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치유상담] 불안장애의 뇌, 기저핵이 과잉 활성화된다

오피니언·칼럼
손매남 박사의 당신의 뇌는 안녕하십니까

“근심이 사람의 마음에 있으면 그것으로 번뇌하게 되나 선한 말은 그것을 즐겁게 하느니라” (Axiety in the heart of man causes depression, NKJV/ 잠 12:25)

“마음의 즐거움은 얼굴을 빛나게 하여도 마음의 근심은 심령을 상하게 하느니라” (잠 15:13)

불안은 정상적인 정서이면서 또 한편 정신적 이상을 알려주는 신호이다. 왜냐하면 불안은 정신병리의 초석이기 때문에 재빨리 처리되지 않으면 여러 가지 다른 정신장애로 연결 될 수 있어 아주 중요한 정서이다.

불안은 자아 기능을 약화시킨다. 특히 어릴 때 불안의 형성은 아동기, 청소년기, 성인기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래서 어릴 때 부모의 따뜻한 보호와 안정된 사랑의 보살핌은 자녀의 정신건강의 초석이 되는 것이다. 어린 시절 불안을 야기시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부모와의 분리, 유기, 무관심, 거부, 학대 등은 어릴 때 가장 큰 스트레스이며, 이러한 환경이 자아기능을 약화시켜 정신병리를 일으키는 근본이 되는 것이다.

불안은 모든 신경증의 기본 원인이며 정신병리의 근본을 이룬다 ©pexels
어린 시절의 스트레스나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해마와 편도체를 포함하는 뇌 영역의 부피를 감소시키고, 기억의 결핍이나 정서 조절의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1세 미만의 영아가 무관심 속에 방치되거나 학대받으면 전두엽 발달장애가 생겨서 반사회성, 충동적, 공격적이 된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이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는 어머니와의 분리(헤어짐)이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울음의 형태로 표현되며, 이것은 즉각적인 어머니의 반응을 유도하므로 아기의 스트레스를 해소시킨다.

그러나 어머니의 반응이 적절치 못하면 아기의 뇌에 영구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이 유지되면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조절능력을 취약하게 만들어 여러 가지 성인기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불안하면 자아는 정신 방어기제를 만들어 낸다. 인간은 불안하면 누구나 심리적으로 방어기제를 선택하여 행동하게 된다. 그런데 한국인이 특히 잘 사용하는 방어기제가 있다. 그것은 투사이다. 이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방어기제이다. 교회가 성장하지 못하면 성도를 탓하거나, 지각을 하고 나서 버스 운전사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든가, 자기 시험성적이 나쁘면 시험 출제자가 엉터리라든가, 자기의 비행의 원인이 남에게 있다고 비난하는 것 등이 투사의 실례이다. 투사는 매우 병적이며 심각한 방어기제이며 정신병의 방어기제이다. 편집증이나 피해망상, 알코올 중독환자에게 흔히 볼 수 있는데, 우리는 이런 방어기제를 서슴없이 사용하고 있다.

또 하나의 한국인이 많이 쓰는 방어기제는 신체화이다. 이는 심리적 갈등이 신체 부위의 증상으로 표출되는 것을 말한다. 한국인들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한다. 형제나 친척, 친구가 잘되면 격려하거나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신경증의 한 증상인 배가 아프다는 것이다. 어느 민족에게서도 볼 수 없는 보기 드문 미성숙한 정신 방어기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억압이라는 방어기제이다. 고통스러운 일이나 생각, 감정, 기억을 의식적으로 억누르는 무의식적 방어기제로서 일반 사람들에게 가장 보편적인 방어기제이다. 그러나 억압이 많을수록 신경증이 된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볼 수 있는 억압의 병이 화병이다. 이 병은 미국 정신의학회가 발행한 정신장애진단 및 통계편람의 4판(DSM-Ⅳ)에 정식 등록된, 한국 여성에게 발생되는 화병으로 소개되어 있다. 이 병은 밖으로 나타내면 부끄러워 계속 억압해 오다가 10년이나 15년이 지나면 발병된다.

불안한 사람들의 뇌는 일반적으로 기저핵(검은 테두리 안의 붉은색 영역)이 과잉 활성화되어 있다.
불안은 모든 신경증의 기본 원인이요, 정신병리의 근본을 이룬다. 그래서 어떤 이는 불안을 모든 노이로제의 어머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환경에 대한 적응 실패에서 오는 불안, 대인관계의 긴장이나 갈등에서 오는 불안, 생활의 어려움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불안이 있다. 치열한 입시 경쟁에서의 불안이나 취업 불안, 직장에서의 실적 불안, 그리고 생리적 불안 등이 있다. 가정에서 발생되는 불안도 흔하다. 끊임없는 부모의 가정불화에서 오는 불안, 과잉보호나 편애하는 부모에게서 자라나거나 거부당한다든가, 일관성이 없거나, 부모의 태도가 모순되거나 불일치형의 부모 밑에서 성장한 경우 항상 공포와 긴장감 속에서 불안이 누적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각 신경증은 스트레스 밑에서 태어나서 6세 미만에 형성된다.

내면의 심리적 균형의 종류에 따라 신경증의 종류는 달라진다. 신경증의 한 가지 공통된 특징이 불안이다. 그래서 이 불안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서 불안 신경증(불안장애), 공포 신경증(공포장애), 강박 신경증(강박장애), 우울 신경증(우울장애), 히스테리 신경증(해리장애) 등으로 분류되는 것이다.

불안한 사람들의 뇌는 일반적으로 기저핵이 과잉 활성화되어있다. 우리는 기저핵을 불안센터라고 부르기도 한다. 기저핵은 대뇌피질에서 오는 정보를 뇌간과 소뇌를 중계하면서 신체의 움직임이 원활하게 이루도록 조종한다. 기저핵은 대뇌변연계의 위쪽에 자리 잡고 있는 여러 핵들을 모두 일컬어 기저핵이라 부른다. 기저핵은 시상 다음으로 뇌의 깊숙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기저핵은 정신과 감정, 그리고 신체의 움직임을 균형 있게 융합하는 구실을 한다. 우리가 흥분하면 발을 구르고, 극도로 신경질이 나면 부들부들 떨고, 무서우면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 등은 기저핵이 감정과 세심한 신체의 움직임을 균형 있게 나타내는 행위를 하는 증거이다.

손매남 박사
또한 뇌의 기저핵이 과잉 활성화되면 불안하고, 초조하며, 미래를 최악의 것으로 예측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근육, 긴장 및 통증, 글쓰기 장애, 두통, 인지적 비융통성, 갈등 회피 등의 증상을 초래한다. 불안을 유발하는 생활에서 기저핵이 과잉 활성화된 많은 사람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꼼짝없이 집에만 있으려고 한다. 한때 메르스의 불안이 한국 사회를 급습했다. 그래서 어떤 어머니는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만 있게 했는데, 이러한 상태를 광장공포증이라고 한다. 공황발작에 대한 두려움으로 수년 동안 집 밖에 나가지 못하는 경우도 여기에 속한다. 결국 불안의 기능은 뇌가 하는 것이다. 그래서 뇌의 기능을 알면 치유가 쉬워진다.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워지려면 긍정적인 생각이나 운동으로 뇌를 안정시켜야 한다.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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