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침례신학대학교(이하 침신대)는 1953년 2월 ‘침례회성경학원’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기독교한국침례회와 미국 남침례회 한국선교회가 공동으로 설립했다. 그 1년 후 성경학원을 ‘침례회신학교’로 승격시키고 당시 문교부로부터 ‘예과’와 ‘별과’를 모집할 수 있는 개설 인가를 얻어 신학교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침신대는 1956년 3월 8일 제1회 졸업식에서 특수과 18명을 최초로 졸업시켰다.
같은 해 10월 대전 목동으로 캠퍼스를 이전해 1991년까지 학교를 운영하다가 1992년 유성구로 캠퍼스를 이전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2006년 3월 1일 침례신학대학교와 수도침례신학교가 통합했으며, 2020년 10월에 ‘한국침례신학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했다.
‘진리, 중생, 자유’라는 교육이념을 가지고 △목회자 또는 기독교사업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품성 함양 △세계화와 정보화 시대에 대한 기능적 대처 역량 강화 △지적·정서적·신체적·사회적으로 균형있는 전인적 인간 육성을 비전으로 두고 있다. 침신대의 역사, 지방신학교로서의 어려움,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교육 내용 등을 김선배 총장으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A. 한국침례신학대학교 14대 총장직을 맡고 있으며 2018년 11월 총장직에 선임되어 지금까지 섬기고 있다.
Q. 침신대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A. 침례교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교단이자 역사가 오래되었다. 침례교의 시작은 영국이었으며 그 꽃은 미국에서 피게 되었다. 존 번연, 스펄전 목사, 마틴 루터 킹 목사, 빌리 그래햄 목사 등은 전부 침례교인이다. 이 시대를 맞이해 우리 학교가 침례교의 전통을 물려받아서 다시 한번 지구상에 신약 성서 교회를 확산시키는 것이 설립 목표이다.
우리 학교는 오는 2023년 개교 70주년을 맞이한다. 현재 침례교의 유일한 신학교로서 인재를 양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Q. 총장님께서 추구하시는 교육 가치관은?
A. 교편을 잡고 34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고 타 신학교를 탐방해보면서 신학 자체보다도 영성 깊이 뿌리 내린 지성, 실천하는 신학이 되어야겠다는 것을 느꼈다. 이에 따라 학생들에게도 신약 교회를 구현하고 재현하기 위해선 이와 같은 부분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신학은 교회를 위한 신학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학에서 영성 실천을 배제하면 신학이 아닌 학문으로서의 신학이 되기 때문에 종교다원주의가 나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국교회 신학도 교회를 위한 신학, 실천신학, 영성에 뿌리 내린 지성으로 탈바꿈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한복음 3장 16절 말씀에 근거해서 세상을 섬기며 신실한 침신인이 되자는 것을 철학으로 삼고 교육하고 있다.
Q. 한국교회에서 침신대는 어떤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고 보시는지?
A.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으며 정부의 대학 평가 때문에 많은 신학교가 정체성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보면서 안타깝다. 우리 대학은 ‘침례신학대’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며 신학교의 원형을 감당하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Q. 신학교 입학생들이 감소하는 추세인데 침신대 사정은 어떠한지, 이를 극복하는 방안은?
A. 2020년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우리 학교도 타격을 입었고 신학교 신입생 숫자가 줄어들었다. 학교 수업은 원칙적으로 대면을 통해 수업해야 교육의 효과가 크므로 대면으로 수업을 하게 되었다. 이에 우리 학교는 작년부터 전면 대면 수업으로 전환했다. 다만 코로나에 확진된 학생들을 위해 온라인도 병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선 주변에서 우려의 시선이 있었지만, 정부의 방역 지침을 따라 하루에 2번 방역을 하며 확산 방지를 위해 철저하게 노력했다.
Q. 포스트 코로나를 위한 교육의 비전과 이를 이루기 위한 시도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A. 기독교 선교가 이전만큼 못 하다고 생각한다. 성경을 보면 복음 전파를 위해 사명을 다하고 애쓰는 모습들이 기록되어 있지만, 오늘날에는 이와 같은 모습이 많이 약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예수님께서 사셨던 시대하고 비교해보면 많이 발전했고 살기 좋은 환경이지만, 복음 전파가 약해진 것은 우리의 문제라고 생각하며 복음이 야성을 잃어버렸다고 본다. 그러므로 복음의 야성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끝으로 더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A.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기독교인들이 세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회 안에서 세대 간 잘 소통하고 오래된 고정관념의 틀을 깨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교회가 내부적인 틀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소통하며 예배 방식, 선교 등을 세련되게 해서 다시금 부흥이 일어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