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기도] 광야 길을 걸을 때

오피니언·칼럼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오늘도 광야의 길을 힘들여 걸었습니다. 광야에 우리가 갈 길을 주셨습니다. 우리가 광야 길을 갈 때 삶의 불순물을 제거하여 주옵소서. 광야의 길 끄트머리에서 저를 찾아 주시는 하나님을 만나고 절친하게 하옵소서. 모세를 광야의 길 40년을 단련시켜 지도자로 세우셨습니다. 예수님은 광야에서 사탄의 유혹에 맞서서 승리하셨습니다. 혹독한 광야를 거치면서 저의 영혼이 여물게 하시고 모든 사람을 맞이할 힘을 갖게 하옵소서. 나무에 물이 차올라 가지 끝에 순이 돋고 꽃이 피어나듯 공허한 저의 내면이 채워져 알찬 삶을 갖게 하옵소서. 강하고 여유로우며 풍성한 삶을 이루게 하옵소서.

저는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밤낮없는 열정으로 이전보다 나은 삶을 살지만 그만큼 또 지쳐 있습니다. 채워지지 않은 마음 때문에 또 다른 무엇을 찾아 자꾸 나섭니다. 신앙 가운데서 행복을 느끼게 하옵소서. 영혼이 굶주릴수록 외로움과 우울감이 늘어갑니다. 광야의 길은 영혼을 다듬는 시간입니다. 광야에서 저의 민낯을 드러내게 됩니다. 그래서 누구나 걸어야 하는 광야 길입니다. 누구도 광야를 피할 수 없습니다. 모세는 광야의 길을 통해 지도자로 세워졌습니다. 다윗도 광야에서 혹독한 시련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예수님은 스스로 광야로 들어가셔서 시험을 통과하셨고, 바울은 광야에서 주님을 만났습니다.

광야의 길을 걸을 때 저의 자세를 보살펴주옵소서. 아무도 없는 외로운 공간에서 고독을 느끼며, 숨겨 둔 저 자신의 모습을 모두 드러내 놓고 스스로 말을 걸게 하시어 하나님을 마주 보게 하옵소서. 외로움을 느끼는 저에게 광야를 통해 하나님과 동행하는 기쁨을 주옵소서. 묵상을 통해 자신을 비춰보게 하시어 저와 같이하시는 하나님을 사랑하게 하옵소서. “생명 시내 넘쳐흘러서 마른 광야 적시니” 홀로 있다고 외롭지 않습니다. 하나님과 독대하는 거룩한 고독의 시간이 되게 하옵소서.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이 출애굽을 통해 구원을 받았습니다. 광야의 길 40년의 훈련을 마치고 가나안 땅에 들어갔습니다. 죄악의 종으로 살던 광야 길에서, 바라고 기다리던 새 하늘과 새 땅,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182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기도시집 香>,〈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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