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가구 한 끼에 10만 원 훌쩍… 장보기가 겁난다”

생활물가 7.4%↑… 약 24년 만에 최대

#. 주부 임혜영(61)씨는 주말을 맞아 '삼겹살 파티'를 준비하기로 했지만, 예상치 못한 물가에 식재료를 들었다 놓기를 반복했다. 돼지고기부터 깻잎, 마늘, 양파 등 안 오른 품목을 찾기 힘들 정도로 가격이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임씨는 4인 가족 식사 한 끼에 결국 12만원을 지불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6.0% 오르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6.8%) 이후 약 24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공급망 차질 등으로 석유류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때 이른 봄 가뭄, 국제 곡물 가격 상승 등으로 농축산물 가격 오름세도 확대되면서 고(高)물가 흐름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물가 상승세는 서민들의 체감 물가로도 이어졌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장바구니 물가'로도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7.4% 상승했다. IMF 외환위기가 불어 닥친 1998년 11월(10.4%) 이후 체감 물가가 가장 높은 셈이다. 즉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는 전체 물가 상승 속도보다 더 높다는 의미이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체 458개 품목 중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개 품목으로 작성된다. 품목별로 보면 쌀(-12.6%), 계란(-10.1%), 사과(-19.1%), 상추(-10.3%), 오이(-4.6%), 호박(-13.2%) 등 15개 품목을 제외한 129개 품목의 가격이 전년보다 올랐다.

특히 수입 소고기는 27.2%, 돼지고기 18.6%, 닭고기 20.1% 등 '고기반찬'의 가격 상승세가 뚜렷하다. 국제 사료곡물 가격 등 생산비용 상승으로 수입단가가 올라가면서 국내 소매가격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수입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가 6월 물가를 0.35%포인트(p)나 높였다.

식사 대용으로 즐겨 먹던 국수(31.5%), 라면(8.7%), 빵(9.2%), 떡(5.4%) 등도 가격이 모두 올랐다. 햄 및 베이컨(9.5%), 기타 육류가공품(10.4%), 어묵(8.2%)뿐 아니라 배추(35.5%), 시금치(16.4%), 깻잎(17.4%), 부추(19.5%), 무(40.0%), 당근(14.6%). 감자(37.8%), 버섯(10.2%), 파(5.0%), 양파(7.6%), 마늘(13.2%) 등 농산물 가격도 급등했다.

포도(31.4%), 수박(22.2%), 바나나(13.6%) 등 과일 가격도 강세를 보였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등 주요 곡물 생산국의 수출 금지 조치로 식용유는 1년 전보다 40.3%나 가격이 뛰었으며 소금(29.3%), 간장(16.1%) 등 양념류마저 두 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했다.

직장인들의 점심 단골 메뉴인 김치찌개 백반은 7.8%, 된장찌개 백반은 8.2% 가격이 올랐다. 냉면(8.6%), 칼국수(9.2%), 짜장면(11.5%), 짬뽕(9.6%), 김밥(10.6%), 떡볶이(9.4%), 치킨(11.0%) 등 외식 물가도 전년보다 8.0% 상승하며 1992년 10월(8.8%) 이후 약 30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여기에 전기료(11.0%), 도시가스(11.0%) 등 공공요금 상승세도 서민의 삶을 옥죄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휘발유(31.4%), 경유(50.7%)까지 오르면서 서민의 발도 묶였다. 석유류 가격은 전년보다 39.6%나 뛰는 등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도 약발이 먹히지 않는 모습이다.

문제는 이러한 물가 상승세가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와 곡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경기 회복 등으로 늘어난 소비마저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는 서민들의 밥상 물가 안정을 위해 수입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분유, 대파, 커피 원두, 주정 원료 등 7개 품목에 추가로 할당관세 0%를 적용하기로 했다. 식료품 중 물가 기여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수입 단가를 낮춰 서민 물가 안정을 유도하겠다는 의도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국제에너지·곡물가 상승 영향으로 당분간 어려운 물가 여건이 지속될 수 있다"며 "정부는 그동안 발표한 민생·물가안정 과제들을 차질 없이 이행하는 한편 민생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추가 방안을 지속 강구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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