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째 한 건도 계약을 못 했어요."
지난 7일 오전 10시 경기 의왕시 내손동에 위치한 인덕원 센트럴자이 내 한 공인중개업소는 '개점휴업'이라고 해도 될 만큼 한산했다. 이 중개업소 대표는 부동산 시장과 관련한 뉴시스 취재진의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금리가 뛰는데 누가 집을 사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매수 대기 고객 이름이 적힌 거래 장부를 펴고 1시간 가까이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예비 신혼부부가 오후에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이 대표는 "매수 대기자들이 집값이 더 떨어지길 기대하며 지켜보기만 한다"면서 "일단 추석 연휴가 지나 봐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 그간 건넨 거래 장부에는 지난달 전세·월세 계약 연장 7건이 전부였다.
이 단지 입구의 부동산 중개업소 서너 곳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나같이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기면 조용했다. 일부 중개업소는 걸려 있는 매물이 없었고, 불이 꺼져 있는 중개업소도 눈에 띄었다. 중개업소들은 사실상 '집단 휴업' 상태나 다름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잔금 처리 외에는 새로운 거래가 사실 끊기면서 문을 열어놓기가 부담된다"며 "손님이 너무 없어 사실상 휴업 상태나 다름 없다"고 토로했다.
지난 2~3년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각종 개발 호재로 초강세를 보이던 의왕 지역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잇단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주택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지난해 아파트값이 38.56% 급등하며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한 의왕에는 기존 거래가 대비 4억~5억원 떨어진 급매물이 쌓이고 있다. 갈수록 매물이 늘고 있지만, 사실상 거래가 끊겼다.
집값 급등기에 상승을 주도했던 아파트 단지들이 최근 몇 달 간 이어지는 관망세에 속절 없이 무너지고 있다. 단기간 급등한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 고점 인식 및 금리 인상에 따른 매수세 위축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GTX-C 노선 정차 확정으로 들썩이던 인덕원역 일대 대표 단지들이 집값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 푸르지오 엘센트로 단지 내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급매물 중에도 추가 가격 조정이 가능한 매물 외에는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매수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이 주변 일대 부동산 거래가 사실상 중단됐다"고 전했다.
이 단지의 전용면적 84.98㎡는 지난해 6월 16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올해 6월 13억원에 거래된 이후 7월에는 11억9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최근에 호가는 11억원에서 12억5000만원에 형성됐다.
일선 현장에서도 최근의 실거래 하락 흐름에 따라 집값이 계속 내려갈 수 밖에 없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인덕원삼호 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지금 집값이 2년 가격으로 돌아갔다"며 "금리가 오르면서 앞으로 집값이 더 떨어질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급등한 집값이 조정되고 있다"며 "매수세가 워낙 없다 보니 집값 하락세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