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대학교 김근수 총장이 지난 8일 학교 홈페이지에 ‘한 사람이라도’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총장은 “이 시대를 ‘풍요 속에 빈곤을 느끼는 시대’라고 말한다. 특히 자원의 빈곤, 도덕의 빈곤에 관하여 심각하게 말하는 자연 과학자들, 생태학자들 그리고 사회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인물의 빈곤에 관하여 탄식하고 계신다. 예레미야 시대의 사회상은 예루살렘 멸망을 앞두고 영적 간음인 우상숭배와 육적 간음 곧 쾌락주의로 하나님의 분과 노를 자초했다”며 “하나님께서는 예레미야 선지자로 하여금 그 시대, 그 사회의 죄악상, 타락상, 부패상을 고발하며 하나님의 심판을 경고토록 했다. 하나님께서는 만일 의로운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존재한다면 예루살렘 거민의 죄를 사하리라’고 탄식하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기 시대, 자기가 사는 사회에도 도도하게 흐르는 시대정신과 사회 풍조에 역행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에 입각한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며 “하나님께서는 이같이 믿음으로 사는 사람이라면 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악인과 함께 멸하시지 아니 하신다. 시편에는 ‘여호와는 의인을 감찰하신다’라고 하셨고 또 ‘여호와의 눈은 의인을 향하신다’라고 밝혔다. 여기에 채용된 ‘의인’의 개념은 절대개념의 본질적 의인을 뜻함이 아니라, 그 시대 그 사회의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적, 상대적 개념이 강조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신약에 나타나는 ‘의인’은 예수님의 십자가의 은혜 아래서 하나님의 판단에 의롭고 간주함을 받은 법정적 개념이 강조된다. 하나님께서는 믿음으로 사는 의인들을 통하여 예레미야 시대나 지금이나 악인들의 죄악과 부패를 책망하고 경고하게 한다”며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시대상, 사회상은 동질성이 많다. 공의보다 불의가 더 힘 있는 시대요, 사회요, 진리보다 불의가 더 힘 있는 시대요, 사회임에 틀림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시대에 희소한 사람들이 되어야만 한다. 이 시대에 역설적인 사람! 이 사회에 역행하는 사람으로 이 시대와 이 사회를 향하여 의로운 생활로써 고발하는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며 “하나님께서는 바로 이 같은 사람을 향하시고 찾고 계신다”고 했다.
김 총장은 “소돔과 고모라성의 운명은 의인 열이 좌우할 수 있었다. 예루살렘성의 운명은 의인 한 명이 좌우할 수 있었다. 공의의 사람, 진리의 사람은 소수라도 그 시대를 구원하고 그 사회를 구제할 수 있다”며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결코 의인을 악인과 함께 멸하시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재난과 전쟁 등으로 홀연히 멸망당하는 사람들을 생각할 때에 의인의 부재를 생각케 된다. 반면에 향락산업이 돈 버는 지름길로 통하는 환락의 도시 서울이나 공산당의 뿌리가 된 평양을 하나님께서 아직 심판치 아니하시는 그 이유도 생각할 수 있다”며 “아직도 의인이 그곳에 있다는 뜻이다. 음란의 골짜기, 방탕의 거리에도 교회나 인권 부재의 광장에서도 아직 성도들의 눈물 어린 기도 소리가 끊어지지 않는다. 이북의 지하교회 성도들의 핍박의 신음 소리가 아직 끊어지지 않는다. 의인의 빈곤을 느끼지만 의인이 멸절되지 않음을 하나님께서 아신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호와께서 찾으시는 의인이 누구이겠는가? 여호와의 눈이 집중되는 인물이 누구이겠는가? 악하고 음란한 시대, 거역하고 패역한 사회에 살지만 믿음으로 살아보려고 몸부림치는 성도들이 아니겠는가”라며 “우리마저 이 시대정신에 동화되고 이 시대 풍습에 오염된다면 누가 다음 세대를 계속할 수 있다고 단언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는 이 시대, 이 사회와 역행하고 역설적으로 살아야 한다”며 “조롱과 멸시, 수치와 수모를 당해도 여기에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바로 그 ‘한 사람’이 존재케 된다. 진노 중에도 긍휼을 잊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 하심을 참으로 감사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