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기독교교단협의회(이하 광교협)는 광주지역 기독교기관 및 단체를 대표하는 연합체이자 광주 기독교계의 모든 이슈를 포괄하는 집회와 행사를 주관하고 있다. 대표회장인 남택률 목사(광주유일교회)를 만나 광교협의 주요 사업, 목회 계기, 광주 지역 교회들의 특징,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의견 등을 들어볼 수 있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광주유일교회에서 담임목회를 하고 있으며 현재 광교협 대표회장을 맡고 있다. 그 외에 에장 통합 전남노회장, 광주기독병원 이사장, 노대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목회를 하시게 된 계기는?
“21살에 오토바이 사고로 왼쪽 팔을 쓰지 못하게 되어 장애 2급을 판정받았다. 병원 생활을 5년 동안 하면서 공부를 하고 싶어 1980년 신학교에 입학했는데 그 해에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났다. 5.18 이후 고향교회 목사님의 권고로 어려운 시골교회를 임시로 맡게 되었는데 그 일이 계기가 되어 지금까지 40여 년 동안 목회를 하고 있다. 내 몸 하나도 유지하기 어렵지만, 이렇게 공적 영역에 쓰임 받는 하나님의 은혜에 늘 감사하고 있으며 오늘도 사명 완수를 위해 달려가고 있다.”
-광교협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광주지역 모든 기독교계를 품에 안고 기독교 기관 및 단체를 대표하는 연합체로서 광주 기독교계의 모든 이슈를 포괄하는 집회와 행사를 주관하고 있다. 보수외 진보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인정하고 자신의 정체성에 맞는 행사와 집회는 각자 주관하고 광교협이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기독교 기관 및 단체가 너무 많다 보니 검증이 필요한 경우가 불가피하며, 상위 개념으로의 광교협보다는 광주 교계와 연합단체의 상징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광교협은 어떤 단체에도 일일이 간섭하지 않으며 모든 다양성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우리 연합체는 어떤 집회나 행사이든 돕는 자의 역할을 하며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어느 곳에도 달려갈 준비가 되어있다.”
-협의회 주요 사업은 무엇이며 그러한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광교협 대표회장을 맡으면서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무겁게만 느껴지지만, 교회와 시대를 아우르고 더 많이 기도해야 할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 그런데도 감사한 것은 광주의 모든 교회가 교단을 떠나서 연합사업을 성심껏 도와주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5일 광교협 첫 번째 사업이 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집회’는 당시 집중호우에도 불구하고 금남로에 많은 성도가 모여서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다.
당일 우리 집회를 통해 전국교회가 큰 도전을 받고 기도에 불이 붙었다고 들었다. 성경적, 보편적 가치를 무너뜨리고 가정과 교회와 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이런 일이 절대로 입법화되지 않도록 앞으로도 계속 예의주시하며 기도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금년 특별한 사업은 복음의 선한 영향력과 본질 회복을 위해 전국교회가 연대하여 ‘지저스 페스티벌’을 계획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성회복을 위한 목회자 리빌딩 운동’, ‘구체적인 생활 속 관계 전도운동’, 다음세대 영적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100KING(룩킹) 운동’, ‘마마클럽(마리아처럼 기도하고 마르다처럼 섬기는) 영적기도운동’ 등을 계획하고 있다. 복음으로 회복되는 교회 본질 회복 운동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광주 150만 시민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교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호남 지역 복음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광주지역 교회들의 특징은 무엇인지?
“광주의 또 다른 이름은 ‘빛고을’이다. 광주를 ‘빛고을’이라고 최초로 부르신 분은 다석 류영모 선생이다. 류영모 선생이 광주를 ‘빛고을’이라고 부른 이유는 ‘맨발의 성자’ 이현필 선생을 본 뒤라고 전해진다. 다석은 고아와 가난한 자들을 위해서 ‘빛과 생명’이 된 이현필 선생을 보고서 광주를 ‘빛고을’로 불렀다. 그러므로 빛고을이라는 말에는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닮은 도시라는 뜻이 담겨있다.
이렇게 처음 사용된 빛고을의 명칭은 1980년대에 일반 시민이 사용하게 되었고 특히 5.18 민주화 운동을 경험한 후에 군사독재에 저항하여 어둠을 밝히는 빛고을 광주가 되었다. 1980년 5월 광주 시민들은 주먹밥을 나누며 서로를 격려했으며, 나눔은 자기희생과 헌신 없이는 불가능하다.
광주시 남구 양림동의 선교사들은 십자가의 정신으로 진짜 나눔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었으며, 아무 대가 없이, 조건 없는 사랑을 보여 주었다. 저는 그것이 ‘또 하나의 광주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호남지역은 어느 지역보다 순교지가 많다. 선배 신앙인의 영적 유전자가 이곳에 들어온 것 같다. 손양원 목사, 문준경 전도사와 같은 영적 거목들이 교회와 신앙을 사수하기 위해 고결한 피를 흘렸다.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은 밀알 정신이며, 이들의 숭고한 희생과 노력 덕분에 호남지역 복음화의 비율이 높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지난 6월 5일에 차별금지법 반대 집회를 했는데 이에 대한 한 말씀 부탁드린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지난 6월 5일 금남로 광장에서 차별금지법 반대 집회를 열었다. 그날 광주에 집중호우가 있었음에도 많은 성도가 모여서 집회를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다. 호남지역 중 광주가 동성애와 관련된 법에 대해 반대 집회를 열렬히 하는 이유는 성경적 가치를 존중하기 위함도 있지만, 윤리적 가치를 같이 존중하기 때문이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독소적인 조항이 포함되어 있기에 끝까지 싸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인권조례도 다음세대 교육에 있어서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이 또한 계속해서 반대 의사 표현을 하며 끝까지 싸워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당면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교회에 대한 냉소주의 극복과 호감도 회복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세상이 교회를 돕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세상은 여전히 우리가 찾아가야 할 선교지요, 전도의 현장이다. 그러므로 세상과의 소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포스트모더니즘이 상식화된 사회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입법화하려는 세력이 적지 않다. 이런 현상은 종교 혼합주의 같은 것을 만들어내고 결국 절대 신앙의 근간을 무너뜨리려고 할 것이다. 시대의 문화를 이해하되 성경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세상 풍조를 역류하는 기도가 어느때보다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교회의 대사회적 과제는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정부와 교회 사이에 불편한 일이 많았다. 서로 간의 생각이 어긋나 신뢰가 많이 무너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현재는 서로를 적극적으로 도우려는 마음을 갖고 있다. 광교협은 소통 부재에서 오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시정교류위원회’를 만들어 가동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강기정 시장이 당선되면서 시장을 비롯한 교육감 및 5개 구청의 장과 시의원들을 초청하여 우리 교회에서 광교협의 이름으로 당선 감사예배를 드린 바가 있다. 앞으로도 연합하고 섬기는 일을 통해 교회의 공적 영역에서 위상을 세워갈 생각이다.”
-한국교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가는 길목에서 무엇보다 예배 회복이 절실하다. 이제는 대면예배로 모이기를 바라고 있지만, 여전히 온라인 예배의 편리함에 예배의 진중함이 많이 희석된 점이 안타깝다. 그러나 무엇이든 위기를 기회로 생각하고 모든 교회가 힘을 모아 뜨겁게 기도하며 나아가길 소망한다.”
-끝으로 더 하실 말씀이 있다면?
“광교협의 가장 중요한 일은 연합을 도모하는 것이다. 생각이 다른 다양한 분들이 모여 예수님 정신을 시대 정신으로 만들기 위해 함께 기도하는 연합단체이다. 그러므로 어떤 일이든지 연합을 해치는 일을 경계하고 광주 복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리의 열정이 산을 넘고 강을 건너 전국에 영적 영향을 줄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