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신문이나 방송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직업과 인기 없는 직업을 알아보는 설문조사를 합니다. 보통 선호하는 직업으로는 의사와 법조인, 기업가, 교사, 과학자나 IT 직업 등이 상위권에 위치하며, 정치인이나 순수예술가 등은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설문조사가 고대 이스라엘에서 시행되었다면, 선지자의 직업 순위는 아마 꼴찌로 나왔을 것입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마음이 굳은 백성들에게 힘든 말을 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사야는 이 어렵고 인기 없는 직업의 임무를 선택받았습니다.
이사야서는 기원전 8세기 유다의 선지자였던 이사야의 사역 이야기입니다. 이사야는 아모스, 호세아, 미가 선지자, 그리고 유다의 왕 히스기아와 앗수르의 왕 산헤립과 동시대를 살았습니다. 그는 백성들을 가르치고 위로하며 사십 년 동안 신실하게 전도하면서 하나님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오히려 이사야를 몰아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하나님을 깊이 알려고 하거나 예배하지 않았습니다. 희생 제사나 성회는 엉터리였고, 하나님을 멀리하고 불의를 감추고 용납했습니다(사 1-5장). 백성들은 심판과 정죄의 말씀을 전하는 이사야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았겠지만, 사실 그의 말에는 굉장한 위로와 희망의 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사야 6장에서는 우리의 예배 대상이신 하나님의 놀라우신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왕의 보좌에서 흘러나오는 주님의 영광스러운 임재하심에 이사야는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천사가 그에게 다가가 하나님께 말할 수 있도록 허락했습니다. 이사야의 환상은 부르심과 말씀, 응답과 결단, 파송의 네 가지 예배의 기초위에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도록 우리를 부르신 예배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사야는 우리가 하나님께 예배를 드려야 하는 몇 가지 이유를 알려줍니다. “여호와여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라 내가 주를 높이고 주의 이름을 찬송하오리니 주는 기사를 옛적에 정하신 뜻대로 성실함과 진실함으로 행하셨음이라”(사 25:1). 예배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하나님이 하신 일들을 기억하여 감사함으로 찬양하며 경배하는 것입니다.
이사야는 순결한 예배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는 오직 하나님 한 분에게만 예배하며 온전히 영광을 돌릴 것을 백성들에게 경고했습니다. “나는 여호와이니 이는 내 이름이라 나는 내 영광을 다른 자에게, 내 찬송을 우상에게 주지 아니하리라”(사 42:8)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예배는 우리의 온전하고 순전한 예배임을 깨닫게 합니다.
이사야서를 한마디로 줄이면 ‘하나님을 진심으로 사랑하며 섬기는 것이 우리를 부르신 가장 큰 이유’입니다. 이사야서는 이 주제에 모든 초점을 맞춥니다. 이사야는 거대한 제국이 하나님의 손으로 세워졌다가 완전히 멸망 당하는 것과 구원의 날들을 예언했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열망하는 메시아의 오심이 성취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하나님을 향한 열망과 헌신이 사라지면 모든 진리는 건조해지며 피상적이 됩니다. 우리의 마음이 하나님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입술로는 하나님을 영화롭게 한다는 덫에 걸리고 맙니다. “주께서 이르시되 이 백성이 입으로는 나를 가까이 하며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나 그들의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났나니 그들이 나를 경외함은 사람의 계명으로 가르침을 받았을 뿐이라”(사 29:13) 하지만 우리가 깨닫고 돌아선다면, 하나님께서는 잠자고 있는 우리를 깨우시고 진정한 예배로 이끄실 것입니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싶다면, 이사야와 선지자들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예언서에는 하나님께서 가장 원하시는 예배의 모습과 예배자의 자세에 대해 잘 보여줍니다. 그리고 영과 진리의 균형을 갖춘 더 헌신된 예배자가 되기 위해 우리는 영의 눈을 뜨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해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로 인해 고통스러울 때, 이사야는 예배 처소에서 환상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스런 비전을 보게 됩니다(사 6:1-8). 이 말씀은 예배의 구조를 보여주는 중요한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 부르시면 그 부르심에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로 반응하며,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면 우리의 결단은 ‘나를 보내소서’입니다. “웃시야 왕이 죽던 해에 내가 본즉 주께서 높이 들린 보좌에 앉으셨는데 그의 옷자락은 성전에 가득하였고 스랍들이 모시고 섰는데 각기 여섯 날개가 있어 그 둘로는 자기의 얼굴을 가리었고 그 둘로는 자기의 발을 가리었고 그 둘로는 날며 서로 불러 이르되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만군의 여호와여 그의 영광이 온 땅에 충만하도다 하더라”(사 6:1-3) 예배는 우리의 반응이며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행동하는 것입니다. “주께서 이르시되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하시니 그 때에 내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 하였더니”(사 8:8) 그것은 ‘거룩한 낭비’라고 일컬어지는 하나님께만 온전히 드려지는 우리의 행위입니다.
다른 성경보다 이사야서는 하나님을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으로 강조합니다. 예배가 하나님 앞에서 죄를 고백하고 겸손하게 엎드려 절하며 우리의 삶을 순종의 섬김으로 드리게 되는 것임을 말해줍니다. 이사야서는 거룩하신 하나님께 두 무릎을 꿇고 예배를 드리는 겸손의 자세를 보여줍니다. “내가 나를 두고 맹세하기를 내 입에서 공의로운 말이 나갔은즉 돌아오지 아니하나니 내게 모든 무릎이 꿇겠고 모든 혀가 맹세하리라 하였노라”(사 45:23)
거룩하신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구원자이십니다(사 43:3). 그리고 그의 백성들은 구원의 믿음과 기쁨으로 응답했습니다(사 12:2-3). 그러나 구원의 은혜와 기쁨은 이스라엘 백성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이사야는 마지막 때에, 모든 열방이 하나님을 예배하러 몰려올 것을 예언했습니다. “여호와께서 열방의 목전에서 그의 거룩한 팔을 나타내셨으므로 땅 끝까지도 모두 우리 하나님의 구원을 보았도다”(사 52:10) 하나님의 영광은 한 민족에게만 거하실 수 없고, 그분의 영광이 나타나는 기쁨의 예배 역시 한 민족에게만 국한될 수 없습니다. “서로 불러 이르되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만군의 여호와여 그의 영광이 온 땅에 충만하도다 하더라”(사 6:3)
이사야서에는 이방인이라 할지라도 그들의 번제와 희생제물을 하나님께서 받으신다고 말씀합니다(사 56:6-7). 그리고 단순히 종교적 행위를 지키는 것은 순종의 삶을 떠나서는 가치가 없음을 계속해서 강조합니다(사 1:1-17). 더 나아가 하나님께 드리는 노래와 기도는 그것이 마음에서 흘러나오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주께서 이르시되 이 백성이 입으로는 나를 가까이 하며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나 그들의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났나니 그들이 나를 경외함은 사람의 계명으로 가르침을 받았을 뿐이라”(사 29:13)
이사야는 우리를 하나님의 종, 우리의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께 언제나 예배해야 함을 알려줍니다. 이사야는 하나님의 선택받은 자이며 열방에 정의를 가져올 그 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사 40-53장). 비록 그 종이 이스라엘 민족을 향해 말씀을 선포하지만, 구원의 역사는 모든 민족에게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가 이르시되 네가 나의 종이 되어 야곱의 지파들을 일으키며 이스라엘 중에 보전된 자를 돌아오게 할 것은 매우 쉬운 일이라 내가 또 너를 이방의 빛으로 삼아 나의 구원을 베풀어서 땅 끝까지 이르게 하리라”(사 49:6) 이 종은 많은 이들의 죄를 대신해 고난을 받음으로써 구원을 성취하실 것입니다(사 52-53장).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은 모든 백성을 심판하실 것이지만, 또한 우리가 영원한 평강과 치유를 경험할 수 있는 방법도 마련해주실 것입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사 53:5)
이사야는 하나님의 종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과 구원의 역사를 찬양하며 기쁘게 노래하라고 우리를 초청합니다. “하늘이여 노래하라 땅이여 기뻐하라 산들이여 즐거이 노래하라. 여호와께서 그의 백성을 위로하셨은즉 그의 고난 당한 자를 긍휼히 여기실 것임이라”(사 49:13).
우리 자신이나 모든 삶에서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가장 우선순위가 되어야 합니다. 그의 백성 가운데 임재 하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은 고통받는 자를 위로하실 수 있으며 교만한 자를 벌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왕 되신 하나님 말씀에 항상 민감해야 하며, 우리 삶에 언제나 함께 하심을 믿고 성령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사야는 일평생 예언 사역을 하며 정치적 예언가로서 왕과 장관에게 국가적 정책을 조언했습니다. 전쟁 중에라도 여호와를 향한 믿음을 가지는 것이 유일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어책임을 권면했습니다(사 26:4). 이사야는 하나님을 믿지 않는 나라와 백성에게 심판이 있을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한 세기 반 이후에 일어날 유다의 바벨론 멸망을 예언했습니다(사 39:5-7). 그러나 자비로우신 하나님은 백성들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남아있는 자들을 보호하실 것입니다(사 35:10).
이사야 40-66장은 이스라엘이 바벨로에 의해 추방된 이후 재건에 관한 예언들이 기록되었습니다. 이 예언은 하나님의 변하지 않는 말씀의 능력을 강조하며 시작합니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리라 하라”(사 40:8) 그리고 주님의 영광이 예루살렘 위에 비추고 모든 나라들을 그 빛으로 인도하는 모습입니다.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이는 네 빛이 이르렀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위에 임하였음이니라”(사 60:1)
이사야는 회복과 재건의 환상 속에서 예배 받으시기 합당하시고 존귀하신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이사야의 예언은 만왕의 왕이시며 강하신 하나님의 위엄을 선포합니다.
이 시대 통치자들에 대한 실망에도 불구하고 이사야는 놀라우신 위로자, 전능하신 하나님, 영원하신 아버지, 평강의 왕자라고 불리는 위대한 다윗의 후손이 오실 것을 기대했습니다. “이는 한 아기가 우리에게 났고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신 바 되었는데 그의 어깨에는 정사를 메었고 그의 이름은 기묘자라, 모사라, 전능하신 하나님이라, 영존하시는 아버지라, 평강의 왕이라 할 것임이라”(사 9:6) 그는 성령의 힘으로 다스리시며 정의와 평화를 세우셔서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 세상에 충만할 것이라고 말씀했습니다. “내 거룩한 산 모든 곳에서 해 됨도 없고 상함도 없을 것이니 이는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 세상에 충만할 것임이니라”(사 11:9)
이사야서는 기대와 소망으로 하나님의 영을 받으시고 ‘이방인의 빛’이 되어 주시며, 고통 중에 많은 자들의 죄를 담당하실 주님의 종에 대해 말씀합니다(사 49:6). 하나님은 그리스도를 통해서 가장 친밀하고 가장 영광스러운 방법으로 백성들 가운데 나타나셨습니다.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을 아는 빛”(고후 4:6)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나아가는 이유는 주님이 그분의 아들을 통해서 우리에게 오셨기 때문입니다. 겸손한 고백으로 스스로를 낮추고, 거룩하신 주님 앞에서 잠잠한 뒤 기쁨의 찬양으로 나아가는 것이 이사야가 가르쳐준 예배의 태도입니다.
이사야서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우리의 예배 모습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소망을 갖게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구원해주시고 회복시켜 주셨으며 성령님을 통해 우리의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주시며 영원토록 함께 동행해 주실 것입니다. “주 여호와의 영이 내게 내리셨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사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나를 보내사 마음이 상한 자를 고치며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갇힌 자에게 놓임을 선포하며 여호와의 은혜의 해와 우리 하나님의 보복의 날을 선포하여 모든 슬픈 자를 위로하되”(사 61:1-2)
그리고 우리를 다시 세워주시고, 우리를 강하게 하시며, 이 마지막 때에 그루터기와 같은 남은 자들을 통해 다음 세대를 일으키고 다시 하나님 나라와 영광을 온 세계와 열방에 보여주실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온전한 예배를 통해서입니다.
“그들은 오래 황폐하였던 곳을 다시 쌓을 것이며 옛부터 무너진 곳을 다시 일으킬 것이며 황폐한 성읍 곧 대대로 무너져 있던 것들을 중수할 것이며”(사 61:4)
가진수(월드미션대학교 예배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