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모비스가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에 올랐다. 지난 2009~2010시즌에 이어 3년 만으로 통산 4번째 우승이다. 모비스는 정규리그 포함, 20연승으로 올 시즌을 끝내며 대미를 장식했다.
유재학 감독이 지휘하는 모비스는 17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 서울 SK와 홈경기서 77-55로 승리를 거뒀다. 1차전 원정경기부터 모두 승리를 거둔 모비스는 2005-2006 서울 삼성의 4전 전승 우승에 이어 두 번째 4전 전승 우승팀이 됐다. 또한 유재학 감독은 개인 통산 챔피언결정전 3회 우승을 기록해 신선우 감독, 전창진 감독과 함께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챔프전 MVP는 양동근이 차지했다. 양동근은 우승을 확정한 이 경기에서 29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 남자프로농구 최고의 선수다운 활약을 펼쳤다.
모비스의 출발이 산뜻했다. 양동근, 박종천의 3점이 연이어 터지며 8-2로 앞서나갔다. 1승을 따내겠다는 SK의 각오도 만만치 않았다. 변기훈이 코트에 투입되자마자 3점을 터뜨리며 13-13 동점을 만들었다.
40.9초 남기고 양동근의 3점으로 18-13으로 달아난 모비스는 1쿼터 종료 직전, 김시래가 반칙으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림에 꽂으며 점수를 벌렸다. 1쿼터는 20-15, 모비스의 5점 차 리드.
2쿼터 초반 공격은 문태영이 주도했다. 2개 연속 3점을 꽂았다. 반면, SK는 좀처럼 20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헤인즈를 활용하는 2-2 플레이가 꽁꽁 묶이며 어려움을 겪었다. 손쉬운 컷-인 플레이까지 놓쳤다. 2쿼터 종료 4분 33초 전, 헤인즈의 득점이 나오며 마침내 20점을 벗어났지만 국내선수들의 지원이 너무 미비했다.
헤인즈의 외로운 분투가 이어졌다. 화려한 베이스 라인 돌파에 이어 자유투 득점까지 해내며 원 포제션 경기를 만들었다. 반면, 모비스는 김시래가 양동근의 공격 부담을 잘 덜어내며 동료들의 쉬운 득점을 도왔다. 특히 전반 종료 1분 50초 전에 나온 속공 패스는 일품이었다.
모비스는 첫 20분 간 1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무려 5명의 선수가 최소 6득점 이상을 올리는 이상적인 득점 분포도 돋보였다. 반면, SK는 2점슛 성공률이 41%에 그치는 등 야투 난조가 아쉬웠다.
30-36, 6점 차로 뒤진 SK는 절박함을 안고 3쿼터를 맞이했다. 전반에 7개를 더 걷어냈던 리바운드의 우위를 앞세워 추격에 나섰다. 하지만 행운마저 따르지 않았다. 김시래가 공격제한시간에 쫓겨 급하게 던진 3점이 림을 통과하며 점수는 더욱 벌어졌다.
잠잠했던 SK 국내선수들이 힘을 냈다. 최부경, 김선형이 연이어 득점에 성공하며 38-41로 점수 차를 줄였다. 하지만 속공 기회를 두 차례나 놓치며 추격의 동력을 잃고 말았다. 38-44에서 김선형의 에어볼까지 나오면서 분위기는 더 침체됐다.
3쿼터 마무리는 양동근의 몫이었다. 연속 7득점을 올리며 SK의 1선 수비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반면, SK는 변기훈이 상대 반칙으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놓치며 다시 한 번 찬물을 끼얹었다. 4쿼터 들어 점수가 더 벌어졌다. 코트니 심스가 득점 인정 반칙을 얻어냈지만 자유투 하나를 흘렸다. 이후 모비스가 양동근의 3점슛, 함지훈의 득점 인정 반칙 3점 플레이를 묶어 리드 폭을 더욱 벌렸다.
4쿼터 시작 3분이 지난 시점부터 승부의 추가 급격히 모비스 쪽으로 기울었다. 양동근의 연속 4득점을 비롯해 함지훈, 로드 벤슨 등 빅맨들이 여러 차례 공격 리바운드를 걷어내며 노련하게 시간을 소진했다. 6분 14초를 남기고 양동근의 베이스라인 점퍼가 터지며 점수는 62-47까지 벌어졌다. SK는 심스의 높이를 앞세워 저항했지만 모비스의 발걸음을 따라가기엔 역부족이었다.
경기 종료 3분 13초 전, 양동근의 3점이 터지며 점수 차이는 20점으로 벌어졌다. 모비스 선수들과 동천체육관에 모인 팬들 모두 승리를 확신했다.SK로서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SK는 주축 선수들을 대부분 불러들이며 사실상 백기를 들어 패배를 시인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곧 군에 입대하는 김동량을 투입하는 여유를 선보이며 이 날 경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