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약은 두 당사자가 서로를 위해 어떤 일을 하기로 합의하여 이뤄진 협약이다. 구약성경에는 세 가지의 언약 형태를 볼 수 있는데, 양쪽이 동등한 입장에서 맺는 언약, 유력한 쪽에서 일방적으로 맺는 언약, 하나님께서 맺으신 언약 등이다. 신약 성경에선 ‘디아데케’라는 헬라어로 풀이되며 ‘의지, 뜻, 서약, 유언’이란 뜻으로 쓰였다.
저자 도지원 작가는 “언약의 결정적인 중요성은 다른 데 있다. 바로 언약은 우리에게 하나님과 관계 맺고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준다는 것”이라며 오랫동안 교회에 다녔으나 언약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성도, 성경이 말하는 언약에 대해 함께 공부하고 나누고 싶은 성도와 목회자를 위해 본 도서를 집필했다.
저자는 책 속에서 “언약은 단지 성경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신학적 개념이나 이론이 아니다. 언약을 삶과 동떨어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심각한 오해다. 성경에서 신자의 삶은 철저히 언약 안에서 이루어진다. 한 마디로 신자의 삶은 언약적이다. 언약을 떠나서 신자다운 삶을 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신자의 삶에 나타나는 많은 결핍은 언약을 이해하지 못한 데서 기인한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을 삶으로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오늘 우리의 문제라면, 그에 대한 해결책은 언약에 있다”라고 했다.
그는 “언제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성실하심에 의지할 수 있을까? 그것은 우리가 언약을 지킬 때다. 즉, 하나님의 계명을 지킬 때 우리는 하나님의 인자하심에 의지할 수 있다. 시편 119편에서 시편 기자는 일곱 번이나 하나님의 인자하심에 의지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성경이 보여주는 언약의 요소는 일정하다. 그것은 인간 편에서 계명(명령, 규례, 법도, 증거, 율례, 율법, 말씀)을 지키는 것과 하나님 편에서 인자하심(인애, 은혜, 은총, 긍휼, 자비, 사랑)을 베푸시는 것이다. 이 두 요소는 언약 안에서 하나로 묶여 있다. 따라서 하나님이 베푸시는 인자하심을 누리려면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 우리에게 요구된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계명을 지킨 공로로 하나님이 우리에게 인자하심을 베푸시는 게 아니다. 우리가 계명을 지키는 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인자하심을 베푸시는 데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 우리가 계명을 지키는 것 자체가 하나님의 은혜로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 대신 하나님은 계명을 지키는 우리에게 인자하심 베푸시는 것을 기뻐하신다. 이것은 하나님이 우리가 계명을 지키는 것을 방편으로 인자하심을 베푸신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우리로 하여금 계명을 지키게 하려는 하나님의 분명한 의도가 들어 있다. 율법은 우리에게 도덕적 지침을 줄 수 있지만, 그 지침대로 살 수 있는 힘은 줄 수 없다. 우리가 율법의 지침대로 살 수 있도록 마음을 움직이고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성령의 일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외(敬畏, 공경하면서 두려워함)는 무엇일까? 하나님께 대한 경외는 신자가 하나님께 갖는 두려움을 말한다. 이것은 단지 형벌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하나님의 진노에 대한 두려움이다. 이것은 하나님에 대한 무지에서 오는 두려움이 아니라 거룩하신 하나님을 아는 데서 오는 두려움이다. 따라서 하나님에 대한 경외는 종의 비굴하고 강요된 두려움이 아니라 아들의 자발적인 두려움이다. 그러기에 이 두려움은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것을 미워하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을 기뻐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은 악을 미워하고 하나님의 계명을 기뻐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라고 했다.
저자는 이어 “새 언약의 구성원은 이전 언약의 구성원과 구조적인 차이가 있다. 이전 언약의 경우 구성원이 되는 것은 계보에 따랐다. 다시 말하면, 출생과 할례에 의해 언약 구성원이 된 것이다. 따라서 이전 언약의 경우 구성원이 모두 거듭난 것은 아니었다. 거듭나지 않고도 언약의 구성원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에 비해 새 언약의 경우 구성원이 되는 것은 성령에 의한 거듭남과 믿음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새 언약의 경우 구성원이 모두 거듭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 언약 아래에서 성령은 선지자, 제사장, 왕, 그 외 소수의 특수한 사람들에게만 주어졌다. 그래서 다른 사람은 그들을 통해서만 하나님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새 언약 아래서는 누구나 직접 성령을 통해 하나님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본문에서 “작은 자로부터 큰 자까지 다 나를 알기 때문이라”고 말한 이유다“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언약을 이해하려고 할 때 중요한 것은 언약을 구성하는 실제 요소가 무엇인지 아는 일이다. 성경이 보여주는 언약의 요소는 명확하다. 그것은 사람 편에서 계명을 지키는 것과 하나님 편에서 인자하심을 베푸시는 것이다. 여기서 계명은 명령, 규례, 법도, 증거, 율례, 율법, 말씀 등과 사실상 같은 것이다. 또 인자하심은 히브리어 헤세드로서 언약적 사랑을 가리키며, 인애, 은혜, 긍휼, 자비, 은총, 사랑 등으로도 번역된다. 이 두 요소는 언약 안에서 하나로 묶여 있다. 하나님의 뜻은 그분의 계명을 지키는 자가 그분의 인자하심을 누리는 것이다. 이것이 언약을 지키는 자가 누리는 복이다. 따라서 구원받은 신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분명하다. 언약대로 살라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도지원 작가는 치과대학을 다니던 중 목회자로 부르심을 받았다. 졸업 후에 인천기독병원에서 근무했으며,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와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2000년 예수비전교회를 개척하여 섬기고 있고, 2012년부터 해마다 전국의 목회자들을 위한 ‘교리와 부흥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다. 저서로는 <칼빈주의 설교와 목양>,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요셉의 섭리살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