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도 읽어보면 먼저 경험을 주로 많이 쓴다. 그러니 조금 지루할 수도 있다. 나같이 성격이 급한 사람은 10여 페이지 이상 되는 경험들을 읽기란 좀 지루해서 막 뛰어넘어가기도 한다. 나중에 보면 그런 것에서 몇 가지를 빼내어 이론이라고 정립해놓는다. 반면에 어떤 책들은 이론 몇 가지를 정립해 놓은 다음 그것을 설명하는데 수백 페이지를 할애한다. 이론을 먼저 보려니 좀 단순하고 심심한 면도 있긴 하다.
대부분의 학교는 가르치고 배울 때 이론을 먼저 제시한다. 그들은 교실에서 이론을 배우고 그것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려 애쓴다. 어떤 것이 더 나은 순서라고 말할 수는 없겠다.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본다.
물론 우리는 둘 다 필요하다. 멜빈 목사님의 두 번째 책("Lay Driven Church")을 보면, "실천 없는 이론은 열매가 없고, 이론 없는 실천은 방향이 없다."라고 말씀하셨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평신도 목회에는 여러 가지 이론들이 있다. 다시 말해서, 멜빈 목사님 먼저 실천으로 시작해서 35년간 다양한 자료를 개발하시면서 이론을 정립시켰다. 그런 이론들이 있었기에 멜빈대학교의 설립 가능성을 보았던 것이다. 학교는 교회와는 다르기에 확인된 이론이 필요했다.
그러한 이론과 자료들은 실제 교회안의 PACE 사역에 매우 실용적이고 유용하다. 그래서 평신도 목회(LPM/PACE)는 이론뿐만 아니라 실천이며, 이는 PACE가 실용적이고 우리 일상에 직접 그리고 합리적으로 활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둘 다 들어있다.
하지만 우리가 사역이 지루하고 또 충분히 성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때가 있다. 그럴 때에 계속해서 실천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고 무엇을 위해 사역하는지를 알기가 힘들다. 그래서 확인해볼 필요가 있는데 우리는 이것저것을 바꿔봐야 한다. 이러면서 '실천에 필요한 이론'을 발견하고 또 그것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 스스로 알게 된다. 즉 우리는 이 둘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적용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측면-이론과 실천-을 통달한 사람을 우리는 '목회 전문가(practitioner)'라고 말한다. 즉 이론뿐만 아니라 실천에서도 성공한 경우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두 가지를 모두 필요로 한다. 한동안 실천해보다가 다시 이론으로 돌아가고, 또 한동안 이론을 확인해보다가 다시 실천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런 전문가들에게 의존할 수 있지만, 우리는 곧 그 두 가지 분야에 대해 스스로 전문가가 된다. 그렇게 되지 않으면, 우리는 성공하고 장수할 수 없다.
우리는 대인관계, 책, 경험, 그리고 지적인 수준에서 그리고 동료로부터도 이론적인 것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는 그것을 의도적으로, 또 약간의 감성적인 수준에서도 얻을 수 있다.
나는 여러 해 동안 실천을 해왔지만, 할 수 있는 한, 심지어 지금도 나의 리더십을 재확인하기 위해 책을 보기도 한다. 연구소사역과 대학교운영에는 차이가 많다. 그것은 내가 얼마나 현실(대학교 운영)에 잘 대처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그것은 나 개인적인 성장에, 그리고 행정과 리더십의 발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서병채 목사(케냐 멜빈대학교 총장)
#서병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