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한국선교연구원(KRIM)의 ‘2021 한국선교현황’에 의하면 2021년 말 한국교회가 파송한 신규 파송 및 허입 선교사 가운데 50대가 10명 중 2명(21.59%), 60대가 10명 중 1명(12.31%)꼴로 나타났다. 이는 파송 단체와 후원 주체를 갖고 타문화권에서 2년 이상 풀타임 사역을 하는 경우만 포함된 수치로, 개교회 파송이나 협력 선교사는 제외한 통계다. 선교계는 갈수록 20~30대 선교 자원은 빠르게 감소하는 반면, 선교 현장으로 나아가는 은퇴 시니어들은 과거에 비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생 2막의 일정 기간을 하나님 나라를 위해 더욱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에 사용하기 원하는 한국교회 시니어들을 위해 선교 훈련에서부터 파송뿐 아니라, 최소 6개월 이상 현지 통역 및 숙소 제공과 사역 내용을 보장하는 훈련 프로그램이 새롭게 개설됐다.
서울한영대학교 국제선교대학원 위탁 시니어선교사 훈련과정은 다양한 경험과 잠재력을 지닌 평신도 시니어들을 세계 선교 자원으로 동원, 양성하여 맞춤형 공식 전문인 선교사로 파송하기 위해 시작됐다.
국제선교대학원 원장 나성균 목사는 “고연령, 건강 100세 시대가 되면서 실질적으로 65세 이상 된 분들이 ‘청년’”이라며 “요즘 선교 현장에 젊은 분들이 거의 나가지 않고 나이 드신 분들이 제법 나가시는데, 정상적인 훈련이나 정상적인 선교사로 나가지 못한 채 꿈을 실천하러 나가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나 목사는 “이분들도 정상적인 선교 훈련을 받고 선교단체에서 파송해서 보내면 좋겠다는 목적으로 훈련과정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훈련 프로그램은 나성균 목사가 10여 년 전부터 고민하고 구상한 것으로, 오랜 기간 축적해 온 경험과 노하우를 반영해 완성했다. 나 목사는 예장대신 교단 선교사 훈련원장 및 대신선교대학원장,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전문인선교사 훈련원장 등을 역임하고, 20년 넘게 대학강단에서 선교학 강의를 했다. 또 육군 장교로 20년을 복무하고 전역한 직후인 1993년부터 현재까지 서울 구로구 새소망교회에서 목회하면서 20명이 넘는 타문화권 선교사를 훈련하고 파송했다. 현재 한영대학교 국제선교대학원 원장, KWMA 공동회장, 새빛FTT선교회 대표, 국제사랑의봉사단 이사장, 한국위기관리재단 이사, 북한이탈주민사랑협의회 이사 등으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시니어선교훈련원의 훈련 프로그램은 총 20주 과정으로 7단계로 진행된다. 시니어 선교사의 소명과 시니어 선교의 중요성과 역할 등 ‘시니어 선교의 비전을 제시’(4주)하는 단계에 이어 전문 강사들에 의한 선교이론 교육과 온라인 줌을 활용한 10여 개국 이상 현지 선교사의 현장 강의를 1주일간 듣고, 선교사가 원하는 사역지의 선교사와 다시 1주일간 세부적인 내용을 배우는 ‘맞춤형 선교지 선택’(2주) 단계, 러시아·태국 북부·인도 북부·인도네시아·네팔 등 5개국 중에서 선택하여 선교 현장에서 직접 부딪혀보는 ‘선교지 방문훈련’(3주) 단계로 진행된다.
여기서 ‘맞춤형 선교지’는 나성균 목사가 담임하는 새소망교회에서 파송된 28명의 선교사가 사역하는 20여 개국이다. 나 목사는 “보통 선교 현장은 하모니카, 기타 등 악기 한 가지만 할 수 있어도 아이들과 접촉할 수 있다. 페루의 경우 연 만드는 기술로도 사역의 접촉점이 된다”고 말했다.
이후 선교지 현장 수요에 따른 공급 차원에서 개인의 적성·경험·은사에 맞춰 보완할 부분을 스스로 준비하고, 필수 선교 영어 및 현지 언어를 배우는 ‘맞춤형 선교 실제 준비’(4주) 단계를 거쳐 새터민·이주민·CIS·무슬림·난민·유학생 등 국내 선교 현장과 선교 지역을 방문해 실습하는 ‘국내 외국인 선교지 실습’(3주) 단계, 양화진·증도 문준경전도사순교기념관·영광 염산교회·여수 애양원 등 국내 선교지와 순교지를 4박 5일간 탐방하는 ‘국내 비전트립’(1주) 단계를 마치게 된다. 마지막에는 20여 개국 이상 선교지 중 최소 6개월 이상 사역하기로 선택한 선교지에 대한 맞춤형 파송을 하는 ‘파송 준비 및 행정’(3주) 단계로, 새빛FTT선교회(Finishing The Task Mission) 및 출석교회에 소속된 기간제 견습선교사로 파송 받는다.
선교지에서 장기 선교사들과 시니어 선교사들은 주종관계나 갑을관계가 아닌 일대일의 관계로 동역한다. 시니어 선교사들은 최소 6개월 이상 비자를 받아 현지에 머물며, 6개월의 견습 기간을 마친 후 선교지에서 계속 헌신하기 원하면 정식 선교사로 파송될 수 있다.
시니어 선교사들이 가진 장점은 풍부한 지혜와 지식, 인생 경륜, 다양한 사회적 경험과 잠재력이다. 또 안정적인 경제력으로 자비량 선교가 가능한 점도 큰 장점이다. 시니어선교훈련원 원장 양대석 선교사(의왕소망교회 담임목사)는 “우리 사회가 고령화되는 현상이 교회 안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며 “고령이신데도 불구하고 예전과 비교해 아주 건강하고, 한창 일하실 수 있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양 선교사는 “주님이 오실 날이 가까울수록 마지막 선교과업이 있다”며 “그 과업을 위해 누구나 다 선교 자원화하고 선교 동원화해야 하는데, 은퇴하신 시니어분들이 선교 훈련을 받으며 과거에 가졌던 선교에 대한 부르심을 기억하고, 하나님께서 이 시대 선교 자원으로 길을 여시는 것을 맛볼 수 있길 원한다”고 말했다.
시니어 선교사 훈련과정 지원 및 자격은 평신도, 시니어, 전문인으로서 가급적 부부가 함께 지원할 것을 권장하며, 60세 이상(예외 가능)으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다. 자비량 선교가 기본이기 때문에 선교 재정 마련에 부담이 없어야 한다. 또 국가관과 선교관이 뚜렷한 교회 중직자로서, 담임목사의 추천을 필수로 받아야 한다.
나성균 목사는 “훈련생이 최소 20명 이상 모이면 바로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할 수 있다”라며 “국가관이 뚜렷하고 언어도 잘하며, 재정적으로 안정된 군 장교 및 장성분들을 시니어 선교사로 동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교수·교사 등 전문인, 각 교회 시니어 모임 등 다양한 영역의 시니어 모임과 연결하여 시니어 선교사들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 목사는 “이분들이 남은 인생을 선교적 삶으로 채우고, 남은 선교적 과업 완수에 기여하게 된다면 하나님 앞에서 이보다 값진 노년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문의 02-2660-2458, myhanul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