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남교회(담임목사 권기웅)에서 지난 8일 저녁 진행한 교사 부흥회에서 나도움 목사(스탠드 그라운드 대표)가 ‘결국 사랑이다’(마태복음 11:28)라는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나도움 목사는 “이 땅에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이 많은데 저에게는 이 시대의 청소년, 청년들이 그런 존재인 것 같다. 통계를 보면 한국교회 교단을 막론하고 다음세대가 줄어들고 있다. 전체 신자 중 19세 이하 청소년 비율이 30년 전인 1995년은 23.7%인데 2015년은 10.7%로 변화했다. 문제는 청소년이 10%가 되는 교회가 드물고 많은 교회가 위기라는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 위기 가운데 교회학교 학생 감소 원인을 보면 ‘공부·학원에 대한 중압감’, ‘저출산의 인구구조 변화’, ‘신앙교육에 대한 부모들 인식 약화’, ‘시대에 뒤떨어진 교회교육 수준’, ‘학교의 비기독교적 교육의 영향’, 교‘회 안에 친구가 없어서’ 등이 있다. 그런데 성도들은 공부·학원에 대한 중압감을 가장 큰 원인으로 본다면 목회자는 신앙교육에 대한 부모들 인식 약화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결국 모두가 문제의식을 느끼지만. 책임을 서로 전가하는 것 같은 게 한국교회의 현실”이라고 했다.
이어 “감사한 건 전국을 다니면서 많은 아이들을 만나게 되는데 생각보다 소망이 없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런 현실 가운데 여전히 학교에서 예배하고 기도모임을 세워가는 아이들이 있다. 여전히 하나님께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귀한 영혼을 세워 가신다는 걸 느끼게 된다”고 했다.
나도움 목사는 학교에서 예배모임, 기도모임을 세워가는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한 친구는 학교 안에 예배모임, 기도모임을 세우려고 담당목사님과 교감선생님께는 허락받았는데 교장선생님의 반대가 있었다. 포기하지 않고 A4 가득 장문의 편지를 써서 다시 찾아갔고 결국 1학년 여름이 되기 전에 허락을 받아 3년간 모임을 하다가 졸업했다”고 했다.
나 목사는 “요즘 청소년이 부모님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이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 ‘힘내’, ‘괜찮아’, ‘보고 싶다’라고 한다. 대단한 말이 아닌데 평상시에 이런 말을 못 듣고 사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별것 아닌 말이지만 수많은 관계가 이런 말을 서로 하지 못해서 관계가 어긋나고 쉽게 회복되지 못하는 것 같다. 이런 말들이 필요하다. 특히 이 땅을 살아가는 수많은 청소년에게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한 아이가 수능이 끝나고 갈 대학이 없다고 망했다고 연락이 왔다. 제가 그 아이를 도와 줄 수는 없지만 너의 대학, 등급과 상관없이 너는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진심을 다해 말해줬다. 그 아이가 그 말을 처음 들었다고 한다. 모태신앙이기에 찬양 가사로도 많이 들어봤을 텐데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럴만한 성과를 내면 가치 있고 그렇지 않으면 가치가 없는 것처럼 대했던 우리의 눈빛이나 제스처 때문이 아닌가”라며 “이 땅에 수고하고 짐 진 자들이 이런 말들에 큰 위로를 받고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느끼고 살아난다”고 했다.
나 목사는 “결국 다 내게로 오라는 말이다. 예수님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고 말씀하시면서 멀리서 가만히 계신 게 아니라 직접 찾아가셨다. 그때 당시 사람대접받지 못하는 세리, 이방인 등 수많은 영혼을 향해 직접 찾아가셨던 것처럼 너희도 이처럼 하라는 것이다. 우리에게 단순히 오라는 메시지만이 아니라 결국 ‘go to them; 가라는 메시지”라고 했다.
이어 “코로나 때문에 학교에 들어갈 수 없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줌으로든 카톡으로든 어떻게든 만났다. 어떻게든 만나다 보니까 오히려 코로나 때 더 많이 만나게 되었다. 줌과 카톡으로 모이고 교제하다 보니까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내적친밀감이 생겼다. 지나가다 우연히 만나면 아이들이 너무 반가워하는 걸 보면서 직접 만나지 못해도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서 소통이 일어난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이어 “결국 그 아이들을 위해서 어떻게든 온라인으로 만나고 예배했고, 온택트 스쿨처치 연합예배를 만들어서 다양한 분들의 설교와 찬양을 들으면서 2년을 보냈는데 감사한 건 어떻게든 버텨냈더니 작년부터 길이 열려서 학교 안으로 들어가게 됐다”고 했다.
나 목사는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며 느낀 건 단순히 어린 존재가 아닌 예배자라는 사실이다. 하나님께서 나이를 초월해서 예배자를 세워가신다”며 한 사람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 “아침 8시부터 모이는 스쿨처치인데, 코로나로 인해서 모이기 어려웠다. 후배들에게 모임이 이어져야 하는데 고1과 고2가 격주로 학교에 가니까 만날 수 없어서 모임이 사라질 상황이었다. 그런데 감사하게 없어지지 않고 살아남았다. 내성적이어서 모임을 주도하기 어려운 성격인데 나라도 버티지 않으면 이 모임이 사라질 것 같다는 마음으로 버틴 애들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아침 8시 모임도 한 학생이 내가 포기하면 이 모임이 없어지겠다는 마음으로 격주로 학교에 가도 되는데 매주 목요일 아침마다 가서 예배를 드렸다. 그렇게 1년간 모임을 이어갔더니 결국 작년에 고1이 10명 이상 들어오고 올해도 이어지는 모임이 되었다”며 “결국 그 한 명을 통해서 역사하신다.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으로 버텼던 그 아이 때문에 결국 귀한 역사가 이어졌다”고 했다.
또 “한 학교에 12월 23일 예배에 초청받아 갔는데, 그 현장엔 항상 믿는 애들만 오지 않는다. 그런데 기도제목을 물었더니 하나님을 만나고 싶고 예수님을 알고 싶다고 했다. 또래집단이 중요한데 한 아이가 그러자 다른 안 믿는 아이도 친구를 따라서 저도 예수님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그 애들을 위해서 그날 결신기도를 해줬다. 그런 것들이 어느 순간 믿음이 생겨가는 과정 같다. 겉으로 볼 때 아직 믿음이 없는 애들이지만 하나님께선 사람 안에 영혼을 존재하게 하셨기에 어느 순간 그 영혼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하실지 모른다. 그래서 보이는 것에 상관없이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복음을 전파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꾸준히 아이들을 만나오면서 느끼는 건 항상 위기는 많고 안 될 이유는 많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예수 믿기 좋은 날은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결국 쉽지 않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역사가 있다. 사람이 하고자 하면 방법을 찾고 하지 않고자 하면 변명을 찾는다는 말이 있다. 우리 인생이 대부분 변명을 찾을 때가 많은 것 같다. 쉽지 않지만, 이제는 변명이 아니라 방법을 찾아가자”고 했다.
나 목사는 “결국 사랑이다. 저도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아이들을 만나고 살아가는 게 제 꿈은 아니었다. 그런데 인생은 낚임의 연속이다. 내가 계획하지 않았지만, 항상 해마다 새로운 걸 하게 되는데 올해는 서울역을 가고 있다”며 서울역 노숙자 사역을 통해 깨닫게 된 감동을 전했다.
그는 “한 아이가 1월 1일에 노숙자 어르신들을 만나러 서울역에 가겠다고 했다. 이 아이는 작년에 전도 여행을 갔다가 동대구역에서 노숙자 어르신들에게 도시락을 나눠드렸는데, 한 분이 도시락이 아닌 성경책을 요청하셨다고 한다. 그 이후 12월에 서울역에서도 성경을 달라는 분을 만났다. 두 번의 만남 속에서 성경책을 달라는 분을 만났다”고 했다.
이어 “남동생과 신앙을 하지 않는 친구를 함께 데려가서 어르신들에게 도시락을 나눠드리는데 12월에 성경책이 필요하다고 했던 그 분을 또 만났다. 다른 분들도 성경책을 달라고 하셨다. 남동생과 신앙을 하지 않는 친구가 성경책을 나눠드리는 걸 보면서 하나님의 일하심이 어떤 건지 보게 되었다. 우리가 볼 때 믿음이 좋고 그럴만한 존재여서 쓰시는 것만이 아니라 아직 믿음이 부족하고 하나님을 잘 모르지만 그런 현장 가운데 동참하게 하는 걸 통해서 믿음을 보게 하시고 자라게 하신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이어 “그렇게 계속해서 하고 있는데, 애들이 바뀌고 달라져 간다. 특히 학교도 잘 안나가던 남동생이 바뀌어서 제빵을 배워서 쿠키를 나눠주고, 또 맨발인 노숙자에게 자기의 신발을 벗어서 신겨드리기도 했다. 항상 느끼는 건 사람이 어떤 시간에 바뀔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 남동생은 7개월 만에 바뀌었지만, 우리가 만나는 아이들은 1년, 2년 3년을 바라봐도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에게 맡겨진 역할을 묵묵히 감당하다 보면 타이밍은 알 수 없지만 하나님께선 어떻게든 영혼들을 다듬어 가시고 만들어 가신다“고 했다.
나 목사는 “어느 날 영하 12~13도의 날씨에 노숙자분들을 찾아 공원으로 갔는데 어떤 분이 벤치에 누워 있었다. 사람이 아닌 동상인데 ‘노숙자 예수’라는 작품이다. 그 옆엔 마태복음 25장 34~40절을 묵상하고 만든 이 작품은 이곳에서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들이 단 한 사람도 없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들었다고 적혀 있다. 이 말씀처럼 우리가 볼 땐 때론 소외당하고 아무 유익이 없는 존재 같지만 그 영혼들에게 주님께서 역사하신다”고 했다.
이어 “뭉클하게 느낀 다음 돌아오는데 사랑의 밥차를 섬기는 분들이 있었다. 나이가 50이 넘는 목사님들이 본인들 빚도 몇억이 넘는데 하나님께서 계속 눈에 밟히게 하셔서 매주 세 번씩 3년 반 넘게 이 일을 해오셨다고 한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상가 4층에 위치한 교회다 보니까 힘들어서 청년들을 붙여달라고 기도하는 중에 우리를 만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원래 대안학교나 탈북민, 미혼모 사역을 하려고 연결된 분들인데 하다 보니 이 사역을 하고 있다고 하셨다. 처음부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어떤 대상을 향해서 엄청난 마음을 주시는 것 같지 않다. 때로는 작은 마음, 눈에 밟히는 정도, 안타까운 마음 정도를 주시고 하다 보니까 하나님께서 어느 순간 우리에게 사랑이란 마음을 심어준 것 같다.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엄청난 도움과 지원을 받는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 영혼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묵묵히 감당하는 걸 보면서 그런 마음으로 우리가 한 영혼을 품기를 원하신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나 목사는 “불교재단 학교 안에 기도모임을 세운 곳을 방문했었다. 코로나 때 기도모임을 세웠는데 불교 재단이니까 몰래 모이다가 쫓겨나서 주차장에서 2년 동안 세 명이 모임을 했다고 한다. 아이들만 귀한 게 아니라 한 교회 선생님 덕분에 이 모임이 가능했다는 걸 듣게 됐다. 이 선생님은 8년 전에 이곳으로 이사를 와서 동네 주민에게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을 열어달라는 제안에 아이들에게 밥도 먹이고 공부도 가르쳐주고 영화도 보내면서 7~8년을 보내셨고 그 아이들을 전도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선생님은 저에게 이 아이들 한 명 한 명마다 가정사가 있다며 아픔이 많은 아이에게 좋은 어른도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씀하셨다. 이 선생님이 이곳에서 7~8년을 있으면서 엄청난 비전을 꿈꾼 게 아니다. 우리에게 허락하신 영혼들 향해서 대단한 꿈과 비전으로 나아가는 게 아니라 말할 수 없는 아픔과 상처로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좋은 믿음의 어른, 좋은 믿음의 선배가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이 고백이 우리의 고백이 되어야 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열심히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수고하는 애씀일 수 있지만 사람들은 몰라줘도 하나님은 기억해주실 것이다. 때론 눈에 보이는 결과가 없다고 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온전한 사랑으로 품고 나갈 수 있는 마음을 달라고 기도하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