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지친 분위기에서 사무적이고 딱딱한 안내 방송을 대신해 들린 기관사의 따뜻한 목소리가 지하철 내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는 이야기가 SNS상에서 화제가 되었다.
"이번 역은 서울, 서울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왼쪽입니다", "다음 역은 시청, 시청역입니다"라는 안내 방송은 탑승객들에게 익숙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안내 방송을 전혀 들을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 알고 있을까?
청각장애인들은 열차 내 상황을 알려주는 것이 안내 방송뿐이라 열차 안의 상황을 파악할 수 없다. 특히 도착역 같은 경우는 안내판을 통해 확인할 수는 있지만, 이 안내판이 고장이 나거나 특정한 이유로 꺼져 있다면 도저히 방법이 없다. 열차 내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안내 방송으로만 공지가 되고 자막이 제공되지 않는다. 필자는 열차가 갑자기 정차했을 때 당황했던 경험이 여러 번 있다. 그래서 트위터 실시간 게시글을 확인하거나 옆에 앉은 승객들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지하철 이용뿐만 아니라 기차역, 공항 등에서도 청각장애인의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비행기 탑승구 변경, 열차 도착 시간 등의 안내 방송을 들을 수 없음은 물론 발권 변경이나 민원 등을 처리할 때도 응대를 하는 사람이 많지 않고, 수어로 응대해주는 상황을 거의 볼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역사나 공항, 차량 내부에서 사고가 날 경우 청각장애인들은 사각지대에서 위험을 고스란히 당할 수밖에 없다.
정책적으로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 등을 개정하여 청각장애인을 위한 대중교통 안내 방송 자막이나 수어통역 지원이 있어야 하고, 대중교통 관련 기관의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이나 장애인 맞춤형 지원 체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의 이동권 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조금만 더 관점을 다르게 보면서 모두가 이용하는 대중교통인 만큼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의 보이지 않는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되어야 누구나 장벽 없이 사회를 누비고 다닐 수 있을 것이다.
이샛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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