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기도] 숨겨진 세월은 성숙하게 하고

오피니언·칼럼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숨겨진, 아니 잃어버린 저의 세월 동안도 함께하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청년 바울은 예수를 믿는 사람들을 깨부수는 임무를 가졌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마스쿠스 가까이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바울은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바울은 다마스쿠스에서 복음을 전한 후 십수 년을 아라비아와 다소에서 지냅니다. “나는 곧바로 아라비아로 갔다가, 다마스쿠스로 되돌아갔습니다.”(갈1:17) 바울의 아라비아에서 3년, 다소에서의 10년이 숨겨진 세월, 잃어버린 세월입니다. 저도 바울과 같이 담대하게 간증하고 담대하게 복음을 전하게 하옵소서. 바울은 아라비아에서 보낸 기간, 자기 신앙과 소명을 다듬었고 그의 선교는 더 세련되고 성숙해졌습니다.

신앙을 빈틈없이 다듬게 하옵소서. 기도하고 묵상의 시간을 가져 하나님의 계시를 충분히 받게 하옵소서. 바울은 복음을 전하는 선교와 삶의 현장에서 자기를 다듬고 성숙하기 위해 힘썼습니다. 얼마나 소중한 기간입니까. 바울의 숨겨진 세월은 그의 사역과 삶을 성숙하게 하고, 그리스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숙성시키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소는 바울에게 헬레니즘 문명을 제공한 고향이었고, 예루살렘 가말리엘 문하에서 바리새파 수련을 하면서 교회의 맹렬한 핍박자로 나섰습니다. 다마스쿠스로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을 찾으러 가다가 강렬한 빛의 경험과 함께 부활하신 주님을 뵙고 회심을 맞았습니다.

“어느 민족 누구게나 결단할 때 있나니” 자신과의 고독한 대화를 선택한 결단은 매우 훌륭합니다. 아라비아, 낯설고 새로운 여정에서 기존 지도자들을 뛰어넘는 지평을 개척하였습니다. 자신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자중자애하며, 또 노심초사하는 가운데 시간을 투자하게 하옵소서. 특히 다메섹 도상에서의 체험을 간직하면서 이방인의 사도로서 자신이 걸어야 할 미래에 닥칠 모진 길을 전망했습니다. 그렇게 엑스터시의 체험 속에 뒤집힌 자신의 초상을 섣부른 열정으로 소진하지 않고, 자기 내부로 깊이 내려 앉힘으로 영혼이 여물고, 소명에 대한 확신과 사명을 위한 계획이 무르익기를 기다리는 것을 봅니다. 저의 여정에도 함께 계시어 저도 성숙하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586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기도시집 香>,〈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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