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 정보를 전달받기 어려운 대신 시각 정보를 먼저 보는 농인(청각장애인)은 평소에 문화생활을 어떻게 향유하고 있을까?
요즘은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방문하게 되면 '도슨트 모바일 앱'으로도 전시된 작품 정보를 오디오로 들을 수 있다. 그렇다면 농인(청각장애인)은 전시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농인(청각장애인)은 문자 통역이나 수어 도슨트 영상이 필요하다. 그래서 수어 도슨트 영상을 제작하는 미술관과 박물관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곳곳에서 장애인들을 위한 관람환경이 충분한가가 관건이다. 장애인 차별 금지법이 있기 때문에 문화 예술 관련 규정에 따라 미술관·박물관의 입장에서 설치만 하면 끝나는 일이 부지기수다.
필자는 미술관과 박물관에 자주 가지는 않는다. 화려하고 웅장한 전시관을 좀 더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되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각 전시물의 정보를 훨씬 이해하기 쉽도록 수어 도슨트 영상을 볼 수 있게 QR코드를 붙이거나 따로 수어 통역사 도슨트가 상시로 배치되어 있으면 좋겠다.
농인(청각장애인)뿐만 아니라 휠체어 사용자, 어린이까지 누구나 포용적인 미술관·박물관은 우리나라에서 과연 몇 곳이나 될까? 그들을 위한 관람 공간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문화생활 향유권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곳일까? 궁금하다.
장애인 차별 금지법이 있어 시정 조치를 받지 않으려고 표면적인 요소만 마련하는 것보다 다양한 관람객을 위한, 관람객에 의한 포용적 미술관·박물관이 조금씩 확대되었으면 좋겠다. 필자가 가족과 함께 미술관·박물관을 찾아다니며 우리가 살아온 역사와 일상에 접목한 전시물들을 둘러보고 싶은 마음이 큰 것처럼 말이다.
이샛별 작가
#이샛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