로 믿으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롬 10:9)
예배는 예수님께서 통치하신다는 것을 선포하는 일이며 하나님의 백성들과 함께 그분의 살아계신 임재를 진심으로 기념하는 것입니다. 바울은 다른 편지들과 마찬가지로 로마서에서도 교리들에 대한 실제인 면을 강조합니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제사를 인용하면서, 모든 예배자에게 삶 전체를 하나님께 드리는 제물이 되는 삶을 살라고 권합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롬 12:1)
삶의 영적 예배는 우리의 생각을 새롭게 해 더 이상 내 자신에게 집중하지 말고 하나님의 뜻에 집중해야 함을 말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삶 속에서 선으로 악을 이길 수 있으며, 하나의 목소리로 아버지 하나님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영광 돌릴 수 있습니다.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롬 12:21) “한마음과 한 입으로 하나님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려 하노라”(롬 15:6)
우리는 로마서를 통해 몇 가지 예배의 통찰을 배울 수 있습니다. 첫째, 우리는 서로의 믿음을 통해 힘을 얻습니다. “이는 곧 내가 너희 가운데서 너희와 나의 믿음으로 말미암아 피차 안위함을 얻으려 함이라”(롬 1:12)
둘째, 하나님을 예배하고 감사하는 것은 우리 신앙에 필수입니다. “하나님을 알되 하나님을 영화롭게도 아니하며 감사하지도 아니하고 오히려 그 생각이 허망하여지며 미련한 마음이 어두워졌나니”(롬 1:21)
셋째, 믿음에 굳게 서는 것 자체가 예배입니다. “믿음이 없어 하나님의 약속을 의심하지 않고 믿음으로 견고하여져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롬 4:20)
넷째, 고난 중에도 우리는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뿐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롬 5:3-4)
다섯째, 우리가 기쁨으로 예배할 수 있는 것은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뿐 아니라 이제 우리로 화목하게 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 안에서 또한 즐거워하느니라”(롬 5:11)
여섯째, 세례(침례)는 우리를 죄악과 사망에서 구원해주신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으로 인해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그의 죽으심과 합하여 세례를 받음으로 그와 함께 장사되었나니 이는 아버지의 영광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심과 같이 우리로 또한 새 생명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함이라”(롬 6:4)
일곱째, 종교적 열심을 진정한 예배와 혼동해서는 안됩니다. “내가 증언하노니 그들이 하나님께 열심이 있으나 올바른 지식을 따른 것이 아니니라 하나님의 의를 모르고 자기 의를 세우려고 힘써 하나님의 의에 복종하지 아니하였느니라”(롬 10:2-3)
여덟째, 예수님이 우리의 주인이심을 고백하고 부활하심을 믿으면 구원을 얻게 됩니다.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 또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네 마음에 믿으면 구원을 받으리라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롬 10:9-10)
아홉째, 우리의 영적 예배는 삶 속에서 우리 몸을 살아있는 거룩한 제물로 드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1-2)
열 번째, 예배의 행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향한 우리 마음의 태도와 실천입니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롬 14:8)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하고 그 속도 또한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빠릅니다. 분주한 시대에 교회는 복음으로, 예배자들은 믿음으로 더 견고한 반석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 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롬 1:17)
가진수 교수(월드미션대학교 찬양과 예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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