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세계적인 거목의 평전을 집필하느라 많은 시간을 그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내년이면 구순을 맞게 되는데, 정말 배울 점이 많고 존경할 만한 큰 그릇임을 절감하고 있다. 어제는 그분이 전한 설교 한 편을 우리말로 번역하여 분석해보았다. 1986년, 네델란드 암스텔담에서 개최된 ‘복음주의 컨퍼런스’에서 행한 설교인데, 얼마나 대단한 설교였는지 그 자리에 참가했던 한 목사는 당시 설교 후 반응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2] “설교가 몇 번이나 중단될 정도로 기립 박수가 계속됐어요. 설교가 끝나고도 기립 박수가 그칠 줄 몰랐죠. 사람들이 의자 위에도 올라가고 심지어는 책상 위까지 올라가서 박수를 쳤어요. 사람들이 너무 감격해서 계속 박수를 치니까 그날 사회를 맡았던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이 나와서 진정하라고 손짓했지만 사람들이 계속 박수를 쳤지요. 그렇게 열광했던 것은 아프리카나 동구권에서 온 전도자들이 부흥을 이루어야겠다는 큰 도전을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3] 목사님의 설교가 그런 분들에게 큰 비전을 심어주었습니다. 고통과 고난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민족이 기도해서 하나님의 축복이 임했다는 메시지에 모두들 은혜를 받았지요.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이 몇 번이나 제지를 해도 박수를 멈추지 않으니까 다 같이 기도하자고 제의했고 그때서야 장내가 조용해졌습니다.”
얼마나 대단한 설교였는지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다.
[4] 만일 그분이 설교 후 헌신할 사람들은 앞으로 나오라는 초청을 했다면 사회자인 빌리 그레이엄 목사 자신도 나갔을 거라고 고백했다 한다. 그분의 설교 전문을 번역했더니 무려 10페이지나 되는 분량이었다. 몇 차례 읽으면서 느낀 점은, 정말 그렇게 엄청난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는 설교의 내용이라는 것이었다. 강해설교보다는 주제설교에 가까운 설교였다.
[5] 강해설교가 가장 바람직한 설교이긴 하나, 성경에 충실한 주제설교 역시 위대한 설교가 될 수 있음을 다시금 절감했다. 역사상 위대한 설교들 중 주제설교가 많은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는 말처럼, 그분의 설교를 분석해보니 장점이 많은 명설교가 틀림없었다. 어떤 장점이 있는지는 차차 밝히기로 하고, 거기 나오는 예화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6] “1930년 1월 21일, 그 당시까지 역사상 가장 멀리까지 들었던 한 라디오 방송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영국왕 조지(George)는 런던 해군 무기 회의의 개회식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기로 되어 있었고, 전 세계는 역사상 처음으로 그의 연설을 듣게 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거의 그 연설을 듣지 못할 위기에 빠지게 되었다. 연설이 시작되기 불과 몇 분 전, CBS 스튜디어 기술자 중 한 사람이 전선에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선이 끊어져버렸다.
[7] 미국인들은 조지 왕의 이 역사적인 메시지를 놓칠 위기를 맞은 것이다. 바로 그때 수석 통제 운영자인 해롤드 비비안(Harold Vivian)이란 사람이 갑자기 아래로 뛰어내려가 끊어진 전선의 끝을 양손에 하나씩 움켜쥐었다. 그가 250볼트의 전기가 그의 몸을 관통하며 흐르는 고통을 참고 서 있는 덕분에 새롭게 전선이 연결되고 회로가 복원되어, 마침내 미국인들은 왕의 메시지를 들을 수 있었다.”
[8] 이안 맥퍼슨(Ian Macpherson)이 쓴 “The Burden of the Lord”란 책(Nashvill: Abingdon Press, 1956, 119)에서 처음 읽은 예화인데, 사실 같아 보이질 않아서 꽤 의심했던 내용이다. 하지만 이분의 예화를 통해서 실제의 사건임을 확인하게 된 거 같아서 기쁘다. 왕의 목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자신의 몸에 250볼트나 되는 전류가 흘러 타는 듯한 고통도 감내했던 해롤드 비비안이란 기술자는 정말 감동적인 사람이다.
[9] 그는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나 설교자가 무엇하는 사람임을 잘 보여주는 최적의 모범이다. 그렇다. 죄로 인해 하나님과 단절된 영혼들을 하나님과 연결시키기 위해 말씀으로 최선을 다해 수고하는 것이 바로 설교자의 사명이다.
당연히 그 일에는 고난과 시련과 위험이 동반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하나님과 죄인들을 이어주어서 막힌 담을 허물어줄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못하겠는가?
[10] 겔 22:30-31절은 다음과 같이 말씀한다. “이 땅을 위하여 성을 쌓으며 성 무너진 데를 막아 서서 나로 하여금 멸하지 못하게 할 사람을 내가 그 가운데에서 찾다가 찾지 못하였으므로 내가 내 분노를 그들 위에 쏟으며 내 진노의 불로 멸하여 그들 행위대로 그들 머리에 보응하였느니라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하나님이 죄인들을 향한 분노를 쏟아붓지 않으시도록 가로 막는 중재자들이 절실히 요구된다.
[11] 주변에 하나님과 단절된 관계 회복이 필요한 이들이 보이지 않는가? 해롤드 비비안이 행한 행동을 떠올리면서 언제나 우리 자신들에게 주신 중재자와 전도자의 사명을 충실하게 잘 감당했으면 좋겠다.
#신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